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살림살이 어때요?’에 북 주민은?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5-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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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서 쉬고 있는 북한 여성 노동자들.
길가에서 쉬고 있는 북한 여성 노동자들.
Photo courtesy of Roman Harak/Flickr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북한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가 들어선 지 3년이 지났습니다.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인민생활의 향상’, ‘경제 강국의 건설’을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일부에서는 북한 경제가 호전됐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북부 지방의 주민 말을 들어보면 ‘오히려 살기 어려워졌다’, ‘사는 게 힘들다’라는 말만 들리는데요,

“점점 더 살기 힘들고, 사람들을 조이고 이러니까 중국으로 막 넘어가겠다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김정은 체제 3년, 여전히 북부 지방에서는 24시간 전기를 보기도 어렵고, 여전히 강에서 물을 길어다 먹는 등 ‘북한 경제의 호전’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습니다. 김정은 시대 3년을 맞아 ‘요즘 살림살이는 어떠냐?’는 질문에 답한 북한 주민의 말을 들어봅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요즘 살림살이 어때요?’에 북 주민은?>
- “사는 게 더 힘들어요”, “나아진 게 없어요”
- “전기도 보기 어렵고, 물도 강에서 길어 먹습니다”
- 김정은 정권 3년, 악화한 살림살이에 불만의 목소리
- 평양과 일부만 보고 ‘북한 경제 호전’은 성급한 판단
- 시장경제 확산, 하지만 장사 안되고, 악순환 계속
- 김정은 정권에 대한 평가 ‘부정적’, 당분간 기대 없어


북한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정권이 들어선 지도 3년이 지났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어 새로운 지도자를 맞은 북한 주민은 정치․경제․사회의 변화를 기대했지만, 지난 3년은 실망의 연속이었는데요,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은 올해도 ‘인민생활의 향상’, ‘경제 강국의 건설’ 등 경제 발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뚜렷한 성과는 없어 보입니다.

최근 중국 외교부의 주관으로 발행되는 외교학술지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집권 이후 북한 경제가 호전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고, 한국은행과 유엔 세계식량계획 등도 비슷한 평가를 내렸는데요, 하지만 최근 북한 주민이 전한 생활 수준을 들어보면 ‘북한 경제의 호전’은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일본의 언론 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지난해 12월, 북한 북부 지방의 취재협력자와 전화 통화를 했는데요, 통화 내용을 27일, 자유아시방송(RFA)에 공개했습니다.

북․중 국경 지역에 거주하는 취재협력자는 북한 주민의 생활 형편은 더 나빠져 사는 게 힘들고, “중국으로 탈북하겠다”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주민과 나눈 통화 내용입니다.

- 김정은 정권 하에서 현재까지 한 3년 됐는데, 사는 게 어떻습니까?

[북한 주민] 사는 게 뭐...달라진 게 없어요. 사는 게 점점 더 힘들어요. 사람이 산다는 게...

- 그래도 3년이 지나가는데, 처음 올라섰을 때 보다 좀 나아지거나 그런 건 없습니까?

[북한 주민] 없어요. 점점 더 살기 힘들고, 사람들을 조이고 이러니까 중국으로 막 넘어가겠다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요즘은 위험기간이지, 애도 기간(김정일 사망 추모기간)이지 하니까 더 꼼짝 못 하게 해요. 사람들을 풀어놓으면 다 달아날 겁니다.

- 아, 그렇습니까?

[북한 주민] 예. 여기 있고 싶은 사람은 없어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북한에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지 3년이 지난 시점에 여러 경로를 통해 경제가 좋아졌다는 평가가 있지만, 식량 배급 사정, 전기․식수 사정, 북한 주민의 증언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오히려 좋아진 것은 없고, 더 나빠졌다는 말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평양을 방문한 외국인이 평양의 고층 빌딩, 백화점에 진열된 상품들, 길거리에 늘어난 택시 등을 보고 북한 경제가 많이 좋아졌다고 판단하지만, 보고 느낀 인상만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겁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김정은 정권이 시작된 지 3년이 됐는데요, 3년 사이에 경제적으로 좋아졌는지 아니면 악화했는지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경제가 좋아졌다고 평가할 때는 ‘언제, 어떤 부분의 무엇이 좋아졌는가?’를 구체적으로 말해야 하는데, 구체적으로 그런 이야기가 없습니다. 경제 상황을 볼 때 인프라 과정이나 식량 배급 사정 등을 보고, 그곳에 사는 사람의 증언도 중요하죠. ‘아시아프레스’는 계속 북한 주민에게 직접 김정은 시대 3년에 대한 평가를 물어보고 있는데요, 이중 북한 북부 지역에 사는 주민에 따르면 3년간 좋아진 것은 없고, 더 힘들어졌다는 말뿐이었습니다.

특히 북한의 전기와 물 사정은 더 나빠졌는데요, 지금도 촛불이나 석유 등잔을 쓰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북한 주민의 말도 들어보겠습니다.

- 그쪽에 전기는 잘 옵니까?

[북한 주민] 전기는 24시간 전혀 보지 못합니다. 깜박하지도 않아요. 11월부터 전기를 전혀 보지 못해요. 그전에는 그래도 조금씩 깜빡이기도 했는데, 11월부터는 전혀 전기란 것을 보기 힘들어요. 캄캄한 세상이지요.

- 전기가 전혀 안 온다는 겁니까?

[북한 주민] 예, 그렇습니다.

- 그럼 요즘에는 다 발전기를 씁니까?

[북한 주민] 발전기라는 게, 돈이 좀 있는 집들은 발전기를 쓰고, 없는 집은 뭐 촛불을 켜놓거나 석유 등잔을 켜놓고 살지요.

- 요즘 물은 좀 나옵니까?

[북한 주민] 좀 나오던 게, 현재는 다 얼어붙어서 모두 압록강 물을 길어 먹습니다.

- 물도 안 나옵니까?

[북한 주민] 예. 수도관이 다 얼어붙어서 강물을 먹은 지 오래됩니다.

- 압록강 물을 먹습니까?

[북한 주민] 예. 위에서는 빨래를 하고, 아래에선 물을 길어 먹고 그렇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해 진행한 물 프로젝트에서 1997년 북한의 소학생들이 압록강 물을 퍼 나르는 동영상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또 2013년에는 지방도시의 북한 주민이 강에서 물을 길어 식수로 사용하는 동영상도 보도했는데요,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북한의 식수 사정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또 오늘날 북한 주민의 증언에서 전해 들은 북한의 전력과 식수 사정은 여전히 열악한데요,

이밖에도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각종 통제로 북한 주민의 장마당 사정도 좋지 않다는 것이 이시마루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지방 사람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것은 요즘 장사가 잘 안된다는 겁니다. 김정은이 등장하면서 사회 통제가 심해지지 않았습니까? 사회 통제가 심해지면 그만큼 장사에 지장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장사에 지장이 생긴다는 것은 물자 유통이 잘 안 된다는 것이고, 그만큼 장사 기회가 줄어들면서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요, 구매력도 떨어지면서 악순환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통제가 심해지면서 장사가 잘 안되고 생활이 어려워지는 악순환도 김정은 시대 3년의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인민생활의 향상’, ‘경제 강국의 건설’을 강조한 김정은 제1위원장. 그에 대한 북한 주민의 기대는 컸습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오늘날 실제 북한 주민 사이에서 들리는 말은 ‘나아진 것이 없다’, ‘사는 것이 힘들어진다’ 등이 대부분인데요, 당연히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평가도 좋지 않습니다.

[Ishimaru Jiro] 첫 시기에는 김정은에 대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젊고 새로운 정치 방식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그럼 생활도 좋아지겠다’. 하지만 통제가 심해지면서 잘 안 되지 않았습니까? 지난 3년간은 전반적으로 마이너스 평가를 하는 사람이 많다고 봅니다. 이런 사회 분위기가 계속될 경우 역시 김정은에 대한 권위도 떨어지고, 세습에 대한 평가도 떨어지고, 그러면 체제유지에 있어 안 좋은 분위기가 생길 수 있거든요. 그래서 김정은 본인과 당국자들도 앞으로 제일 큰 과제는 생활 향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이것을 구체화하려면 역시 통제를 풀어야 하고, 개혁개방 쪽으로 조금이라도 나가야 하는데, 이런 기대와는 반대로 간다는 것이 사람들의 평가인 것 같습니다.

이제 북한에서는 시장 영역이 확산하면서 북한 경제를 더는 ‘계획경제’라 부르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도 북한에서 장마당이 발달하고 택시가 늘어나는 등 곳곳에서 시장경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북한 주민의 생활이 나아졌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하는데요, 단순히 평양을 방문해 얻은 느낌만으로 북한 경제가 좋아졌다는 것을 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설명입니다. 또 실제로 북한 주민은 사는 게 더 어렵고 힘들다고 입을 모읍니다.

김정은 시대 들어 경제적으로 삶의 윤택함을 바라고 모든 면에서 나아지기를 북한 주민은 간절히 원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희망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것은 북한 주민에게 또 다른 인내심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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