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12월 9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우리 인민은 왜 사회주의를 생명처럼 귀중히 여기는가"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사회주의는 우리 인민의 생명"이며, "지키면 승리이고 버리면 죽음인 것이 사회주의"라고 강변했습니다. 사회주의 이외의 사상은 "어디까지나 착취계급의 요구와 이익을 대변한 착취계급의 사상이고 제도"이며, "극소수 착취계급을 위한 사상적 도구, 지배적 지위를 안받침하는 수단"이라고 폄하했습니다. 동유럽에서 사회주의가 붕괴된 후 "제국주의자들은 그 무슨 '실패한 실험'에 대하여 떠들면서 마치도 자본주의가 인류사회발전의 영원한 최종단계인 듯이 세계를 기만"했고, "사회주의 배신자들도 사회주의를 한 것부터가 잘못이었다느니 뭐니하며 악선전해왔다"고 힐난했습니다. 당시 사회주의의 '역사적 실패'를 지적한 주장들은 "사회주의이념에 대한 초보적 견해도 가지지 못하고 그 진리성과 과학성을 애써 부정하려는 인민의 원수들이 줴치는 궤변"이며 "거기에는 아무런 타당성이나 역사적 진실성도 없다"고 왜곡했습니다. 북한의 우리식 사회주의는 "인민들을 정치생활의 주인, 경제생활의 주인, 사상문화생활의 주인으로 내세우고 국가와 사회의 모든 것이 인민을 위하여 복무하는 진정한 인민의 사회"라고 선전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기사는 "우리 인민은 자기 자신이 국가와 사회의 주인이 되고 모든 것이 자신들을 위하여 복무하는 우리식 사회주의를 목숨처럼 귀중히 여긴다"며, 마치북한이 인민의 나라인 양 선전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기사는 "우리 사회에서 인민들은 정치생활의 주인"이며 "누구나 고귀한 사회정치적 생명을 지니고 사회적 존재로서의 존엄과 영예를 빛내어 가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전체 인민들이 동등한 정치적 권리를 가지고 사회정치적 활동에 적극 참가하고 있는 사회, 노동자, 농민, 지식인을 비롯한 평범한 사람들이 나라의 정사를 론하는 대의원이 되는 사회가 우리나라 사회주의제도"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모든 노선과 정책에 인민의 의사와 염원이 그대로 반영되고 그 집행도 인민의 이익에 맞게 철저히 실현"되고 있다고 날조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는 인민들의 정치적 자유가 전혀 없습니다. 인민들이 정치적 소신을 밝히고 결사체를 만들어 정치활동을 전개할수 있는 정치영역 자체가 없습니다. 정치적 권리를 갖고 있는 사람은 오직 수령밖에 없습니다. 노동신문은 여기에 대해 진솔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기사는, 사회주의 이외의 사상들은 "극소수 착취계급을 위한 사상적 도구, 지배적 지위를 안받침하는 수단"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북한 사회주의는 그렇지 않다는 것인데요. 북한의 '우리식 사회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기사는 "자본주의사회에서 인민대중에게 차례질 것이란 불행과 고충, 죽음 뿐"이라고 비난하면서 "우리식 사회주의는 인민의 이익과 편의를 최우선, 절대시하고 인민의 이상과 염원을 전면적으로 꽃피워주는 세상에서 가장 우월한 사회주의"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식 사회주의제도하에서 인민대중은 선진적이고 진보적인 사상정신과 과학기술지식, 윤리도덕을 창조할뿐 아니라 선진문화의 향유자가 되어 문명한 생활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우리식 사회주의는 참된 사회주의가 아닙니다. 사회주의에는 인민독재가 있을 뿐이며 특정 가문의 세습독재는 성립될 수 없습니다. 권력의 운용도 민주집중제원칙에 따라야 합니다.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확립 10대원칙이나 수령론과 같은 김씨 일가 우상화와 신격화 이론이나 사상이 횡행해서는 안됩니다. 오직 수령 한 사람만이 '정치적 권력'을 독점하는 우리식 사회주의는 '사이비 사회주의'입니다.
오중석: 이번 기사는 "사회주의와 우리 인민은 운명공동체"이고 "인민이 생명처럼, 목숨처럼 소중히 여기는 우리식 사회주의는 영원불멸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우리식 사회주의의 불멸성'을 들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은 세습독재권력은 수령 1인에게 권력이 독점되어 있는 봉건왕조 권력입니다. 이번 기사는 이런 사실을 숨기고 김정은 정권을 '인민대중'이 주인이며 인민대중이 중심이 되어 이끌어 가는 사회주의'라고 날조 선전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권력이 진정으로 인민대중에게있고 인민대중의 요구와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존재한다면 일당독재부터 없애야 합니다. 인민대다수가 반대하는 핵무력 정책도 폐기되어야 합니다. 노동신문이 사실과는 다르게 우리식 사회주의를 인민대중 중심 사회주의라고 선전하는 이유는 인민들을 독재자의 사고체계에 가두어 놓고 반복하여 세뇌시킴으로써 정치적 억압에 대한 인식과 자각능력을 마비시킴으로써 세습독재권력을 공고히 해보려는데 있습니다. 세습독재에 충성을 다하는 노동신문은 언론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인민들을 지도하고 계몽할 자격을 상실한 '껍데기 매체'일 뿐입니다.
오중석: 이번 기사는 "자기의 미래를 전적으로 책임지고 꽃피워주는 사회주의제도를 끝없이 믿고 따르며 목숨바쳐 지키는 것은 우리 인민의 마땅한 도리이고 본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의 우리식 사회주의는 현재 북한 주민들의 앞날을 책임질 수도 꽃피울 수도 없는 제도입니다. 그 이유는 정치경제적으로 개혁과 개방을 철저하게 거부하고 있고, 외부의 변화바람을 적대시 하며 제국주의와의 전쟁준비에만 몰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상과 주거이전, 여행의 자유가 허용되지 않는 사회주의를 목숨바쳐 지키라는 요구는 전 주민을 '우물 안 개구리'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이런 요구를 진심으로 받아들일 주민들은 없을 것입니다. 중국과 베트남, 쿠바 등 몇 안 되는 사회주의나라들은 30-40년 전에 자본주의를 도입하고 개혁개방에 나섬으로써 주민들의 삶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귀와 눈을 언제까지 속일 수는 없습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