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과 함께 한 영화감상

김춘애-탈북 방송인
2018-08-03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사진은 서울의 한 멀티플렉스의 티켓팅 부스.
사진은 서울의 한 멀티플렉스의 티켓팅 부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주말 손자들과 함께 ‘인크레더블 2’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며칠 전부터 방학을 했다고 녀석들의 전화가 끊임없이 걸려 왔었거든요. 사실 요즘 저에게 있어서 주말은 깨알과 같은 귀중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가정폭력 양성교육을 끝냈고 이젠 심리상담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교육을 받으며 한편으로는 농장 밭에도 짬짬이 다녀와야 하는 바쁜 와중에도 저에게는 손자 녀석들의 부탁도 역시 거부하지 못할 소중한 약속입니다.

하여 심리상담 시험을 마친 지난 주말 평택으로 가는 친구들과 함께 딸네 집으로 갔습니다. 늦은 저녁 시간이었지만 개구쟁이 손자 녀석들은 이 할미가 온다고 하여 잠을 자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조금 선선한 시간을 이용해 애경백화점 8층에 있는 영화관으로 갔습니다. 여름 방학이라 영화관에는 이미 이른 시간이었지만 학부모들과 학생들로 웅성거렸습니다.

표를 구입하는 매표소에도 줄을 서야 했고 팝콘과 음료수를 구입하는데도 한참이나 줄을 서야 했습니다. 11시 20분 표를 구입했고 한참을 기다려서야 영화관으로 들어갔습니다. 개구쟁이들은 벌써 좌석번호를 찾아 앉았네요. 영화를 보면서도 재미있다고 깔깔 웃기도 합니다만 저는 그만 졸음을 찾지 못하고 졸았습니다. 손녀가 옆에서 제 코 고는 소리에 놀라 깨워 주었습니다.

영화를 상영하는 내내 개구쟁이들은 음료수와 팝콘을 먹으며 지루해 하지 않고 나름대로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영화가 끝났습니다. 재미있었냐는 물음에 개구쟁이들은 하나 같이 엄지손가락을 펼쳐 보입니다. 그리고 어린 아이들끼리 영화의 내용까지도 그럴싸하게 표현하고 평가하는 모습을 보며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이 할미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내 손안에 있는 어린 꼬마 개구쟁이 손자들로만 생각했거든요.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이었기에 여러 음식점 가게를 들러 서로 좋아하는 음식을 고르라고 했습니다. 순간 또 한 번 이 할미를 놀라게 하네요. 제 생각에는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중국집 짜장면일 줄 알았거든요. 오늘은 칼질을 해야 한다면서 스테이크를 고르는 것에 또 한 번 깜짝 놀랐습니다. 개구쟁이들이 좋아하는 것이라 저는 무조건 오케이 하고 들어갔습니다. 더 재미있었던 것은 각자 나름대로 메뉴판을 들고 저들이 먹을 음식을 시키는 모습이었습니다. 오렌지 주스, 레몬 주스와 함께 스테이크를 시켰습니다.

드디어 음식이 나왔습니다. 어른들 못지않게 제법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고기를 써는 모습이 어디서 많이 해본 솜씨 같기도 했습니다. 쫑알쫑알대며 음식을 먹는 눈에 들어가도 아프지 않을 손자 녀석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을 키웠던 지나간 세월이 생각났습니다. 문화가 전혀 다른 곳에서 자란 우리 아이들은 저 나이에 포크와 나이프가 뭔지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거든요.

평양에서 태어나서 자라 그저 옥류관 쟁반국수에 우유아이스크림이 큰 고급이었습니다. 나름대로 다른 가족들보다는 옥류관이나 청류관을 한 달에 2회 정도 자주 찾았지만도 말입니다. 하기에 요즘과 같은 폭염으로 인한 무더위에 옥류관 쟁반국수를 먹고 대동강에서 보트를 타던 어린 시절 생각이 난다고 자주 얘기를 자주 합니다.

방학을 하였으니 이 할미 집으로 함께 가자고 하니 오히려 이 할미가 저희들 집에서 함께 살면서 바닷가도 가고 계곡에도 가자고 하네요. 말에서 본전도 못 건졌답니다. 해마다 쑥쑥 성숙되어 가고 자라는 손자 녀석들도 인제는 이 할미 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조금 서운하기도 했지만 뿌듯했습니다.

무더운 여름방학 첫 시작으로 꼬마 개구쟁이들과 함께 영화도 보고 좋은 음식도 먹고 애경백화점 쇼핑도 함께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서울에서 김춘애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