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내부힘으로 대내외적 난관 돌파 선동”

서울-오중석, 이현웅 ohj@rfa.org
2020-01-22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정면돌파전' 사상을 담은 선전화가 제작됐다고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정면돌파전' 사상을 담은 선전화가 제작됐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노동신문 1월 16일자 1면에 수록된 “우리의 주체적 힘, 내적 동력을 백방으로 강화하자”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외부의 최대압박과 봉쇄를 짓부시고 사회주의승리를 이룩하기 위한 무기는 자력갱생이라며 내부적 힘의 축적을 강조했습니다. 당의 영도체계가 확고히 서있기 때문에 방법론만 잘 세우면 현재 직면한 모든 문제들을 성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인민대중제일주의 철저구현, 집단주의 우월성 최대 발양, 혁명전통교양 강화를 통해 사회주의 건설의 전(全) 전선에서 주체적 힘을 강화해 모든 난관을 극복해 나가자”고 선동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주체적 힘’ 즉 내부의 힘으로 무력화시키고 현재 직면한 ‘최악의 압살기’를 ‘눈부신 전성기’로 역전시킬 수 있다며 자력갱생을 강도 높게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인식이 제대로 된 사고에서 나온 것인지 의문스럽습니다. 관련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사설은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압박과 봉쇄에 나선 것은 제국주의 세력들이 북한에 정치군사적으로 완패했기 때문이라는 억지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적들은 자체의 힘을 비축하고 자력으로 천사만사를 해결해나가는 국가와 인민을 제일 무서워하며 절대로 어쩌지 못한다며 자력갱생노선의 정당성을 왜곡해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북한의 정세인식이나 판단은 주민들의 정세인식을 오도(誤導)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압박과 봉쇄강화는 북한의 정치군사력에 패했기 때문이 아니라 비인도적이고 반인권적며 무소불위의 독재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김정은 정권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독재정권의 일방적인 선전에 속아 넘어 가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중석: 현재 북한은 비핵화 약속을 저버림으로 인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강력한 제제와 압박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로 인해 북한 체제는 점점 고사될 수 밖에 없는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번 사설은 이런 엄중한 체제위기사태를 앞에 두고도, “방법론만 잘 세우면 얼마든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내부를 백방으로 강화 할 수 있다”며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선전행태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국제사회의 전방위적인 대북 제재와 압박은 이제야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지난 2년간 북한 김정은 정권은 내부적으로는 비핵화할 의도가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경제적 제제조치를 모면하기 위해 비핵화할 의지가 있는 양 속이고 ‘정상회담전략’을 통해 핵무기 고도화를 위한 시간벌기에 나섰던 것입니다. 하지만 정상회담전략이 더 이상 먹히지 않고, 핵무기 개발 의지를 숨길수 없게 되자 비핵 군축을 주장하며 국제사회와 극단적인 대립갈등 국면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북한은 내부적으로 식량배급제도 복원실패, 보건의료체계 부실심각, 인권상황 악화, 외화부족과 같은 체제유지에 필요한 시급한 문제들이 발등의 불로 떨어진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핵이 밥먹여 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위기에 처한 김정은 정권은 북한 주민들에게 그동안 허풍쳤던 경제강국국건설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치를 낮추기 위해 온갖 선전선동수단을 다 동원해야할 판입니다. 그러나 국제사회로부터 점점 더 ‘외톨이’가 되어가고 있는 김정은 정권이 ‘주민 기대치관리’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적대세력들의 제재압박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주체적 힘’과 ‘내부적 힘’의 총발동이 절실하다며, 북한 주민들의 노력동원을 또 다시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인민대중제일주의 철저한 구현”을 주장해, 이율배반적인 논지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런 이중적인 행태를 어떻게 보십니까?

이현웅: 북한이 ‘자력갱생노선’을 고집하고 ‘내부적 힘’으로 현재 닥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과 정책을 고수하는 한,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철저히 구현한다”는 주장은 한 낱 ‘허구’에 불과합니다. 인민대중을 하늘처럼 여긴다는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진정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력갱생노선’을 폐기해야만 합니다. 독재정권이 북한 주민들의 노동을 독점적으로, 강압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이에 대한 합리적 대가와 보상을 제공할수 없는 상황에서 “인민대중제일주의 실현”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북한의 자력갱생경제는 사회주의폐쇄경제를 기본 골격으로 하고 있습니다. 북한 경제는 민간소비 최대억제, 군사비지출 확대, 소규모생산시설증가와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주민들의 윤택한 삶을 뒤받침할 수 있는 양질의 생필품 생산이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북한 경제의 구조적 특성이 이러함에도 그 본질을 숨기고, “인민대중제일주 구현”을 외치는 것은 주민들을 바보처럼 속이고 있는 것입니다.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진정으로 실현하고 싶다면, 먼저 ‘노동의 주인’은 바로 주민이며 그 대가도 주민들의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정권은 주민들의 노동을 마음내키는 대로 강제착취하는 제도를 전면 폐기해야 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독재정권의 ‘노예’가 아닙니다.

오중석: 북한이 현 시점에서 모든 단위, 모든 분야에서 ‘내부적 힘’의 총발동을  주문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은 지난 연말 “정면돌파전”을 올 해 핵심 투쟁구호로 채택했습니다.  경제적 침체와 외교적 고립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권력유지의 최후 수단중 하나인 김정은의 통치자금도 바닥난 상태입니다. 김정은의 유일한 통치자원은 주민들에 대한 ‘도덕적 자극’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도덕적 자극역시 외부적 자극의 하나로, 주민들을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외부적 자극만으로는 ‘노동의 총발동’을 이뤄낼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입니다. 진정한 ‘노동의 총발동’은 자본주의개혁을 통해서만 이루어질수 있습니다.

오중석: 내적으로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선동하고 있는 이번 사설이 북한 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은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사설은 주민들의 내적 힘을 모의기 위한 수단과 방법으로 집단주의우월성을 최대로 발양시키고 혁명전통교양활동을 강화하며, 당의 사상관철전과 당정책옹위전의 불길을 세차게 타오르게 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일 시대부터 강조해온 내용과 한치도 달라진 점이 없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지난 70여년 동안 쉼없이 들어온 ‘소리’에 별다른 감응을 느끼지 못할 것이며 타성적인 움직임으로 일관할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