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열차 운송 재개 시도, 심각한 경제 상황 때문”

서울-목용재, 고영환 moky@rfa.org
2021.11.12
“북 열차 운송 재개 시도, 심각한 경제 상황 때문” 지난 4월 중국 랴오닝성 단둥 기차역에 화물열차 칸이 정차해 있다.
/연합

북 열차 운송 재개 시도, 심각한 경제 상황 때문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지난해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북중 국경을 봉쇄한 북한이 최근 북중 간 철도 운송을 재개하려는 동향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과연 조만간 봉쇄조치를 일부 해제할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 하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북한이 최근 북중 간 철도 운송 재개를 준비하는 동향이 포착되고 있죠? 상황이 어떻습니까?

고영환: 한국의 통일부는 지난 4일 북한과 중국 사이 철도를 통한 무역 재개 준비는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코로나19, 신형 코로나비루스 감염병 확산으로 봉쇄됐던 국경상황과 관련해 "(북중이) 철도를 통한 물자교역을 준비하는 동향이 최근 빈번하게 관찰되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언급했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우선 철도를 통한 화물운송을 중심으로 재개를 준비하는 동향이 있고 철도 이외에 다른 형태의 교역은 (재개 여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으로 국경을 봉쇄하고 단계적으로 봉쇄 수준을 높여 작년 10월 이후에는 북중 교역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다올해 3월부터 조금씩 북중 간 수입, 수출이 증대하는 동향이 보이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굉장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9일에는 북한과 중국을 연결하는 압록강 철교에서 열차가 운행됐다는 한국의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이런 동향이 (북중 간) 열차 운행의 재개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좀 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정부로서는 북중 간 열차 운행 재개를 위한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관련 동향을 주시 중"이라고 기자들에게 답변했습니다. 한국 일부 언론 보도들과 그리고 통일부 당국자의 발언 등으로 보아 북한이 압록강 철교에서 철도 운행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로 보이나 이것이 본격적인 북중 국경 개방과 연결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목용재: 앞서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지난달 국정감사를 통해 북한이 11월에는 북중 간 철도 운송을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죠?

고영환: 북한은 코로나 전염병의 대유행 이후 북중 국경을 완전히 봉쇄해 왔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정보원이 지난 달 28일 국회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물자 부족이 심각해지자 대외 교역 확대를 시작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말했습니다. 국정원은 국회에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 열차편를 통한 화물 운송을 재개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으며 이를 위하여 중국·러시아와 철도 운행 계획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특히 북중 국경을 잇는 압록강을 통해 신의주시와 중국 단둥 사이의 열차 운행을 11월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계속하여 국정원은 지난 7월 이후 북한이 선박들을 통한 긴급물자 수입을 확대하면서 선박 운항들이 늘고 있으며 지난 8월부터는 의료물자, 방역 물자들의 북한 내 반입을 허용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국정원의 보고에서 특이한 것은 북한이 평안북도 룡천항을 추가 개항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고한 것입니다. 이는 현재 유일한 해상 북중 무역 통로인 북한의 무역항, 남포항이 신형 코로나 감염병 방역을 위해 반입 물자를 일정 기간 항구에 쌓아두면서 포화 상태가 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북한이 하루속히 북중 국경을 개방하여 인민들의 삶이 조금이라도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목용재: 그동안 강력한 국경 봉쇄조치를 이어왔던 북한이 최근 들어 북중 간 철도 운송 재개 움직임 등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북한 당국이 더 이상 고립된 상황을 버티기 어려웠다고 봐야 할까요?

고영환: 국가정보원은 국회 보고에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기간 동안 북중 무역액은 18500만 달러라고 확인했습니다.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5 3000만 달러의 3분의1 수준입니다. 올해 9월의 북중 무역총액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하여 29%에 머무르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북중 국경 봉쇄 등으로 북한의 경제난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북한이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함에도 불구하고 북중 사이의 철도 운송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북한 경제가 더는 버틸 수 없는 상태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합니다. 의료체계가 부실하고 코로나19 치료약도, 예방약도 없는 북한에서 신형 코로나가 확산될 경우 수많은 인민들이 속절없이 신형 코로나에 감염되어 사망하면서 북한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북한이 코로나 감염병에 극도로 예민한 것은 이 문제를 최고지도자의 신변안전과 건강 보호 문제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1인 지배 체제, 독재체제인 북한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의 신변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곧 북한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북중 철도를 개통하려 한다는 것은 북한 경제가 현재 얼마나 큰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는지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저는 분석합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이번 유엔 총회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이 공개됐죠? 한국 내에선 이 같은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한국 정부가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데, 이 내용 전해주시죠.

고영환: 지난 6일 유엔 홈페이지에 공개된 결의안 초안에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북한 인권침해 책임 추궁 절차 전략 개발에 참여하고 가능한 경우 북한 내 국제범죄 용의자의 수사 및 기소에 착수하라고 유엔 회원국들을 독려하는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결의안 초안에는 국군포로 및 그 후손에 대한 인권 침해 우려 표명, 구금시설 상태에 대한 종합 검토 실시 촉구, 북한 내 인권침해를 독립적으로 감시할 시민사회 단체의 부재에 유감을 표명하는 내용 등이 추가됐습니다. 북한에서의 고문, 성폭력, 자의적 구금과 처형 등 사법체계에서 나타나는 인권침해, 종교 및 결사의 자유에 대한 통제 지적과 우려들은 예년과 같이 포함됐습니다. 결의안 초안은 지난달 유럽연합이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 제출한 것입니다. 결의안 초안에는 EU, 즉 유럽연합 국가들과 일본, 캐나다, 스위스 등 35개국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편 한국은 2019년부터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조태용 의원이 지난 5일 한국 정부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을 발의했습니다. 조 의원은 지난 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한국 정부가 북한 눈치를 보느라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 정권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북한 주민의 아픔을 공감하고 북한 주민을 바라보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저는 인류보편적 문제인 북한인권문제에 한국 정부가 그 누구의 눈치 따위는 보지 말고 정정 당당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용재: 북한 당국은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 총회 제3위원회에 제출된 것에 대해 반발의 입장을 내놨죠?

고영환: 북한은 제76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 북한인권결의안이 제출된 것에 대해 "허위 날조 자료들로 가득 채워진 모략적인 결의안"이라고 반발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9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리상림 조선-유럽 협회 회장 명의의 글에서 “유럽동맹 나라들은 제 집안의 인권 오물이나 처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면서 "유럽동맹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편승하여 해마다 유엔 무대에서 우리를 반대하는 '인권결의안'을 반복적으로 들고 나와 강압 채택하는 대결 일변도에 매여 달리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우리의 인권기준, 우리의 인권실천은 전적으로 우리 인민의 요구와 지향, 이익을 따른다고 유럽 나라들을 맹비난했습니다. 북한은 인권 문제만 나오면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는 북한 인권이 얼마나 열악한지, 북한이 인권문제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저는 판단합니다.

목용재: 북한이 폐쇄했던 국경을 다시 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우선 우려되는 것은 국경을 개방함으로써 감염병이 확산될 가능성인데요. 북한은 여전히 외부로부터의 백신 지원을 적극 수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백신을 통해 어느정도 감염병 통제가 가능해지면 이 같은 우려는 적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이 지금이라도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을 적극 수용함으로써 주민들의 일상을 되찾아주길 기대해봅니다. 오늘도 고영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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