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전주민 ‘백두의 혁명정신무장’ 촉구
2023.05.15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5월 12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는 우리 인민을 혁명정신의 강자로 키우시는 위대한 스승이시다”라는 논설입니다. 이 논설은 “혁명정신무장사업에서 끝이란 있을 수 없다“면서, 그 이유로 지난 세기에 ①공산주의길로 들어섰던 많은 나라들이 자본주의로 복귀한 것과 ②혁명정신무장사업을 소홀히 하면 당과 국가가 한순간에 망하게 되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었습니다. 이어, 김정은은 “전민을 백두의 혁명정신으로 무장시키는 것”을 “중차대한 전략적 과업”으로 내세우고 이를 “강력하게 실행해나가는 탁월한 정치가”라고 선전했습니다. 그리고 “혁명의 준엄한 시련을 겪어보지 못한 새세대들에게 실천투쟁은 사상정신적으로 의지적으로 억세게 준비하는 중요한 계기로 된다”고 썼습니다. 또한 “자력갱생은 조선혁명의 유일무이한 투쟁정신이며 불변의 전진방향, 발전방식”이라고 적고, 백두의 혁명정신이란 “제국주의강적과의 판가리결사전에서 창조된 불굴의 정신”이며 “제국주의와는 끝까지 싸워 반드시 이기겠다는 결사항전의 정신”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인민들이 “계급적 근본을 잊고 원쑤들에 대한 환상을 가지는 것은 자멸을 청하는 어리석은 행위”이며 “제국주의자들과 계급적 원쑤들의 본성”은 절대로 변하지 않으므로 “적들과는 비타협적으로 투쟁하여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뼛속깊이 새겨 안아야할 계급투쟁의 철리”라고 주장했습니다.
양성원: 이번 논설은 ‘전민의 백두혁명정신무장’을 전략적 과업이자 ‘항구적인 전략적 노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노선 채택과 강요는 북한 주민들의 미래의 삶을 어둡게 만들 것 같은데, 이에 대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논설은 “전략수립은 혁명투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라며, “올바른 투쟁전략을 내세워야 침체와 답보를 모르고, 이룩한 승리와 성과를 끊임없이 확대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전략적 과업은 시기마다, 단계마다 달라질 수 있으나, 어떤 전략을 선택하든지 절대로 허용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물질지상주의, 경제만능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혁명의 전세대들이 창조한 위대한 투쟁정신으로 튼튼히 무장시키는 사업은 전술적인 대응책이 아니라,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전략적 노선”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경제발전과 물질적 풍요없이 사회주의를 완성할 수 없습니다. 자본주의단계를 인위적으로 생략하고 폭력혁명과 인민전쟁, 스탈린의 강제이식으로 세워졌던 사회주의국가들은 전략적 실패를 인정하고 자본주의로 회귀하였습니다. 그 결과 개혁개방노선을 채택하고 빈곤의 함정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항일혁명전통교양과 자력갱생경제를 본질로 하는 백두의 혁명정신무장은 올바른 전략적 과업이나 항구적인 노선이 될 수 없습니다.
양성원: 이번 논설은 “계급적 근본을 잊고 원쑤들에 대한 환상을 가지는 것은 자멸을 청하는 어리석은 행위”이며, “적들과는 비타협적으로 투쟁하는 것이 계급투쟁의 철리”라고 주장했습니다. 주민들을 향한 북한의 끊임없는 ‘대적의식고취’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의 대적의식 날조는 전형적인 대민 사기극중 하나입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헌법은 자국의 침략전쟁을 철저하게 거부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주민들에게 대 조선핵전쟁 연습에 광분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미국과 한국, 일본은 상대방의 선전포고와 공격없이 전쟁을 먼저 일으킬 수 없는 나라들입니다. 현대사에서 가장 참혹한 침략전쟁을 기습적으로 일으킨 쪽은 김일성치하의 북한이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그가 일으킨 6.25남침전쟁을 ‘조국해방전쟁’, ‘정의의 전쟁’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전쟁이후 정적제거와 노선투쟁, 권력구조와 권력세습 실상을 보면 철저하게 김일성 개인의 권력욕구 충족과 김씨 일가의 영구권력 장악이 본질이었으며 대적의식고취의 목적이었습니다. 북한은 없는 위협을 조작하거나 정치군사적 강경도발을 감행하고 이에 따르는 외부의 방어적 대응을 미증유의 위협인양 선전하는 방식으로 독재세습권력을 유지해 오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러한 저급하고 구태의연한 ‘생존방식’에서 벗어나야 하며, 인민들의 자유로운 정신세계를 더 이상 짓밟아서는 안될 것입니다.
양성원: 김정은 정권은 2019년 말부터 백두의 혁명정신을 강조하며 백두산 행군에 인민 전체를 강제동원하고 있다는 데 이는 일반국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아닌가요?. 북한이 백두산 행군의 필요성을 계속 강조하는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논설은 백두산 답사행군의 필요성과 관련하여 “혁명의 준엄한 시련을 겪어보지 못한 새세대들에게 있어서 실천투쟁은 사상정신적으로, 의지적으로 억세게 준비하는 중요한 계기로 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김정은이 “혁명의 주력으로 등장한 새세대 청년들에 대한 교양육성문제”를 중시하고 있고, “청년들을 혁명의 계승자, 노동당의 후비대, 사회주의건설의 역군으로 준비시키는 것을 주체혁명의 창창한 미래를 담보하는 제일중대사로 내세워 주었기 때문”이라고 적었습니다. 이런 주장에 근거해 볼 때 백두산 강제행군을 계속 이어가려는 것은 김씨 일가의 권력독점과 독재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젊은 청년들의 불만이 독재정권에 대한 항거로 번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해보려는 통제술책의 하나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1930년대 김일성의 행적과 사상을 강제주입하는 고답적인 행군방식으로는 첨단인공지능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학생들의 마음을 얻지 못할 것입니다.
양성원: 이번 논설은, 백두의 행군길을 꿋꿋이 이어 사회주의 완전승리와 공산주의의 밝은 미래를 향해 나가는 전인민적인 투쟁대오 진두에 불세출의 위인, 김정은이 서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오늘의 지구는 빛의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국제정세와 환경변화는 모든 나라의 내부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세상변화를 읽고 그 교훈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공산주의종주국 소련은 출범 70년만에 무너졌으며 그 이후 자유와 인권, 민주와 기회의 평등, 복지를 핵심 가치로 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경제가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항일 빨치산시대의 사고와 행동틀에 자신들을 얽어매고 실현불가한 공산주의를 들먹이며 혹세무민하고 있는 노동신문의 반인민적인 선동행태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양성원: 이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글 이현웅,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