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자실체: 김부자 우상화 작업 - 북한의 영화 예술

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김부자 실체, 오늘은 북한 우상화 정책의 수단이 되고 있는 영화 예술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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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영화 좋아하시죠? 별다른 오락 문화가 없는 북한 주민들에게 영화는 유일한 재미거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새로운 영화가 나왔다 하면 표를 구하기 위해 극장에서 길게 줄을 서 가며 본다고 하죠? 게다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전폭적으로 영화를 지원하고 있으니 얼마나 인기가 많겠습니까?

영화는 북한 뿐만 아니라 남한이나 여기 미국 사람들,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는 예술입니다. 따라서 매년 세계 유명 영화제들이 성대하게 열리고,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나 감독들은 늘 그들을 좋아하는 팬들을 달고 다니며, 영화 한편이 성공했다고 하면 큰 돈을 벌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산업이기도 하죠.

그러나 다른 나라들의 영화와 비교했을 때, 북한 영화는 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북한의 영화들은 그저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 정책의 수단이 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김숙영 교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자신의 예술적인 재능을 이용해 영화를 만들어 권력 기반을 다졌다고 말했습니다.

김숙영: Kim had to use whatever talent he had to pave a road to power.

"김정일은 권력 장악을 순조롭게 하기 위해 가진 모든 재능을 사용해야 했는데요, 김정일은 예술적으로 재능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정일은 아버지 김일성에 대한 효심을 증명하기 위해 예술적 재능에 눈을 돌렸습니다."

즉 김정일은 주민들에게 오직 반미 감정을 부추기고 당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는 선전 영화들만 보여줌으로써 우상화 정책 확립에 잘 활용했다는 지적입니다. 북한 1호 화가 출신 탈북자 김기성씨는 외국의 영화나 문화를 전혀 접할 수 없는 상태에서, 순진한 북 주민들은 북한 영화에 담겨 있는 내용들을 고스란히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김기성: 외국의 예술을 접할 기회는 전혀 없습니다. 외국 문물은 철저히 차단하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은 물론이라고 예술가들도 접하기 힘들죠.

북한의 영화들을 살펴보면 주로 혁명을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이나 김일성 주석 가계, 대남공작원들의 얘기가 대부분입니다. 흔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기 있는 사랑 등을 다룬 영화는 북한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신상옥 최은희씨의 수기 '우리의 탈출은 끝나지 않았다'에 보면 이런 일화도 있습니다. 86년 1월 1일 남한의 신상옥 감독과 영화배우 최은희씨가 납북된 후 북한에서 활동할 때 이들은 금수산 의사당에서 열리는 신년 축하회에 참석했습니다. 축하행사가 끝나고 김일성 주석이 일어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울렸고, 한 사람이 연단에 등장해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당신들에게 이제부터 기쁜 소식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동지의 특별한 주선으로 이제 인민문화궁전에 가면 신필름이 새롭게 제작한 '사랑사랑 내사랑'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이란 말을 들은 참석자들은 웃음바다를 이뤘습니다. 영화 제목에 '사랑'이란 단어가 붙은 자체가 북한 사람들에게는 생소했기 때문입니다. '사랑 사랑 내 사랑'은 북한 주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이후 북한 영화 역사상 가장 성공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요즘은 북한에도 남한 드라마나 영화가 중국을 통해 들어간다고 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들키면 처벌 받는데도 불구하고 남한 드라마와 영화를 몰래 돌려가면서 보고 있다고 하는데요, 아마도 그동안 북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남 녀 간의 사랑 영화 등을 보면서 이것이 진짜 사람 사는 얘기구나 하면서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