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청년과 근로자 대상 ‘공세적인 반미계급교양’ 강조”

서울-오중석, 이현웅 ohj@rfa.org
2019-09-25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6·25 미제 반대 투쟁의 날' 평양시군중대회가 모습.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6·25 미제 반대 투쟁의 날' 평양시군중대회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9월 16일자 2면에 수록된 ‘계급교양을 공세적으로 벌려나가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요구’라는 논설입니다. 이 논설은 “계급교양거점을 잘 꾸리고 그 거점들을 통해 인민들에 대한 계급교양을 공세적으로 벌여, 인민들이 어떤 환경에서도 원수들과 견결히 싸우는 전위투사로 준비시킬 것”을 주장했습니다.

오중석: 북한은 사회주의 사상교육에서 계급교양을 가장 핵심적인 교육으로 여기고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번 논설은 계급교양을 공세적으로 전개하기 위해서는 잘 만들어진 계급교양거점이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말하는 ‘잘 만들어진 계급교양 거점’이 무엇인지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네. 이번 논설은 “잘 만들어진 계급교양거점이란 제국주의자들과 계급적 원수들의 야수성과 악랄성, 잔인성을 낱낱이 보여주는 역사의 고발장”이며, “치솟는 분노와 적개심을 불러 일으키는 복수의 발원점”이라고 그 의미를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계급교양거점을 찾는 사람은 누가 되었든지 불타는 증오심과 함께 원수들과는 끝까지 맞서 싸워야 한다는 철석 같은 의지를 가다듬을 수 있는 자료들로 꾸려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만들어 놓은 기존 계급교양거점에는 “인간의 탈을 쓴 제국주의자들과 원수들의 귀축 같은 만행을 적나라하게 폭로 단죄하는 증거물들과 직관물, 자료들이 생동하게 전시되어 있으며 우리 인민에게 헤아릴 수 없는 불행과 고통을 들씌운 제국주의자들과 계급적 원수들의 죄행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대표적인 계급교양거점으로 ‘신천박물관’과 평양의 ‘중앙계급교양관’을 언급했습니다. 한 해에 북한 주민 2천여 만 명이 이 두 곳에서 계급교양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고 전해지는 곳입니다. 이런 사실은 북한이 전쟁국가요. 병영국가임을 증거해 주고 있습니다.

오중석: 북한은 이번 논설에서 계급교양거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참관 주민들의 대적 의식을 북돋을 수 있는 다양한 방안까지 제시했습니다. 북한 정권의 주민들에 대한 끊임없는 대적의식 고취행태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논설은 “주민 계급교양에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양자료를 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먼저 제국주의자들과 원수들이 과거에 감행한 죄행자료와 생생한 현실자료를 발굴, 학술적으로 연구하여 만행자료, 반증자료, 대비교양자료 등을 풍부하게 갖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이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개한 죄행자료나 만행자료를 찾기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불법행위나 반인권적인 죄행 또는 만행이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있지도 않는 죄행과 만행을 계급 교양에 동원하기 위해서는 사실을 왜곡하고 조작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선례로 보아 북한을 이탈하여 한국이나 제3국에 머물다 북한으로 돌아간 인물들을 강사로 동원, 거짓 시나리오를 작성해 발표케 하거나 허위로 조작된 사건을 교양자료로 활용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 자료가 허위와 거짓으로 만들어진 교양자료라는 점에서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으며, 이로 인해 주민교양과정에서 북한이 미국이나 한국보다 더 파괴적이고 공격적이며 도발적이라는 사실만 폭로되어 역효과를 가져올 공산이 매우 크다 할 것입니다.

오중석: 북한은 이번 계급교양에서 청년동맹과 근로단체들의 역할을 높이는 것 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이번 계급교양에서 노리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논설은 청년동맹과 근로단체들에게 ‘읽은 책 발표 모임, 지은 글 발표 모임, 영화실효 모임, 웅변 모임, 시 낭송 모임, 전시가요경연과 같은 계급교양방법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방법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도 함께 제시했는데요. “대화타령을 늘어 놓으면서 돌아 앉아서는 반(反)공화국제재 봉쇄와 책동의 도수를 높이고 있는 적대세력들에 대한 치솟는 적개심과 높은 계급적 자존심을 지니도록 할 것”과 “이런 교양에 힘입어 생산과 건설에서 새로운 비약과 혁신을 일으켜 나갈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외부의 위협을 과장하여 근로자들의 생산성 제고 활동을 독려하고 청년들의 사상적, 사회적 일탈을 차단해보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오중석: 북한은 지난 9월 9일 외무성 제1부상 최선희를 통해 미국과 9월 말에 비핵화 협상을 하자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대미(對美) 협상재개를 요청하고 나선 입장에서 반미계급교양 강화를 주장한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미국의 북한 비핵화 목표는 북한 핵무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입니다. 이에 반해 북한은 미국에 핵 보유국임을 인정하고, 체제안전 보장, 미국과 한국의 합동군사연습 파기, 궁극적으로 주한미군 철수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서로 골이 깊은 상반된 주장과 입장은 미국과 북한의 대화와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을 현저하게 낮추고 있습니다. 북한이 ‘조선반도 비핵화’를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비핵화 요구를 받아들일 용의가 애초부터 없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북한은 미북 실무협상과 3차 미북 정상회담이 재개되어도 성공한 협상과 회담으로 되기 어렵다는 것을 예상하고 있을 것입니다. 대미 협상과 회담이 어떻게 진행되든 체제유지와 대내 결속을 노린 계급교양활동은 포기할 수 없다는 기존 인식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오중석: 북한 주민들은 1950년대부터 똑같은 내용으로 반복되고 있는 반미계급교양을 어떻게 받아 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은 신천박물관과 평양에 있는 중앙계급교양관을 비롯하여 전국 주요 지역과 기관에 있는 계급교양관과 계급교양실을 동원하여 전 주민을 대상으로 한 계급교양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을 대미(對美), 대남(對南) 전쟁광으로 만들기 위한 거센 사상교육 광풍이 불어 닥칠 것입니다. 그러나 전후 세대인 북한의 청년들과 근로자들은 근거도 빈약하고 확인도 할 수 없는 일방적인 당국의 주입식 사상교육을 마음으로까지 용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북한 정권은 현실과 동 떨어진 반미계급교양을 중단하고 주민들의 인권이 발현되고 개성과 자아실현을 보장하는 실리위주의 교양교육에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