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전인민의 ‘애국단결’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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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 안녕하세요.

양성원 :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 네. 2월 5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애국으로 단결하자'라는 정론입니다. 이 정론은 "단결은 승리이고 분열은 패배라는 것은 만고의 철리이며, 조국에 대한 사랑이 인간이 지닐 수 있는 가장 숭고하고 고결한 사상감정이고 애국으로 뭉친 단결이야말로 역사의 기적을 낳고 승리의 변혁을 창조하는 문자 그대로의 불가항력"이라고 썼습니다. 이어 '애국으로 단결하자'는 구호는 "국가특유의 전진동력을 배가해주고 계속혁신, 연속도약의 줄기찬 기세를 담보해주는 불멸의 기치, 강국건설의 위력한 표대"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준엄한 도전과 난관 속에서도 웅대한 이상과 포부, 억척의 신념과 의지, 결사의 희생정신을 지니시고 조국과 인민을 위한 불멸의 업적을 이룩하고 순간의 휴식도 모르며 더 큰 승리를 위한 투쟁의 앞장에 결연히 나선 김정은 동지는 절세의 애국자"라고 추켜세웠습니다. 이에 더해 "오늘 시대가 부르는 애국은 천하제일 위인인 김정은 동지의 원대한 애국의 이상과 포부를 가슴 깊이 간직하고 그 숭고한 높이에서 조국을 사랑하고 조국을 위해 한 몸 다 바치는 것"이라며 '김정은 애국 따라 배우기'를 촉구했습니다.

양성원 : 이번 정론은 "나라 마다 나름대로의 발전방식"이 있는데, 북한의 경우 "애국으로 뭉친 전체 인민의 단결을 승리와 번영의 초석으로 하는 특출한 나라"라며 발전방식의 특수성을 주장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 이번 정론은 북한이 "창건 첫 기슭부터 오늘에 이르는 근 80년 역사에 승리와 영광만 아로새길 수 있었던 것은 애국으로 단결된 인민의 힘이 번영의 초석으로, 비약의 근본원천으로 되어 왔기 때문"이라고 적었습니다. 그 역사적 실례로 ①"간악한 침략의 무리가 전쟁의 불을 질렀을 때에는 전체 인민과 군대가 노도마냥 일떠서 전승의 7.27을 안아왔다"며 '6.25전쟁의 승리'를 언급하였고, 이어 ②"우리 인민은 사회주의를 지구상에서 없애버리려는 제국주의의 발악이 극도에 달하였던 지난 세기 90년대 중엽에는 '사회주의 지키세'의 노래를 전인민적 합창으로 부르며 고난의 행군의 사선천리를 강인하게 넘고 헤쳐왔다"며 고난의 강행군을 적시했습니다. 그러나 김일성의 6.25전쟁도발이나 김정일의 고난의 행군시기 극단적인 폐쇄정책은 사회발전 전략도 국가발전 전략도 아니었으며 인민대중의 의지와는 전혀 무관한 김일성의 권력장악과 독재권력 세습 및 공고화 술책이었습니다. 김일성의 전쟁도발은 한반도의 폐허와 민족최대의 비극을 초래했으며 김정일의 쇄국정책으로 수백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했습니다. 현재의 김정은 정권도 '정비 보강 전략'만 되뇌고 있을 뿐 인민대중을 위해 제대로 된 전략 하나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양성원 : 이번 정론은 조국사랑과 부강번영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헌신의 세계에서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와 같은 절세의 애국자는 이 행성에 없다"고 선전했습니다. 이러한 과장된 선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이번 정론에 의하면, 김정은이 절세의 애국자인 이유를 세 가지로 밝히고 있는 데요. 첫째, 김정은은 "온 세계가 우러르는 불세출의 위인이지만 국가라는 그 부름 앞에서는 한없이 겸허하며 국가를 성스럽고 존엄 있게 대하기 때문"이고 둘째, 김정은은 "포부와 이상부터가 천하제일이었고 반만년 민족사의 가장 영광스러운 시대, 우리국가제일주의 시대가 그의 웅대한 포부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며 셋째, 김정은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이 조선, 이 인민을 세기의 하늘가에 높이 떠올리고도 만족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절세의 애국자라는 주장과 그 근거로 제시된 이유들은 납득이 안 되는 일방적인 선전에 불과합니다. 정치지도자에 대한 평가는 궁극적으로 역사의 몫이며 현존 지도자에 대한 찬양일색의 평가는 우상화에 불과합니다. 김정은은 인민대중의 안정된 삶과 국가발전을 위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절세의 애국자이기 보다는 본인의 우상화와 신격화, 핵무기정치, 4대권력 세습에 골몰하는 '절세의 독재자'라는 말이 어울릴 것입니다.

양성원 : 이번 정론은 "'애국으로 단결하자'는 더 큰 승리와 번영을 위한 가장 간절하고 중요한 실천 구호"라고 밝혔습니다. 현 시점에서 애국과 단결을 강력하게 호소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이번 정론은 "국가가 인민들의 삶과 운명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보살펴 주기 때문에 애국은 한두 집단이나 몇몇 사람의 소행이 아니라 전체 인민의 보편적인 감정이 되고 민심의 가장 주도적인 흐름이 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김정은이 "2024년을 위대한 우리 국가와 인민을 위하여 더 분발하는 해가 되게 하자고 호소하고 있다"며, 천만이 "총비서 동지의 애국의 이상과 포부, 애국의 신념과 의지, 애국헌신의 숭고한 세계를 가슴에 안고 그에 대한 충성의 일편단심으로 한 마음 한 뜻으로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의 애국이고 우리의 단결"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주장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정론의 애국과 단결 호소는 김정은이 지난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회의 시정연설에서 제시한 '지방발전 20승 10정책'(10년동안 1년에 현대식공장 20개씩 건설) 추진을 앞두고 해당 일꾼과 간부들 그리고 근로자들의 노력경쟁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해석됩니다.

양성원 : 이번 정론은 "전사회적인 애국운동의 불길이 세차게 타 번지게 하는 데서 일군들과 당조직들의 역할은 기폭제"와 같다며, "일군들부터 애국자"가 돼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일선 일꾼들은 이런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김정은은 지난 1월 23일과 24일 개최한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지방발전 20승 10정책을 "공화국의 장성발전을 위한 거대한 변혁, 거창한 혁명"이라며 "정책수행평가를 진행하여 과제를 수행하지 못한 담당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이 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현대식 공장건설에 필요한 재원과 설비, 자재, 원료 등 기초적인 물질적 조건이 구비돼 있어야 가능합니다. 중앙집중적인 계획경제체제하에서 물자동원 권한도 능력도 없는 지방당 간부들과 일꾼들은 깊은 시름에 잠기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양성원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 네. 감사합니다.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