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 주민대상 ‘당과 김정은의 위대성교양’ 강화 촉구”

서울-오중석, 이현웅 ohj@rfa.org
2021.11.29
“북, 전 주민대상 ‘당과 김정은의 위대성교양’ 강화 촉구” 사진은 평양 려명거리 모습.
/AP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11월 27일자 1면에 수록된 “당의 위대성을 신념화한 인민의 힘은 불가항력이다”라는 논설입니다. 이번 논설은 “조선노동당은 반만년 민족사에 특기할 존엄과 승리, 자존과 번영의 긍지 높은 역사를 펼쳐나가는 강유력한 당”이라며 “인민에게 중요한 것은 당의 위대성에 대한 굳은 확신을 지니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당의 위대성은 “사상과 영도의 위대성”을 말하는 것으로, “주체사상을 당의 지도사상으로 내세우고 온 사회에 당의 유일영도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투쟁을 끊임없이 심화시켜 온 것”을 첫째가는 위대성으로 선전했습니다. 조선노동당은 “어떤 천지풍파가 닥쳐와도 인민을 위한 멸사복무의 여정을 줄기차게 이어갈 것”이라며, 전체 인민이 “당중앙의 두리에 철통같이 뭉치고 당의 구상과 결심을 행동실천으로 받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늘의 총진군은 “당사상관철전, 당정책옹위전, 당권위보위전”이고, “총비서동지의 위대성을 심장깊이 체득하는 것”이라며, 전(全) 주민은 김정은의 “혁명사상의 위대성, 영도의 위대성, 풍모의 위대성을 원리적으로, 체계적으로, 전면적으로 체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모든 당조직들은 “위대성교양을 공세적으로 진행”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북한의 조선노동당이 “반만년 민족사를 승리와 번영의 역사로 펼쳐가는 강위력한 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참으로 ‘확증편향식 자기 평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북한은 조선노동당의 독창적이며 과학적인 사상과 비범한 영도에 의하여 “반제반봉건민주주의혁명, 사회주의혁명과 같은 거창한 사회적 변혁들이 성과적으로 수행”됐다는 것입니다. 또한 “조국해방전쟁과 전대미문의 조국수호전의 국난들이 격파”되었으며, “국가의 존엄과 영예, 영웅성이 만방”에 떨쳐짐으로써, “우리식 사회주의의 무궁무진한 생명력이 입증되었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해방 직후에 채택한 사회주의는 지구상에서 사라진지 30년이 넘었습니다. 특히 평등사회를 건설한다며 반제반봉건민주주의혁명과 사회주의혁명을 추진했지만 결과는 김일성 독재정권수립으로 이어졌습니다. 김일성이 도발한 민족해방전쟁은 반만년 민족사에 지울 수 없는 민족 대참사로 기록되었습니다. 66여년에 걸친 김일성과 김정일의 통치는 북한을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시켰고 김정은 정권 10년은 핵무기 개발과 고도화에 몰두함으로써 북한을 고립무원의 질식사 상태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와 같은 불의와 참상의 역사를 숨긴 채 당의 위대성을 주장하는 것은 대 주민 사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당조직들에게 주민들이 ‘당과 김정은의 위대성’을 철저하게 신념화할 수 있도록, 대(對) 주민 ‘위대성 교양’을 “직선적이고 공세적으로 진행”하라고 주문했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의 강압적인 ‘주민사상개조사업’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논설은 주민들이 당에 대해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는 긍정일색의 인식을 넘어, 당 사상과 정책을 결사옹위하고 김정은의 권위를 목숨으로 지키는 결사보위의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요했습니다. 그 이유는 “당의 존엄과 권위, 무진 막강한 국력은 김정은의 위대한 혁명사상과 비범 특출한 영도력의 빛나는 결실”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총비서의 불면불휴의 헌신과 노고를 심장깊이 새겨안고 그와 사상도 숨결도 발걸음도 같이 해나가는 바로 여기에 끝없는 영광과 행복”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이러한 당과 김정은의 ‘위대성’이 피부에 와 닿지 않을 것입니다. 이들의 통치에 전적으로 따랐지만 주민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위대성은 통치집단의 성과가 주민생활향상과 실질적으로 이어질 때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나오는 것입니다. 북한이 정상적인 국가라면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부정하고 인간성을 완전 파괴하는 ‘사상개조사업’을 당장 폐기해야 할 것입니다.

오중석: 북한은 ‘수령독재정치’와 ‘가난의 평등경제’를 체제유지 수단으로 삼고 있는 반인도적인 사회주의체제입니다. 이런 통치집단에게 ‘위대성’이 있을리 만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성교양’에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은 ‘김일성 1인지배체제’를 확립한 제4차 당대회(6.19) 이후 오직 한 사람에게만 ‘위대성’을 인정했습니다. 김일성이 하는 말과 행동은 물론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그의 ‘위대성’에 따른 것으로 날조했습니다. 조작된 위대성은 우상화소재로 재활용되었습니다. 1976년에는 ‘김정일학습연구실’을 설치하여 김정일의 ‘위대성’ 발굴과 우상화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1990년대 중반의 ‘고난의 행군기’에도 각급학교에 그의 ‘위대성교양실’을 설치하여 집중적으로 교양했습니다. 이러한 위대성교양의 역사적 맥락을 살펴볼 때 이번 ‘위대성 교양’을 주문하고 나선 것은 김정은 정권 10년의 행적을 ‘위대한 성과’로 만포장해 선전함으로써 그의 권위를 공고히 하고, 총체적실패에 따른 주민불만을 ‘사상교육’으로 무마해보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질적 내용 없이 조작된 ‘위대성’만으로 주민들의 지지와 신념을 얻기는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당조직들에게 ‘위대성, 충실성’ 등 5대교양을 일상적으로 꾸준히, 폭넓게 진행하여 주민들의 당에 대한 ‘충실성’을 배양해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당의 지시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은과 조선노동당은 김정은의 정치를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로 규정했다고 선전하고 있는 만큼,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주민들의 평생숙원인 ‘먹는 문제’를 해결한다면, 구태여 ‘5대교양’ 사업을 이 추운 겨울에 전개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5대교양사업으로, 김정은과 당의 ‘위대성’을 주민들에게 각인시키라는 지시는 북한 통치집단이 말로만 ‘인민대중제일주정치’를 주장할 뿐 실질적으로는 실행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로 됩니다. 북한 주민들은 당조직의 ‘위대성교양’을 어떻게 접수해야 할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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