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모르는 북한 동포들에게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19-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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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유튜브 팬페스트' 모습. 팬페스트는 뷰티, 게임, 음악 등 인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국내외 유튜브 스타와 팬이 직접 만나는 축제로 공연, 팬 부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유튜브 팬페스트' 모습. 팬페스트는 뷰티, 게임, 음악 등 인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국내외 유튜브 스타와 팬이 직접 만나는 축제로 공연, 팬 부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사진-연합뉴스

사랑하는 북녘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설날 잘 보내셨습니까? 새해를 맞으며 많은 분들이, 각자 올해의 계획들을 마음속으로 세워 두셨을 겁니다. 그 소원들이 다 잘 풀리게 되길 희망합니다.

저 역시 새해를 맞아 올해의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게 뭐냐면 유튜브라는 것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전 세계에서 유튜브가 뭔지를 모르는 사람들은 아마 북한 사람들밖에 없을 겁니다. 직접 딱 보면 뭔지 한 눈에 알 수 있지만, 이걸 보여드릴 수 없으니 우선 유튜브가 뭔지 간단하게 설명하려 합니다.

유튜브란 이름은 영어에서 ‘당신’을 의미하는 ‘유’와 미국에서 텔레비전의 별칭인 ‘튜브’를 합성해 만든 단어입니다. 즉 ‘너의 텔레비전’ 또는 ‘당신이 직접 만드는 텔레비전’이란 뜻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유튜브가 세상에 나온 것은 오래지 않습니다. 2005년 2월에 처음 나왔으니 불과 14년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대다수 발명이 그렇듯이 유튜브도 처음 나왔을 때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세상에 출범하고 첫 5년 동안은 매년 적자를 4억 5000만 달러나 보면서 버텼습니다. 이 정도 적자를 보면서 견딜 수 있는 기업은 세상에 몇 안 되겠죠. 맞습니다. 유튜브는 인터넷 세계에서 세계 최대 공룡인 구글이 갖고 있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2009년부터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들이 타치폰이라 부르는 화면이 큰 휴대전화를 스마트폰이라고 하죠.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돼 이제는 전 세계 누구나 하나씩 갖고 있죠. 그건 뭘 의미합니까? 세상 사람들이 손에 휴대용 텔레비전을 다 가지고 다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자, 그럼 사람들이 뭘 하겠습니까? 통화를 하고 통보문을 주고받던 과거 전화기와 달리 이제는 휴대전화로 기사도 읽고, 영화도 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시대와 맞아떨어진 것이 유튜브입니다.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과거 텔레비전 영상처럼 엄청 많은 품을 들일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삶을 찍어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찍어 유튜브라는 곳에 올리면 전 세계 사람들이 누구나 다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지금 전 세계에서 유튜브를 이용하는 사람은 18억 명이나 됩니다. 즉 세계인 4명 중 1명이 유튜브 영상을 봅니다. 18억 명은 매일 10억 시간을 유튜브 영상을 보는데 바칩니다.

그러면 내가 아무 영상을 찍어 올리면 이렇게 많이 볼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쉽게 보는 대신 또 너도 나도 영상을 찍어 올리니 전 세계적으로 1분에 생산되는 유튜브 영상은 400시간이 넘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올려도 보는 사람이 많지는 않고, 재미없으면 열 명 정도나 와서 보고 그럽니다.

재미있는 영상을 올리면 사람들이 몰려와 보게 되고, 몇 번 봐도 재미있다 싶으면 등록을 해놓고 새 영상이 나오길 기다립니다. 한국의 경우 고정 시청자 10만 명을 넘게 거느린 유튜브 하는 사람이 1,500명이 넘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다 정색해서 자기 이야기를 하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냥 게임을 노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보여주는데, 몇 십만 명이 휴대전화로 그 영상을 같이 봅니다. 또 누구는 그냥 먹는 모습을 찍어 보여주는데, 그걸 또 재미있다고 사람들이 몰려와 봅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와서 보면 그게 또 돈이 됩니다. 유튜브라는데서 기업들이 광고를 하는데, 유튜브가 인기가 있으면 가만있어도 광고가 붙습니다. 사람들이 보면 그게 곧 돈입니다. 한 10만 명의 고정 시청자를 둔 유튜브 만드는 사람은 1년에 몇 만 달러씩 번다고 합니다.

지난해에 유튜브를 통해 가장 많은 돈을 번 사람이 글쎄 7살짜리 어린애입니다. 라이언이란 이 미국 어린이는 지난 1년 동안에 무려 2,200만 달러를 벌었다고 합니다.

이 어린이가 하는 일은 별거 없습니다. 장난감 가지고 놀면, 부모가 찍어 유튜브에 올리는 게 다인데 그걸 재미있다고 전 세계가 지켜보는 겁니다. 현재 라이언의 유튜브는 고정 시청자가 북한 인구와 맞먹는 2,000만 명이 넘고, 조회수는 약 300억 회에 달합니다.

이런 이야기 들으면 여러분들은 이해가 잘 되지 않으시겠죠. 저도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애가 노는 게 아무리 재미있어도 어떻게 저렇게 몰려와 볼 수 있을까. 그런데 어쨌든 현실은 그렇습니다. 라이언이 노는 것을 보는 시청자의 대다수가 역시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들과 소년들입니다. 요즘은 애기들이 걸음도 떼기 전에 휴대전화로 자기 비슷한 또래가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것을 봅니다. 그러면 또 장난감 회사들이 이때라 하고 장난감 광고를 하겠죠. 그럼 애들은 또 사달라고 떼를 쓸 것이 아닙니까? 이게 자본주의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애들이 어려서부터 유튜브를 보는 것으로 성장하니 이젠 기존의 텔레비전 회사들이 망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도 KBS, MBC 이런 TV 통로가 몇 백 개가 있는데, 점점 사람들이 보지 않아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언젠가 거대 방송사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습니다. 마치 인터넷이 나와 사람들이 거기서 뉴스를 보다 보니 신문과 잡지와 같은 활자 매체들이 망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세상이 변하는데, 저도 손을 놓고 있을 수 없어 한번 만들어 보려 합니다. 제가 이래 봐도 한때 전 세계에서 방문자가 제일 많은 북한 관련 사이트를 몇 년 동안 운영했던 사람입니다. 이번에는 북한이란 소재로 영상들을 만들어 보려 하는데, 북한은 전 세계에서 관심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제가 영상을 만들어 본 적은 없어 성공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올해 안에 제가 만든 영상을 고정 시청하는 사람을 한 10만 명쯤 만들어볼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저의 성공을 함께 기원해 주십시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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