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사회주의조선은 ‘인류가 원하는 이상사회’ 선전”

서울-오중석, 이현웅 ohj@rfa.org
2021.07.26
socialism_slogan_b 김정숙평양제사공장에 걸린 '사회주의 강국건설' 슬로건.
/AP Photo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 노동신문 723일자 6면에 수록된 인류의 이상은 사회주의사회에서만 실현될수 있다는 논설입니다. 이 논설은 사회주의조선 이야말로 진정한 인민의 세상, 인민의 나라이며 인류가 꿈속에서나 그려보던 이상사회라고 주장하면서, 인류는인간의 참된 삶과 행복이 꽃피는 이상사회의 모습을 우리 조국의 현실 속에서 찾고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북한을 동경하는 것은 인류가 오랫동안 바라던 숭고한 정신과 도덕이 차넘치고 인민의 이상과 염원을 실현시켜주는 진정한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세기말에 사회주의가 무너진 것은 과학으로서의 사회주의의 실패가 아니라, 사회주의를 변질시킨 기회주의의 파산이라면서, 북한은 인류가 수천 년 동안 그처럼 갈망하던 이상사회, 인간의 자주성이 전면적으로 실현되는 우월한 사회제도를 이 땅위에 세워 놓았다고 자찬했습니다. 인류의 미래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사회주의에 있으며, “사회주의 길로 나아가는 것은 어길 수 없는 역사발전 법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북한을 인류와 세상 사람들이 동경하는 이상사회라며, 북한 주민들을 기망(欺罔)하고 있습니다. 세기적인 요설(妖說)이 아닐 수 없는 데요.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논설은, 조선노동당이 “인류가 수천 년 동안 갈망하던 이상사회, 인간의 자주성이 전면적으로 실현되는 우월한 사회제도를  북한에 세워 놓았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북한을 인류가 바라는 진정한 사회주의 국가라고 강조했는 데요. 이와 같은 자화자찬식 사회주의 선전은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수 있다  망상에서나 나올 수 있는 말입니다. 현재 북한 주민들은 하루끼니를 걱정하며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처참한 생활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폐쇄적인 전체주의국가로 지탄받고 있으며, 개인의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 수준평가에서 세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인류가 꿈꾸는 이상사회란 태어날 때부터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자유와 인권, 그리고 경제적 풍요가 보장되는 사회입니다.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들이 전혀 인정되지 않고 있는 북한 사회주의를 인류가 바라는 이상사회로 선전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의 인격과 존재자체를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인민적인 선전만행(宣傳蠻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인민대중의 세기적 염원을 실현하려면 오직 사회주의로 나가야 하며, 인류가 사회주의길로 나아가는 것은 어길 수 없는 역사발전의 법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사회주의에 대한 자폐적 이해와 선전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자본주의 대안(代案)으로 제시한 사회주의는 레닌과 모택동, 그 후예들의 70여 년에 걸친 실험에서 역사적 실패로 종결되었습니다. 역사발전법칙은 이미 파탄난 상태입니다. 마르크스의 역사적 유물론과 자본주의분석은 역사를 생산양식의 단계적 변화로 파악하고 노동착취와 소외에만 초점을 맞추어 권력투쟁차원에서 진행되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사회주의경제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①근로의욕 부족과 경쟁부재로 인한 생산성 하락, ②중앙명령계획과 관료의 부정부패, ③언론의 비판적 기능이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다 북한 사회주의에는 김일성-김정일주의, 수령독재, 혈통세습과 같은 북한 특유의 비()사회주의적인 요소들이 제도화되어 있습니다. 북한은 진정한 사회주의를 언급할 자격과 정치적 도덕성을 상실한 것입니다. 인류가 가야할 방향이 사회주의라는 주장은 과학적인 분석과 합리적 근거가 결여된 미신(迷信)이며 기만선전’(欺瞞宣傳)입니다.

오중석: 북한 사회주의는 사회주의사상가들이 주장하는 사회주의 본 모습과는 너무 달라진정한 사회주의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사회주의를 고집하고 선전하는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의 통치이념은 사회주의가 아니라 김일성-김정일주의입니다. 사회주의는 유물론에 근거하고 있지만, 김일성-김정일주의는 관념론에 바탕을 두고 있어 유물론의 전통(傳統)에서 크게 벗어나 있습니다. 수령독재를 합리화하려는 불순한 목적 때문입니다. 북한은 1950년대 말에 사회주의 완성단계에 들어갔다고 선언했지만 뒤로 후퇴해 있으며, 현재 북한이 사회주의 어느 단계에 있는 지, 그 좌표도 제대로 긋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사발전단계는 권력의 혈통세습으로 인해 두 단계나 뒤인  봉건주의단계로 퇴보해 있습니다. 생산수단의 국가소유와 중앙계획경제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것은 사회주의 이상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목적에 있다기 보다, 수령독재 유지수단을 확보하려는 데 있습니다. 최근 북한 통치집단이 사회주의선전을 부쩍 강화하고 있는 것은 사회주의실패를 은폐하여 주민들의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평불만을 차단해보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이미 기능부전에 빠진 통치이념과 이론, 방법을 고집하는 한 북한사회는 계속 후퇴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사회주의에로의 역사발전 방향을 돌려세울 힘은 이 세상에 없다면서, “인류의 영원한 미래는 사회주의에 있다고 끝을 맺고 있습니다. 이런 황당한 주장을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사회주의 사상가들의 지적 결함은 인간과 인간 본성에 대한 진단 및 이해 부족에 있습니다. 이것은 사회주의가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사회의 핵심 구성원인 인간에 대한 바른 이해도 없을 뿐 더러, 인간을 인간답게 여기지 않고 사회구조와 기능을 통해 인간을 억압통제하는 방법으로 이상사회를 실현할수 있다는 생각은 불순한 다른 목적없이는 성립 불가능합니다. 100여 년 전 1917년 볼세비키 혁명으로 현실 정치권력으로 출현한 사회주의는 작동이 멈춰 폐기되었지만, 자본주의는 여전히 작동되고 있으며, 인류의 이상인 자유와 평등의 지평을 나날이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도 이런 사실을 장마당 시장활동을 통해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노동신문의 사회주의 날조선전(捏造宣傳)에 설복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 감사합니다.

기사작성: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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