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 해외에서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김정일에 대한 얘기를 해드리겠습니다.
미국 최대 동영상 웹사이트 유투브(www.youtube.com)에서는 최근 김정일을 풍자하는 동영상이 올라와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유투브에 현재 올라와 있는 김정일 관련 동영상은 무려 400여개에 달할 정도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지난해 10월 김정일을 주인공으로 한 컴퓨터 전자오락게임인 '수퍼마리오 게임'은 김정일을 풍자한 대표적인 동영상으로 벌써 조회자 수가 35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이 동영상에서 김정일은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핵개발을 해 결국 이슬람 무장단체에 핵을 판매하는 악역을 맞고 있습니다. 김정일이 배고픈 북한 아이들을 무시할 때마다, 그리고 북한 핵문제 논의를 위한 6자회담을 무시할 때마다 점수는 올라갑니다. 그리고 김정일이 핵무기를 판매한 대가로 얻은 양주를 마시며 입맛을 다시는 것으로 게임은 끝납니다.
또 김정일을 풍자한 뮤직비디오, 즉 노래 동영상들도 게임동영상 못지않게 인터넷 사용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대중 가요 'Crazy' 즉 '미치광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가사만 바꿔서 부른 '김정일-미치광이'라는 노래 동영상이 있는데요, 이 동영상에는 김정일의 모습을 한 남자가 나와서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릅니다. 그런데 그 가사가 범상치 않습니다.
'모두들 나를 미치광이라고 하지, 왜냐하면 내가 일본을 향해 여러 미사일을 쐈기 때문이야, 그리고 이란에 많은 무기를 팔아먹었거든, 그러나 나는 상관하지 않아. 나는 미국이 두렵지 않아' 이렇게 시작되는 노래는 자신만 미친것이 아니라 세계 전체가 돌았다면서 핵폭탄 발사 단추를 누를까 말까 고민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정일 풍자 동영상은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유럽에서도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중국 동영상 웹사이트 (6room.com)에는 유엔의 대북 사치품 제재를 풍자한 동영상이 올라왔는데요, 중국인이 만든 30분 분량의 이 동영상은 북한의 비밀 공작원이 국가의 지령을 받고 중국에서 김정일이 즐겨먹는 양주인 헤네지 XO를 구해오는 내용으로 김정일의 사치스런 생활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 스페인의 주간지 엘 후에베스 (El Jueves)는 김정일이 렙퍼, 즉 말하는 것처럼 노래 부르는 가수로 등장한 동영상을 소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동영상에서 김정일은 자신이 여성편력이 심하고, 성격이 괴팍하며, 이라크의 후세인 전 대통령과 국제테러 단체 두목 오사마 빈 라덴보다 더한 독재자라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김정일이 전세계 인터넷 사용자들 사이에서 풍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국의 민간연구기관인 CNA 연구소의 '외국지도부연구계획'을 맡고 있는 켄고스 (KEN GAUSE) 국장은 자유세계에 사는 젊은이들에게는 김정일의 모습이 전통적인 독재자의 모습이기 보다는 이상한 독재자, 특이한 독재자로 비춰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KEN GAUSE: he doesn't look like a traditional powerful dictator...
민주주의 국가의 텔레비전, 신문, 인터넷 등 대중매체에서 정치인들을 풍자하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남한에서도 희극배우들이 전, 현직 대통령의 흉내를 내며 웃음을 선사하기도 하고, 또 인터넷에서는 거의 매일 정치인들의 행동이나 정책을 풍자하는 동영상, 만화, 글등이 올라올 정도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흉내를 내고 풍자한다고 해서 구속되거나 수용소에 끌려가는 일은 없습니다. 대중들은 그저 웃고 즐길 뿐입니다.
워싱턴-이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