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의 서울살이] 무의미한 순천 공군비행장 확장 공사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22.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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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의 서울살이] 무의미한 순천 공군비행장 확장 공사 북한이 평양 방어용 공군기지인 순천 군사비행장의 활주로 확장 공사를 마쳤다고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사랑하는 북녘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군사 위성이 발달하다 보니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다 알고 있습니다. 가령 요즘 평양 중구역 중앙당 청사 안에서 지하 공사가 엄청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 보이는데, 아마 김정은의 유사시 대피소와 도주로를 더욱 깊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또 최근 순천 비행장 활주로 확장 공사가 마무리됐는데 활주로 길이가 2,500m에서 2,800m로 300m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궁금한 것이 왜 길이를 늘였을까 하는 것인데, 전문가들은 러시아에서 신형 비행기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비행기는 크고 빠를수록 더 긴 활주 거리가 필요한데, 지금까지 북한이 가진 미그23이나 미그21정도면 2,500m도 충분하거든요. 활주 거리를 늘였으니 러시아에서 미그29를 추가로 갖고 오거나 또는 더 최신 비행기를 갖고 올 수 있다, 이런 생각도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것은 시간이 좀 지나면 다 알게 돼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기 때문에 새 비행기가 활주로에 서 있으면 그게 무슨 종류의 비행기인지 다 압니다.

 

하지만 러시아 군용기는 요즘 쓸만한 것이 나오지 않아 받아온다고 해도 별 도움이 되는 비행기는 오지 못합니다. 미그는 미그29 이후에 더 나오지 않고 있고, 그 이후 수호이 계열을 생산하고 있지만, 수호이 27, 33 이런 비행기는 성능이 한심합니다.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동원된 러시아 전투기들을 보면 자기보다 군사력이 훨씬 약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도 제공권을 잡지 못합니다.

 

러시아 전투기들이 한심하다는 것은 옛날부터 잘 알려져 있고 많은 사례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1982 6 9일 레바논 북동부 베카 계곡 상공에서 벌어진 공중전을 들 수 있습니다. 이게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규모가 큰 공중전인데 이스라엘은 F-4, F-15, F-16 이런 1970년대 생산된 전투기를 동원하고, 시리아는 당시 소련제 전투기 중 가장 최신형이던 미그 21, 23, 25로 무장했습니다. 그런데 공중전 결과는 860이었습니다. 즉 시리아 전투기에 격추된 이스라엘 비행기는 단 한대도 없고, 이스라엘이 시리아 전투기 86대를 격추했습니다. 그래서 이 공중전은 역사상 가장 일방적인 공중전이란 기록을 남겼습니다. 사실상 일방적 학살이죠.

 

당시 시리아는 지상에서도 SA6이라는 지대공 미사일을 57발이나 쐈는데, 단 한 발도 명중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런 한심한 SA6이 북한 열병식에 지금도 자랑스럽게 나가고 있더군요.

 

또 다른 사례를 들까요. 1999년에 에리테리아(에리트레아)와 에티오피아가 전쟁을 벌였습니다. 이 두 나라는 소련에서 갖고 온 미그 29와 수호이 27로 무장하고 있었습니다. 이 전쟁이 1999년에 일어났으니, 북한이 가장 최신식이라고 갖고 있는 1980년대 생산된 미그 29와 똑같은 것을 가지고 공중전을 벌인 것입니다. 아프리카엔 비행사가 부족해서 두 나라는 경쟁적으로 러시아 공군에서 복무한 조종사들을 용병으로 고용했습니다. 즉 전직 러시아 공군 조종사들이 자기들이 타던 미그 29를 몰고 싸운 것인데 결과가 웃겼습니다.

 

미그29에 장착된 대공 미사일은 소련제 R27로 공중전에서 서로를 향해 모두 24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그런데 이중 상대편에 피해를 준 것은 단 한 발뿐이고, 그것도 근처에서 폭발해 비행기 기체에 손상을 주었을 뿐 추락시키지 못해, 해당 비행기는 무사히 귀환했습니다. 어떻게 24발 쐈는데 한발도 못 맞춥니까. 이런 미사일을 지금 북한 미그29가 최신형이라고 달고 있습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2006년에도 알제리가 러시아제 무기가 그나마 싸다고 미그 29, 34대를 13억 달러에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2009년에 15대가 먼저 건너왔는데, 받아놓고 보니 황당한 것입니다. “아니, 이런 한심한 비행기를 팔아먹다니” 화를 내고 몽땅 반품했습니다. 러시아는 그래도 가장 최신형이라고 준 것인데,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통하지 않고 반품돼 결국 이 비행기들은 러시아 공군이 떠맡아 사용하게 됐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그 29에 있는 레이더는 정면에서 적 전투기를 발견하는 거리가 70km 정도이고, 적을 추격하는 상황에선 35km 정도 탐지가 가능합니다. 이렇게 발견한 뒤 R27 대공미사일을 발사하는데 이게 최대사거리는 70km이지만, 이건 그 정도 날아간다는 것이지, 명중하려면 20km 정도 접근해야 합니다. 에리트레아 전쟁에서 24발 쏴서 다 빗나간 그 미사일이죠.

 

반면 한국은 어떨까요. 지금 한국이 자체 생산하는 KF21 전투기는 190km 밖에서 20개 이상의 목표를 발견해 사거리가 300km인 미사일을 동시에 6발 발사합니다. 한국군이 보유한 F15, F16 F35 스텔스기가 다 비슷한 성능입니다.

 

즉 북한 비행기를 120km 이상 거리에서 먼저 발견하고 즉시 미사일을 쏘면 북한 전투기는 영문도 모르고 격추된다는 것입니다. 공군 수준이 이렇게 차이 나는데, 활주로 늘여봐야 뭔 소용이 있습니까. 어디 그뿐입니까. 순천 비행장에 자라는 나무 한 그루까지 손바닥 보듯 하는데, 이곳에 지하 180m까지 들어가 터지는 현무4 미사일을 쏘면 비행기가 뜨지도 못합니다. 북한의 격납고를 아무리 지하에 깊이 숨겨도 180m까진 들어가 있지 못하거든요. 그러니까 가난한 북한은 공군에 투자해봐야 의미가 없습니다. 부자 나라인 한국도 대당 1억 달러짜리 비행기를 사오느라 부담이 되는데, 북한 수준에서 기껏 가져와 봐야 그냥 목표판이 될 것들을 들여오는 것입니다.

 

그 돈이면 차라리 인민들 배고프지 않게 먹이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상 순천 군용비행장 활주로 확장 사진을 보고 든 소감을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성하,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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