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을 버린 김정은이 잡을 수 있는 기회들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18-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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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8'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의 닛산 전시장에 자율주행 전기차 'IMx'가 전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8'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의 닛산 전시장에 자율주행 전기차 'IMx'가 전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번 달 중대 발표들이 잇따르니 저도 어리둥절합니다. 특히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만나자고 제안했고, 트럼프도 “알았다. 5월까지 만나자” 이래서 역사적 북미 정상회담이 최초로 열리게 됐습니다. 김정은이 트럼프와 만나자고 할 때는 ‘핵과 미사일은 포기하겠다.’ 이런 의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신 북미 외교관계 수립,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 체제 안전보장, 대북 제재 해제, 경제 지원 이런 걸 해달라고 할 것 같은데, 핵만 포기하면 트럼프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북한과 미국이 친해지면 아마 한국에서도 대기업들이 몇 십억 달러씩 들고 줄 서서 북한에 진출할 것입니다. 김정은이 진심으로 인민을 생각한다면 이런 기회를 놓치지 말기를 바랍니다.

사실 북한은 잘만 하면 한국보다 더 뛰어난 기술을 가진 곳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가령 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한 미래학자인 유발 하라리라는 사람이 북한은 세상에서 모든 차량이 자율주행화가 되는 최초의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목적지만 말하면 차가 다 알아서 가서 주차까지 하는 꿈의 자동차라고 할 수 있죠. 요즘 한국의 최신 자동차는 고속도로에서 핸들을 놓아도 차가 알아서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기술은 적용돼 있습니다.

그런데 고속도로 벗어나면 사람이 운전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과 자율주행차가 뒤섞이면 사고가 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모는 차가 갑자기 끼어들 수도 있고, 멈출 수도 있고, 술 먹고 비틀비틀 운전해 가는 차를 만날 수도 있고 아무튼 변수가 많습니다. 이런 걸 다 고려해야 하니 쉽게 차가 알아서 가게끔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사람이 직접 모는 차가 만들 위험까지 다 고려한 자율주행차는 2030년 이후에나 나올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도로에 자율주행차끼리만 달린다면 이건 절대 사고가 나지 않습니다. 차끼리 신호를 받아 달리기 때문에 지시를 내린 대로 정직하게 규율을 지킵니다. 이런 자율주행차는 이미 나온 기술로 충분히 만들 수 있지만 사유재산을 중시하는 자본주의 국가에서 하루아침에 모든 사람들에게 지금 가진 차를 폐기하고 자율주행차만 몰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죠.

그런데 이걸 독재국가인 북한에선 할 수 있다는 말이죠. 김정은이 어느 날 “이제부터 우리 도로에선 자율주행차만 달릴 수 있다”고 법을 내놓으면 누가 감히 차를 몰고 다니겠습니까. 김정은 딱 한 명만 결심하면 자가용도 거의 없는 북한은 완전한 자동교통 체계로 전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마 그렇게 되면 전 세계가 자율주행차를 실험하기 위해 너도나도 최신 기술로 만든 차를 갖고 북한에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북한의 도로 사정이 완전히 엉망이라 이런 걸 하기 전에 고속도로부터 깔아야 하겠지요. 그런데 고속도로도 그냥 건설하지 말고, 도로 만들 때 전기차가 바로 충전되는 도로를 만들면 휘발유나 디젤을 안 쓰고도 자율주행 전기차가 다닐 수 있습니다. 전기차가 도로에서 바로 충전되는 기술도 이미 다 나와 있습니다. 그러니까 김정은이 평양-평성 사이, 또는 평양-사리원 사이 이렇게 일정한 구간을 정해서 전 세계에 시험장으로 개방하면 아마 수천 대의 최신 실험용 차들이 북한에 들어가 알아서 주행해 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디 자동차만 그렇습니까? 철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북한의 철도는 평양에서 라진까지 가려면 며칠씩 걸립니다. 그런데 요즘 나온 하이퍼루프라는 최신 열차는 진공관에서 공기 저항을 받지 않으며 달리기 때문에 1시간에 무려 1,280㎞를 달립니다. 평양부터 라진까지 30분이면 갈 수 있는 것입니다.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평양역에서 앉아서 노래 대여섯 곡만 들으면 벌써 라진인 것입니다. 한국도 고속철이 발달됐지만, 이 정도 구간을 가려면 5시간은 걸립니다.

이런 꿈의 기술은 실용화에 이미 들어가 지금 미국 서부의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사이, 그리고 중동의 두바이에 이런 철도가 건설됩니다. 아마 한 2년 뒤엔 사람들이 시속 1,280㎞로 달리는 기차를 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철도 건설비용이 고속철도 건설비용보다 훨씬 더 저렴하답니다. 이 아이디어를 직접 제시하고, 또 직접 미국에 진공 철로를 건설하는 억만장자는 같은 구간에 일반 고속철도 놓으면 1000억 달러가 들지만 하이퍼루프는 60억~100억 달러밖에 안 든다고 말했습니다. 건설비가 10분의 1이니 북한도 당연히 이왕 새 철도 만들면 이런 진공열차를 놔야겠죠. 한국은 이미 있는 고속철도가 아까워 이런 거 새로 깔지 못하지만, 북한은 가능합니다. 이런 식으로 세계 최초로 도입할 것들이 정말 많습니다.  

김정은이 핵만 포기하겠다고 생각하면 바로 이런 엄청난 기회들이 북한 인민의 것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김정은이 트럼프와 만나 핵과 북미수교를 시원하게 바꾸고 북한을 선진국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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