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한국도 전술핵 재배치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논의가 일어나고 있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하겠습니다.
목용재 : 지난 주말 북한 관영매체가 김정은 당 총비서가 전술핵운용부대 군사훈련을 지도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대화의 필요성을 안 느끼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고영환 :김정은 당 총비서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진행된 북한군 전술핵운용부대·장거리포병부대·공군비행대의 훈련을 지도하면서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또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북한 관영매체가 지난 10일 밝혔습니다. 계속하여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에 진행한 실전 훈련들을 통해 임의의 전술핵운용부대들에도 전쟁 억제와 전쟁 주도권 쟁취의 막중한 군사적임무를 부과할 수 있다는 확신을 더욱 확고히 가지게 되였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이른바 '말폭탄'들에는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들에 전술핵들을 탑재하여 한국의 주요 군사시설들과 항구, 비행장들을 공격하겠다는 의도가 명백하게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번 장기간의 각종 미사일 훈련들, 비행대들의 훈련을 진행하면서 북한은 한국을 공개적으로 적으로 호칭하고 한국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앞으로 한반도에서 긴장의 파고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일성, 김정일 시기를 거쳐 불과 지난해까지도 북핵 개발 의도는 미국을 상대하려는 것이지 결코 같은 민족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해온 북한의 선언들은 모두 거짓이라는 게 밝혀졌습니다.
목용재 : 북한이 주말에 공개한 내용 중에는 저수지에서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 관련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좀 특이한 방식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 지난 10일 북한은 선전매체들을 통해 서북부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모의 전술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지난달 25일 실시했다고 보도하였습니다. 북한이 저수지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금까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저수지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예가 없습니다. 북한의 이런 발사에 대해 한국 합동참모본부 김준락 공보실장은 "북한이 10일 공개 보도한 부분과 관련해, 저수지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한미 감시를 회피하고 한국의 '킬체인' 능력을 상당히 의식한 궁여지책으로 생각한다"고 지난 11일 발언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북한이 이번에 저수지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북한이 어떤 장소에서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한 차원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보면 잠수함 발사탄도미사일은 적의 해안가에 접근해서 불시에 발사해야 상대방에게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저수지 같이 고정된 장소에서 발사하면 그 효용성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측면이 더욱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수지 발사는 북한이 신포에서 건조하고 있는 3000톤급 고래급 잠수함을 아직 완성하지 못했다는 의미도 될 수 있습니다. 이 잠수함은 수중발사 탄도미사일을 적재하고 발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수지에서 수중 미사일을 발사하는 이른바 기상천외한 방법을 쓰는 북한, 정말 놀랍기 그지 없습니다.
목용재 : 북한이 현재 한반도 긴장 수위를 점차 끌어올리고 있는 모양새인데요. 한국 내에서 전술핵 재배치나, 핵무장론과 같은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죠?
고영환 :북한은 지난 10일 앞서 발사된 바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들이 전술핵 운용부대의 실전 훈련이었다고 밝혔는데요. 북한이 전방지역의 전술핵 배치 계획에 대해 언급한 적은 있지만 실제 훈련을 진행하였다고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이 한국을 향해 전술핵을 사용하겠다고 위협하면서 한국 내에서도 미국의 전술핵을 한국에 배치하거나 심지어 한국도 자체로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핵 전문가인 김태우 건양대 교수는 지난 1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핵 위협은 선을 넘었고 외교로는 북한의 핵 포기를 설득할 수 없다"며 "한반도 핵균형을 이루기 위해 전술핵 재배치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전술핵에 대해서 신속하게 대응이 가능한 전력은 결국 전술핵이 한반도에 와 있고 주한 미군이나 한국 군의 전투기를 활용한 투하가 가장 신속한 대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교수는 한반도에 전술핵 배치를 반대해 온 인사입니다. 유성옥 진단과대안연구원장도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지난해까지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언급하며 "1년 전과 지금은 한반도 핵 지형이 바뀌었다. 이제 확장억제전략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전술핵이 재배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김성한 현 국가안보실장은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이었던 2017년 9월 신문 논설을 통해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이 가장 빠른 시간 내 안보 불안을 해소하는 길"이라고 밝힌 바 있는 인사입니다.
목용재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한 미국 내 여론은 어떻습니까?
고영환 : 미국 전문가들은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는 비효율적이라면서 한국은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으로 대북 억지력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프랭크 엄 미국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1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전술핵 재배치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에서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 논쟁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미국은 이미 핵우산, 재래식무기, 미사일 방어 등을 통해 한국에 억제공약을 제공하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같은 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우리는 북한이 쉽게 공격할 수 없는 곳에 핵무기들을 두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고 하면서 태평양에 있는 미국의 탄도미사일 잠수함 중 하나를 예로 들기도 하였습니다. 같은 날 미국 국방부는 전술핵 배치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북핵 위협에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 등 역내 동맹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에 미국 전술핵을 다시 배치해야 한다는 여론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미국의 기류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목용재 : 위원님께서는 북핵에 대응하기 위한 전술핵 재배치, 북대서양조약기구 즉 나토 식 핵공유, 자체 핵무장론 등의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핵확산금지조약, NPT에 가입한 한국 정부가 어떻게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저 개인적으로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하여 현재까지 한미 그리고 세계가 기존에 해 온 방법들이 옳았는지 여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계속하여 핵실험을 해 왔고 심지어 비핵국가인 한국을 핵무기로 타격하겠다고 협박하는 현 상황에서 이제는 방법을 달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해야겠지만 북한이 최근과 같이 호전적으로 나오는 정세 하에서 이제는 한국도 전술핵을 한국 역내에 배치하거나 한국 전투기에 미국 전술핵을 장착하는, 다시 말해 미국핵을 공유하는 나토방식을 응용하거나 이도 마땅치 않으면 자체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전술핵 배치, 나토식 핵공유, 자체 핵무기 개발 등 모든 선택지를 탁자 위에 올려 놓고 토론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말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게다가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 및 군사 강국입니다. 한국이 결심하면 핵무기 수십 기는 단기간 내에 제작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한국이 이러한 선택지들을 검토하면 일본도, 그리고 중국의 위협을 받고 있는 대만도 핵무기 개발에 나설 수 있습니다. 중국에게는 그야말로 악몽 같은 현실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중국이 강하게 북한을 압박하며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은 핵을 안고 죽든지 핵을 버리고 번영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목용재 :북한이 13일에도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및 동해, 서해에서 포병 사격을 감행했습니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극단으로 치닫는 모양새인데요. 한국 정부가 핵확산금지조약, NPT의 가입국이긴 하지만 위원님 말씀처럼 이제 북한의 핵위협에 대해 모든 대응방안을 고려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