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 인터넷 중독

이나경∙ 교원 출신 탈북자
2009.12.16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의 진행을 맡고 있는 노재완입니다.

최근 일상생활에서 인터넷이라는 단어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흔히 우리가 ‘정보의 바다’라고 부르는 인터넷은 정보를 제공하는 매체 중에 전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통신망인데요.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수히 많습니다. 신문도 읽을 수 있고, 물건 구매도 할 수 있으며, 은행 업무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오락을 하면서 취미 생활도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인터넷은 중독성이 있어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게 하는 부작용도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최근 들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인터넷 중독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오늘도 탈북자 이나경 씨와 함께 합니다.

노재완: 안녕하세요?

아니경: 네. 안녕하세요.

노재완: 이나경 씨, 컴퓨터로 인터넷 많이 접속하세요?

이나경: 네, 가끔 하죠. 요즘 일 때문에 저녁 때 텔레비전을 거의 못 보니까 인터넷을 이용해 보도 뉴스를 보고 있는데요. 저 같은 경우에는 전자우편을 보내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할 때가 많습니다. 하루에 평균 한 1시간 정도는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기분 좋은 날은 2시간이상도 합니다.

노재완: 그래도 적절하게 하시는 편이네요. 정말 일 때문에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은 어쩔 수 없겠지만, 컴퓨터를 오락기로 생각하고 밤새도록 하는 사람들이 있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보통 이런 사람을 “게임에 중독됐다”고 말하는데요. ‘컴퓨터로 오락을 즐긴다’는 표현을 여기 한국에서는 ‘게임을 즐긴다’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나경:
물론 저도 주말에 심심해서 인터넷으로 게임할 때가 있는데요. 저희 아들이 컴퓨터 게임을 하도 좋아해서 저도 몇 번 해봤습니다. 그런데 해보니까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특히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이랑 같은 시간에 게임을 한다는 게 신기하고 놀랐습니다. 처음엔 정말 이렇게 재밌는 것도 있구나 했죠. 문제는 아이가 너무 게임에 빠져서 걱정입니다. 처음엔 심심할 때마다 한번 씩 하고 그랬는데요. 요즘엔 유치원만 갔다 오면 자기 방에서 나올 줄 모르고 게임만 하는 거예요.

노재완: 정말 게임에 빠졌네요. 너무 좋아하면 공부는 뒤로 하고 자꾸만 인터넷에만 매달리는 그런 부작용도 있습니다.

이나경: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의 인터넷 사용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딱히 뾰족한 해결책이 없습니다.. 인터넷에 중독된 자녀와 함께 상담사를 찾는 부모님들도 생각보다 의외로 많더라고요.

노재완:
사실 인터넷 중독 요인 중 가장 큰 부분은 가정환경입니다. 가족들의 사이가 좋지 않거나 대화가 단절된 분위기라면 자녀들이 인터넷 중독에 쉽게 빠집니다. 그래서 상담을 할 때 중독된 자녀 뿐 아니라 부모도 같이 상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나경: 그러면 자녀의 인터넷 중독을 의심해 봐야 하는 기준이 있나요?

노재완:
사실 인터넷 중독자들은 자신이 인터넷 중독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매일 인터넷을 3시간 이상 한다면 인터넷 중독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만해야지’ 하면서 계속 인터넷을 하는, 한마디로 자기 통제력이 없다면 바로 인터넷 중독입니다.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거나 일상생활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는 경우도 중독 현상입니다.

이나경:
아까 저희 아이 얘기도 잠깐 했지만, 유아들 중에도 인터넷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대부분이 맞벌이를 하는 부모의 자녀들입니다. 인터넷 중독에 이르게 될 때 단계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있나요?

노재완:
어린 아이들이 인터넷에 빠지는 이유는 화려한 화면과 생생한 소리 등 특수효과 때문에 더 쉽게 빠져든다고 합니다. 게다가 인터넷 게임을 단순히 놀이로 여기는 부모가 많아 아이들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편이라고 합니다. 우선 집에서라든지 밖에서 인터넷 게임에 관련된 이야기를 과다하게 많이 한다든지 불안해한다든지 부모님 말씀을 듣기 싫어한다든지 그런 경우가 있을 때 일단 인터넷 중독으로 의심을 해 볼 수가 있습니다. 또 학교에서는 지각,조퇴,수업 시간에 잠을 많이 잔다든지 친구들하고 어울려 놀기를 싫어한다든지 이런 경우에도 일종의 잠재적 위험상태에 빠져드는 것으로 이해를 할 수가 있고요.

이나경:
맞아요. 그리고 청소년들이 즐기는 게임을 보면 도박성이 너무 강한 것 같아요. 비록 오락이지만, 싸움에서 이기면 무기라든지 갑옷 같은 물품을 얻게 되는데, 이를 얻기 위해 게임에 빠져드는 청소년이 많다는 것입니다. 인터넷에 나오는 게임 주인공이 마치 자신인양 착각할 정도로 말입니다. 뭐라 할까 일종의 대리만족이라고 할까요.

노재완: 인터넷 중독은 점점 다양화 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청소년의 게임만 생각했는데요. 요즘엔 연령대가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나경:
여성들의 경우에는 인터넷을 이용해 물건을 구매하는데 빠져들어 이른바 쇼핑 중독에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백화점에서 물건을 구경하면서 맘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사는 행위를 말하잖아요. 그런데 인터넷에서도 똑같이 할 수 있습니다. 사고 싶은 물건을 컴퓨터 화면을 통해 보면서 구매하는 거 간단하고 편안하니까 자꾸자꾸 하게 되고 나중에는 절제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가게 됩니다.

노재완:
네. 처음엔 구경만 해야지 하고 인터넷에 접속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신도 모르게 갖고 싶은 마음을 참기가 어려워진다고 하는데요. 가끔 고등학교 여학생들의 경우엔 용돈이 없으면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결제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물론 나중엔 부모들도 알게 되겠죠. 한 달 후에 날아온 통지서를 보고서요.

이나경: 사실 인터넷은 굉장히 유익한 측면이 있는 반면, 반대로 중독성이 있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앞서도 잠깐 말씀하셨지만, 학생들의 인터넷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을 하는 아이만 탓할 게 아니라, 부모들도 아이들과의 대화 시간을 늘리는 등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노재완: 그렇죠. 아울러 아이가 좀 심각하다 생각이 들면 상담센터를 방문해서 상담이나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를 소홀하게 생각해서 넘긴다면 그때부터는 좀 문제가 심각해지죠. 그리고 아이들의 인터넷 사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다면 컴퓨터를 아이 방에 놓지 말고 가급적 거실에 내놓으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이나경: 나름 일리가 있네요. 부모들 몰래 자기 방에서 밤늦게까지 혼자 인터넷을 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테니까요.

네. 오늘 <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서울지국, 진행에 노재완 이나경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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