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가격 폭락으로 고생하는 북주민들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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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식량농업기구가 지원한 쌀을 포대에 담고 있는 주민.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지원한 쌀을 포대에 담고 있는 주민.
PHOTO courtesy of World Food Programme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과 여러 가지 현상에 대해 알아보는 ‘북한은 오늘’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문성휘입니다.

한국의 성난 민심이 평화적인 촛불시위로 번지고 마침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까지 이끌어냈습니다. 탄핵은 현직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잘못을 따져 직위를 박탈하거나 처벌하기 위해 의회가 헌법재판소에 결정권을 넘기는 민주적 절차입니다.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되면 즉각 직무 정지가 되고 총리가 대통령을 대행하게 됩니다. 한국의 헌법재판소에는 모두 9명의 헌법재판관이 있는데 이들 중 3분의 2인 6명이상이 탄핵에 찬성하면 대통령은 모든 권한을 박탈당하게 됩니다.

김정일이 생전에 선군정치를 주장하며 “정권은 총대에서 나온다”고 떠들었습니다. 총대에서 나온 정권이 어떤 세상을 만들겠는지 는 굳이 묻지 않아도 초보적인 인권마저 유린된 북한의 현실을 보면 짐작이 가고 남을 것입니다.

촛불을 들고 평화적 시위에 나선 한국의 인민들은 “주권은 국민의 손에 있다”고 세상에 높이 외쳤습니다. 한마디로 정권은 인민이 만들고 인민이 결정한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을 권력자들에게 뼈아프게 새겨 준 것이 한국의 촛불시위였습니다.

한국의 평화적 촛불시위는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특히 중국의 인민들은 “민주주의란 저런 것이다”라며 한국의 준엄하고도 성숙된 시위문화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북한도 한국의 촛불 시위를 요란하게 선전했습니다.

‘북한은 오늘’ 시작하겠습니다.

12월 7일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은 국제사회의 무원칙적인 대북식량지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보도를 내보낸 바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계속 세상을 향해 식량을 구걸하고 있지만 오히려 북한의 수많은 인민들은 식량가격 폭락으로 비참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그날 보도의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북한의 식량지원이 어떤 부작용을 낳고 농사에 의지해 살고 있는 주민들을 왜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따져보려고 합니다. 12월 12일 현재 북한 양강도 혜산 장마당에서 팔리는 식량가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중국 인민폐 대 북한 돈의 환율은 1위안 대 북한 돈 1180위안입니다. 북한에서 질적으로 중간급에 속하는 입쌀은 장마당에서 kg당 중국인민폐 3위안, 북한 돈으로 3천540원입니다. 북한에서 생산된 쌀은 중국산 쌀보다 항상 값이 더 비싸다고 합니다.

중국산 쌀은 장마당에서 2.5위안, 북한 돈으로 3천원 정도로 요즘 국내산 쌀도 팔리지 않기에 중국산 쌀은 장마당에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게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북한에서 메주콩은 kg당 중국인민폐 2위안, 북한 돈으로 2천 3백원입니다.

보통급에 해당되는 감자전분은 현재 장마당에서 kg당 중국인민폐 2.5위안, 북한 돈 3천원 정도이고 감자는 kg당 보통 5백원이고 강냉이는 북한 돈 1천2백원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게 다 장마당에서 팔리는 가격들이라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북한은 이번 두만강 유역의 큰물피해와 관련해 수해로 집을 잃은 가정들에 한해 쌀 50kg, 도루묵 10kg, 내고향 상표의 솜동복 2벌, 집안식구 수에 맞게 세면도구를 주고 담요와 이불 각각 2장씩, 은하수 화장품 한세트, 벽시계와 식기세트를 김정은의 선물로 공급했습니다. 수해를 입은 주민들에 한해서 겨울용 솜신발을 북한 돈 130원이라는 매우 낮은 가격으로 팔아주는 혜택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지역에 있다고 해도 수해를 입지 않은 가정들에는 아무런 혜택도 없었고 지어 배급조차 없었다는 것이 소식통들이 전한 내용입니다. 수해를 입은 두만강 유역은 북한에서 대표적인 강냉이 산지입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강냉이와 감자, 메주콩 농사를 짓고 그것을 팔아 생필품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이번 수해는 주로 두만강 제방보다 낮은 지역에 살던 주민들을 덮쳤는데 강냉이나 메주콩과 같은 식량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었다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수해를 입지 않은 주민들은 협동농장에서 준 현물분배 식량이나 뙈기밭 농사로 지은 식량을 팔아 생필품을 사는데 현지의 강냉이 가격은 kg당 북한 돈 8백원입니다. 북한은 농사에 의지해 사는 주민들이 인구의 4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농업부문 관계자들에 따르면 북한의 가구 수는 대략 720만 세대이며 그중 협동농장에 소속된 가구가 220만 세대정도이고 뙈기밭에 의지해 사는 가구도 60만 세대정도인데 이를 인구수로 환산하면 대략 1120만명에 해당된 다고합니다.

북한의 인구가 2천5백만명을 조금 웃도는 숫자라고 볼 때 거의 절반에 가까운 인민들이 농사에 의지해 살아간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식량가격에 비해 생필품 가격은 황당하다고 할 만큼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이번 수해지역에 김정은이 선물로 준 솜동북은 장마당에서 보통 중국인민폐 3백 위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 돈으로 35만4천원이라는 돈이 드는데 이를 현지의 강냉이 가격과 비교하면 442kg을 주어야 살수 있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슈즈’라고 불리는 보통 운동화는 중국산일 경우 값이 인민폐 2백 위안, 북한산일 경우 값이 중국인민폐로 1백 위안입니다. 북한산 슈즈 신발을 사려해도 강냉이 147kg을 팔아야 한다는 것인데 북한은 한 가정의 평균 인원을 4명으로 잡고 있다고 합니다. 가족 인원 4명의 신발을 다 사려면 강냉이나 다른 식량을 얼마나 팔아야 가능한지 계산만 해봐도 상상하기 어려운 량입니다.

수해지역에 산다고 해도 집이 파손되지 않은 주민들은 아무런 혜택도 없었고 배급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북한은 수해를 구실로 아직까지 끈질기게 국제사회에 구걸의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농사에 의지해 살고 있는 북한의 인구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은 식량가격 폭락의 덫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군사동원부 관계자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인민군 입대를 위해 신체검사를 받으러 나온 농촌의 고급중학교 졸업생들 중엔 아직도 팬티를 못 입은 학생들이 적지 않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겨울 나들이용 솜동복은 한 벌을 가지고 온 식구들이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만 번갈아 입으며 살아야 하는 것이 북한 농촌의 눈물 나는 현실입니다.

소식통들은 북한에서 제일 싼 것이 식량 가격이라며 새해를 맞으며 첫 전투로 생산이 시작되는 거름도 강냉이나 다른 식량가격보다 비쌀 것이라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현금으로 거두는 각종 세외부담조차 감당키 어려운 게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기약 없는 삶이라고 합니다.

“이래도 국제사회는 마냥 식량을 지원하겠습니까?” 이것이 식량가격 폭락의 그늘에서 신음하는 북한 주민들, 그리고 소식통들이 전하는 안타까운 호소입니다. ‘북한은 오늘’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많은 청취를 기대하며 지금까지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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