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의 ‘공격전’ 미화선전”

서울-오중석, 이현웅 ohj@rfa.org
2019-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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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018년 육성 신년사에서 핵무력에 대한 자신감을 토대로 한 대남 '유화공세'와 자립적 경제발전 의지를 밝히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018년 육성 신년사에서 핵무력에 대한 자신감을 토대로 한 대남 '유화공세'와 자립적 경제발전 의지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11월 9일자 1면에 수록된 ‘맞받아 나가는 공격정신으로 혁명을 이끄시는 걸출한 영도자’라는 논설입니다. 이 논설은 북한이 전략적 지위와 종합적인 국력에서 근본적인 변혁을 이룩하게 된 것은 공격형의 위인이자 총공격전의 기수인 김정은의 공격적인 영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선전했습니다. 지난 김정은 정권 8년간의 투쟁이 가르치고 있는 고귀한 진리는 역경을 돌파하는 최선의 방도는 공격이라는 것입니다. 강원도 정신과 려명신화 같은 새로운 혁명정신과 진군속도의 창조도 모두 김정은 공격정신의 빛나는 구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지난 8년간의 김정은 통치의 특성을 ‘공격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공격전”이 무엇인지, 관련 내용을 좀 더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논설은 김정은의 통치업적을 핵무기 보유와 그에 따른 북한의 전략적 지위의 상승 및 종합적 국력신장으로 보고, 이 같은 북한의 위상강화는 김정은의 공격기질과 공격배짱으로부터 우러나온 ‘공격전’에 의해 이룩된 것이라고 정리했습니다. 이런 공격전은 “원수들의 발악적인 책동을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리고 어떤 방대한 과업도 폭풍처럼, 화약에 불이 달린 것처럼 전격적으로 밀고 나가며, 조국의 전진에 큰 활력을 부어주고, 사회주의 건설의 모든 전선에서 대 혁신, 대 비약을 일어나게 한 원천으로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번 논설이 얘기하는 ‘공격전’이란 김정은이 지난 8년간 국제사회와 적대적 대립 및 갈등을 고조시키면서 저돌적으로 핵무기 개발에만 진력해온 비타협적이고 소아병적인 정치행태를 김정은의 통치업적으로 미화분식하기 위해 만들어 낸 선전용어에 불과합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김정은의 비정상적인 통치행태를 공격전이라는 이름으로 찬양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지난 8년간 펼쳐온 공격전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지난 8년간, 김정은의 대내외 활동을 냉철하게 따져 보면 핵폭탄 실험, 단거리와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미국 및 한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개최, 중국과 러시아와 관계복원으로 요약됩니다. 특히 대내정치에서는 공포처단 정치 가속화, 가문우상화를 위한 삼지연군 개발, 관광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몇몇 위락시설 건설이 전부 다입니다. 이런 빈약한 업적 중에서 미북간 대화는 교착상태에 빠져 대화이전의 극한 대립관계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고, 한국에는 의미 없는 통미봉남 전술을 구사해 4.27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을 뒤집어 엎고 없던 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북한을 스스로 옭아 매고 있는 핵무기 개발 외에 8년동안 김정은 정권이 이룩한 성과는 전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날 판입니다. 이런 불행한 현실과 불확실한 미래를 우려해 고안해 낸 것이 김정은 공격전 담론입니다. 그러나 김정은의 공격전은 자랑거리가 아니며 신속하게 버려야 할 폐단입니다. 김정은 공격전의 문제점은 ‘자기통제(self-control)의 실패’에 따른 것으로 바로잡지 않고 방치할 경우, 국제적 제재 강화, 고립자초, 주민생활고 가중이라는 참담한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현 정세를 “공격, 공격, 또 공격할 때”라며 총공격시기로 규정하고 “타협과 양보는 곧 죽음이라며, 빨치산 식 공격전법으로 국가 존엄 사수전과 인민운명 수호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정세판단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국가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이후 정세판단과 시기 규정에서 북한은 핵 무력 보유국이라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고 계산에 넣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북한에 ‘핵 무력 보유국 지위’를 절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현 시기를 핵 무력 보유국 지위를 확고하게 얻을 수 있는 총공격 시기 중 하나로 잡고 있는 것은 미국과 한국의 국내정치 상황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환경’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입니다. 트럼프의 국내정치적 입지약화와 한국 내 극심한 국론분열 현상을 고려한 정세판단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 국민들은 북한의 이러한 고답적인 정세판단 기준의 의도를 이미 간파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노리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 핵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은 미국과 한국의 여야, 보수와 진보를 떠나 모두 ‘사활적인 이슈’로 공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김정은의 비상식적인 핵무기 개발과 혈육 독극물 암살 및 고모부 고사포 처형 같은 반인륜적 성격장애행동을 “담력과 배짱, 공격적 기질, 열정과 투지”로 분식하여, 김정은을 탁월한 공격형 지도자로 만드는 상징 조작에 필력을 집중했습니다. 이런 상징조작에 나선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은은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12번에 걸쳐 단거리 미사일을 집중적으로 발사했습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임을 들어 강력하게 북한을 성토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사일을 계속 쏘아댔으며, 대륙간 탄도미사일 도발까지 예고했습니다. 이런 막무가내 도발로 인해 북한은 실익있는 협력이나 대화의 기회를 급속하게 상실해 가고 있습니다. 북한은 스톡홀름 미북 비핵화 실무회담(10.5)이 결렬된 후 김명길 북측 수석대표, 김계관 외무성 고문,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을 내세워 미국에 연말시한까지 북한의 구미에 맞는 새로운 셈법을 들고 나오라는 공격을 계속 퍼붓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요구하는 새로운 셈법 대신 대북 제재 조치를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북한 내부의 단결과 결속은 빠르게 이완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민심이반 현상도 가속화 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따라서 이번 논설의 김정은에 대한 ‘공격형 위인’ 지도자상 상징조작은 ①김일성이나 김정일과 차별성 있는 김정은의 독자적인 권위를 모색하고 ②김정은의 정치적 위상을 제고하며 ③김정은 정권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워 보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김정은의 공격전을 주민들에게 체질화 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요구가 북한 주민들에게 미칠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은 이번 논설을 통해 담론 수준으로 제시한 김정은 ‘공격전’을 사상이론 수준으로 가다듬는 작업을 실행할 것입니다. 이어서 각 정권 기관과 기업소, 사회단체, 협동농장과 기타 작업장의 사상교육과 주민 생활총화를 통해 의식화 세뇌 선전을 강도 높게 진행할 것입니다. 그러나 김정은의 ‘공격전’이라는 것이 성과로 들어난 것이 없다는 점에서 주민들에게는 공허한 교육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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