[나의 직업, 나의 미래] 예술단원

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2010.07.20
nk_entertainer_305 지난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평양 개선광장에서 국립민족예술단 공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안녕하세요 ‘나의 직업, 나의 미래’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가 이제 2만 명에 근접했습니다. 2000년 중반 이후 매년 1천 명 이상의 탈북자가 남한에 들어가면서 그 수가 늘고 있는데요. 남한에 간 탈북자 중에는 북한에서 예술단이나 선전대에서 활동한 배우도 있습니다. 오늘은 남한에서 활동하는 탈북 예술인의 수입은 어느 정도이고 또 그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알아봅니다.

현재 남한에서 활동하며 비교적 알려진 탈북자 예술단체는 평양예술단, 겨레하나예술단 그리고 평양민속예술단입니다. 이들은 북한의 노래와 무용 그리고 연주를 통해 다양한 계층의 남한 사람에게 북한 예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남북이 갈라져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것을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남한 사람들에게 북한의 것은 호기심 그 자체였고 인기도 좋았습니다. 탈북자 친목단체인 숭의동지회 최청하 사무국장입니다.

최청하: 초기에는 잘했는데 이젠 한국 분들이 한 번 보고 나면 보질 않더라고요. 그래서 일하기 바빠(힘들어) 합니다. 평균 수입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는데 서로 잘 된다고 하면서도 수입은 감추더라고요. 아니면 좀 과장하고요.

지금은 그 희소성의 떨어졌지만 처음 북한 예술이 공중전파를 탔을 2000년 초기에는 인기가 상당했습니다. 특히 2002년 남한의 항구 도시인 부산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렸을 땐 북한의 미녀 응원단 270여 명의 모습이 남한 텔레비전으로 방송되면서 운동 경기 못지않게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해 이어진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북한 미녀 응원단은 다시 남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킵니다. 당시 북한 미녀와 함께 인기를 끈 것이 북한의 가요입니다. 이런 곡들은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조직한 예술단을 통해 빠르게 남쪽에 전파됩니다.

노래: 반갑습니다.

북한에서 예술단원으로 활동한 탈북자들은 나름의 조직을 꾸려 남한에서 활동하게 되고 이런 단체들은 많게는 수 십 명이 한조직이 되거나 또는 공연이 있을 때마다 모여 활동하고 해산했습니다.

2003년부터 활동한 평양예술단은 이제 단원이 25명으로 전부 탈북자입니다. 이 단체의 단장은 평안북도 예술단 기악장 출신의 김신옥 씨가 맡고 있습니다. 탈북자 예술인은 어디서 공연을 하고 그 수입은 어느 정도나 될까?

김신옥: 대한민국에 있는 문화광관부, 문화재단 등에서 공모해 저희가 당첨되면 소외된 분들을 위해 각 복지관을 찾아다니면서 공연합니다. 한 회 공연당 600만 원은 받아봤습니다.

남한 돈 600만 원이면 미국 돈으로 5천 500달러 정도 되는데 단원들이 그 수입을 공평하게 나눈다면 한 명당 240달러 정도의 공연료를 받게 되는 겁니다. 이들은 보통 하루 2회 공연을 합니다. 그리고 공연 내용은 이렇습니다.

김신옥: 1시간 30분 정도로 90분, 80분, 60분을 할 때 북한에 있는 가요들인 휘파람, 평양처녀, 반갑습니다를 하고 무용은 전통 무용으로 고향의 봄 가요로 독창과 안무를 해서 공연하고 북한에서 전통으로 하는 탈춤, 아방무, 계절춤을 합니다.

공연장이 가까우면 몇 시간 차를 타고 가면 되지만 때로는 제주도에서 울릉도까지 공연을 요청하는 곳이면 어디든 가야 하기 때문에 배우란 직업은 체력도 요구됩니다. 차를 타고 또 배를 갈아타고 섬에서 공연을 할 때는 지치기도 하지만 공연장에서의 반응은 북한과는 너무 다르다는 것이 김 단장의 말입니다.

김신옥: 남한에서 기본 관중과 호흡을 해야 합니다. 관중이 싫어하는 것은 백 번 해야 실패입니다. 사람들이 반갑습니다 하면 같이 따라 노래 부르고 만담하면 같이 웃고 어떤 분들은 저희가 탈북자인 줄 모르고 평양에서 직접 온 공연단인 줄 알거든요. 비록 탈북자라고 알아도 재밌었다며 사인 해달라고 하고 그런 분들이 많습니다. 어제도 사진 찍자고 하고 꽃다발 가져오고 편지도 보내고 그런분들이 있습니다.

평양예술단은 한 달 평균 15회에서 20회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김신옥 단장에게 북한에서의 공연과 남한에서 공연할 때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좀 더 들어봅니다.

김신옥: 북한은 지역 사람들이 평양에 가지 못하고 무슨 경연에서 당첨돼서 평양 가면 굉장한 영광으로 생각하죠. 남한에선 가고 싶은 곳은 다 가잖아요? 저희는 독도 빼고는 전부 갔습니다. 북한은 농촌지원 전투다 하면 가서 하고 용광로에 가서 공연하고 그럽니다. 돈벌이는 없고 조직적이고 행사용이지만 남한은 기본이 돈이 깔려 있지 않습니까? 잘하면 더 벌고 못하면 못 벌고요. 북한은 월급제라서 하든 안 하든 돈은 나옵니다. 180도 틀리죠.

얼마 전까지 탈북 예술인 단체에 있던 마 씨는 북한 예술단의 활동이 예전처럼 좋지 않아 힘들어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단체도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마 씨: 예술단체가 급여를 준다는 것은 사회적 기업으로 등록이 됐다는 말입니다. 예술단 활동만으로 월급을 줄 능력은 안 됩니다. 한 사람당 80여만 원을 받고 공연이 있으면 활동한 만큼 더 받는 겁니다.

기본월급은 정부 지원금으로 해결하고 나머지는 공연 수당이 됩니다. 그렇다면 그 수입은 어느 정도일까? 또 다른 탈북 예술인 오 씨의 말을 들어봅니다.

기자: 한 달 수입은 얼마인가?

오 씨: 한 달에 250만 원. 수입이 북한 정치와 관련이 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든가 하면 공연 취소가 되고 그런 것이 있습니다.

남한 정부는 개인의 이윤 추구가 아닌 사회적 목적으로 영업활동을 하면 재정지원을 해줍니다. 쉽게 말해서 빵을 팔기 위해 사람을 쓰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만드는 기업은 좋은 일을 하면서 수익을 내는 기업이라고 해서 정부가 도와주는 겁니다. 사회적 기업과 담당자의 설명 들어보죠.

담당자: 저희가 사회적 기업이나 예비 사회적 기업에 대해서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최저 임금 수준의 인건비를 지원하는데 1년 기한으로 해서 하고 재심사를 통해 추가 연장을 하더라도 사회적 기업이 된 후엔 최대 3년 범위 내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남한의 최저임금은 1시간당 4천100원으로 3달러 50센트 정도 됩니다.

담당자: 사회적 기업은 법령이 만들어진 2007년에 그리고 예비 사회적 기업은 2003년부터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2000년 부터 활동해 오는 겨레하나예술단은 월급을 받는 탈북자가 10여 명 그리고 공연에 따라 보수를 받는 사람이 10여 명입니다. 이 단체의 송낙환 회장은 배우의 수입은 의상비와 화장품 값 등을 고려해 한 달에 최소 150만, 미국 돈으로 1천 300달러 이상은 돼야 생활이 된다고 했습니다. 북한 배우는 남한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고소득자가 될 수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송낙환: 우선은 남한에선 우리 주변에 많은데 북한 예술은 드물잖아요. 또 노래나 무용 자체가 음이 빠르고 복장이 화려해서 시선을 끌게 돼 있습니다. 북한에선 그냥 가서 하기만 해도 됐지만 여기선 인기가 없으면 출연 횟수가 적어집니다. 스스로 노력해야 합니다.

송 회장에 따르면 남한에서 활동하는 탈북자 예술인은 100여 명이고 그중 쉬지 않고 활동하는 사람은 60여 명으로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나의 직업, 나의 미래’ 오늘은 남한에서 활동하는 예술단 배우란 직업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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