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8월 5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5대교양을 기본으로 사상사업을 실속 있게 벌려야 한다"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김정은의 "당원들과 근로자들을 참다운 김일성-김정일주의자로 키우기 위해 사상교양사업에 힘을 집중해야 한다"는 말을 전하면서 "혁명대오에서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사회주의건설에서 새로운 단계로 이행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은 당원들과 근로자들이 당과 혁명에 대한 높은 충실성을 지니고 비상한 자각과 열정의 발휘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5대교양을 통하여 실현하게 된다"고 적었습니다. "5대교양을 실속있게 진행해야 대중이 혁명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따라 배워 수령에 대한 충실성을 혁명적 신념과 의리로 간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참된 애국자, 투철한 반제계급의식을 지닌 열혈투사, 고상한 도덕품성을 지닌 문명한 사회적 인간으로 준비될 수 있다"고 썼습니다. 그리고 5대교양을 실속 있게 벌려나가기 위해서는 "사상교양사업을 특정한 계기와 정황에서만 하려고 해서는 안 되며, 일하면서 교양하고 교양하면서 일하는 원칙에서 사상교양의 도수를 계속 높여나가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특히 당의 기층말단조직인 당세포들은 "구체적인 교양계획 밑에 가장 효과적인 교양방법을 적극 탐구 적용해 나가며 충실성의 귀감자료와 긍정적 소행자료 등 다양한 내용으로 교양사업을 입체적으로, 공세적으로 하여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양 성원: 이번 기사는, 조선노동당 제6차 세포비서대회(2021.4.6-8)에서 김정은이 '당사상교양의 기본내용'으로 정립해준 '5대교양'을 입체적이고 공세적으로 벌려나갈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기사는 입체적이고 공세적인 사상교양방법으로 "출근길에서도 하고 일을 시작하기 전에도 하며 사업총화 때에도 하고 집체적으로나 개별적으로도 하면서 모든 공정과 계기가 효과적인 교양시간, 교양공간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같은 교양방법 제시는 김정은이 당 제6차 세포비서대회의 결론, '현시기 당세포강화에서 나서는 주요과업에 대하여'에서 언급한 '당세포 10대 중요과업'중 두 번째 과업인 "당원들과 근로자들 속에서 5대교양을 기본으로 사상교양사업을 실속있게 벌리는 것"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이 두 번째 과업 제시 배경설명에서 "우리 혁명대오에서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투쟁조건과 환경이 엄혹하며 사회주의건설이 새로운 단계로 이행하고 있는 현실은 전체 당원들과 근로자들을 공산주의적 인간으로 키우기 위한 교양사업을 더욱 심화시킬 것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통치집단이 제아무리 교양사업을 강화한다 해도 인간본성에 반하는 '공산주의적 인간 만들기' 교양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5대교양'을 "당원과 근로자들을 혁명적으로 교양하는 명약"이며, "항구적으로 진행해나가야 할 당 사상교양의 기본 내용"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의 '5대교양 선전 및 교양강화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은은 제6차 세포비서대회에서 5대교양 사업을 강조한 데 이어 "당규약학습을 강화하고 당생활을 정규화, 규범화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특히 '당세포총화'는 '사상단련의 용광로'라며, "자기비판과 호상비판, 밑으로부터의 '올리비판'을 강화하여, 온갖 이색적인 사상경향과 요소들을 제때에 극복해나갈 것"을 강조했습니다. 이번 기사 역시 당세포들은 "신념이 나약한 사람에게는 혁명전통을 심어주고, 대적관념이 떨떨한 사람에게는 계급적 각성을 높여주며, 자기 직업, 자기 고향에 대한 애착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애국심을 북돋아주고, 수입병에 걸린 사람에게는 자력갱생의 정신을 새겨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5대교양강화의 궁극적인 목적은 주민들을 '김일성-김정일주의자'로 만들고, 북한 사회를 '김일성-김정일주의'로 일색화하려는데 있습니다. 5대교양강화와 김일성-김정일주의 일색화는 주민들의 김씨 일가에 대한 종속을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보편적 인권시대인 21세기 시대정신에 어긋나는 반인도적인 사상적 폭압입니다. 이런 교양은 당장 중지되어야 마땅합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교양의 실효를 높이기 위해 매 사람의 특성에 맞는 처방을 갖고, 대상의 특성과 준비정도에 맞게 교양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교양대상별 '맞춤형 교양'을 강조하고 나온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기사는 북한 사회현상을 "혁명대오에서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사회주의건설이 새로운 단계에로 이행하는 상황"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현시기를 "당원들과 근로자들이 당과 혁명에 대한 높은 충실성을 지니고 비상한 자각과 열정을 발휘해야 할 때"로 규정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에 따를 경우, '맞춤형 교양'을 들고 나온 것은 김씨 일가 권위에 대한 젊은 세대의 부정적 시각과 인식의 확산, 수십 년째 핵무력 개발에 올인하고 있는 통치집단에 대한 인민들의 희망 상실, 세습독재정권의 상투적이고 호전적인 반제 적개심 고취와 열병식 정치에 대한 각계 각층의 불만을 무마하고, 당내 사상사업의 고삐를 조여 체제결속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5대교양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고 강압적인 독재사회 구축에 목적을 두고 있는 이상, 그 어떤 형태의 '맞춤형 교양'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지 못할 것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모든 당세포들에서 5대교양을 기본으로 사상사업을 벌려나갈 때, "당원들과 근로자들의 정신력이 남김없이 과시되게 될 것"이라고 선동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선동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 통치집단은 지난해 12월 26일부터 31일까지 개최된 조선노동당 제8기제6차 전원회의에서 ①알곡 ②전력 ③석탄 ④압연강재 ⑤유색금속 ⑥질소비료 ⑦시멘트 ⑧통나무 ⑨천 ⑩수산물 ⑪살림집 ⑫철도화물 수송을 2023년도 인민경제 '12개 중요고지'로 선정했습니다. 이후 '알곡고지 점령'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전당, 전인민, 전국가적 투쟁을 독려해왔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화성-18형 ICBM 시험발사,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 발사, 샛별 4호와 샛별 9호와 같은 무인 정찰 및 공격기 생산 등 12개 중요고지 달성에 역행하는 군사력 강화에 몰두했습니다. 주민들은 당세포들의 5대교양 사상사업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나서지 않을 것입니다.
양성원: 이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