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삼지연 사회주의이상촌, ‘혁명전통교양 거점’ 추진”

서울-오중석, 이현웅 ohj@rfa.org
2021.12.13
“북, 삼지연 사회주의이상촌, ‘혁명전통교양 거점’ 추진” 지난달 16일 삼지연시를 방문한 김정은 총비서.
/REUTERS

[노동신문 다시보기]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12월 9일자 2면에 수록된 “삼지연시는 일심단결의 위력이 떠올린 사회주의 이상촌이다”라는 논설입니다. 이 논설은 삼지연시를 “혁명의 성지이고 발원지”이며, “백두산밀영 고향집이 자리잡고 있는 영광의 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삼지연시를 “혁명전통교양의 거점으로, 문명한 산간도시의 전형”으로 꾸리는 것이 “인민의 마땅한 본분이고 숭고한 도덕적 의리”라고 밝혔습니다. 삼지연시를 “사회주의 이상촌으로 일떠세워 인민의 이상향으로 전변시키고 그것을 불씨로 모든 시, 군들을 일신시키기 위한 투쟁을 요원의 불길처럼 타오르게 하는 것이 당의 숭고한 의도였다”며, 당의 선도적 역할을 선전했습니다. 또한 삼지연시 개발은 “인민들의 당사상과 노선에 대한 결사관철과 일심단결의 위력이 낳은 미증유의 기적”이라며, 인민들의 노력을 평가하면서도, 삼지연시가 산간도시의 전형으로 꾸려진 결정적 요인은 “총비서동지의 세련된 영도에 있다”며 ‘김정은 업적만들기’ 찬양에 주력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삼지연시를 ‘혁명의 성지이자 발원지’라는 지역적 특성을 강조하면서 ‘혁명전통교양의 거점화’ 의도를 내비쳤습니다. 삼지연시 개발의 ‘숨은 목적’을 드러낸 것인데요.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논설은 “백두산아래 첫 동네, 백두산밀영 고향집이 자리잡고 있는 영광의 땅, 삼지연시는 온 나라 전체 인민의 마음의 고향”이라는 것입니다.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전사, 제자들인 인민은 누구나 삼지연시에 마음의 태(胎)를 묻고 산다”는 것입니다. 당에서 “삼지연시를 혁명의 성지답게 변모시킬 구상을 펼치었을 때 온 나라는 감격과 격정으로 세차게 설레였으며, 삼지연시 건설은 장군님과 맺은 혈연의 정을 더욱 굳게 잇는 보람차고 영예로운 사업”이었다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백두산은 ‘혁명의 성지’로 상징화돼 있습니다. 또한 백두산 일대는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 전적지가 곳곳에 꾸려져 있으며, 김정일의 출생지를 ‘백두산밀영’으로 조작하고 그의 고향집까지 버젓이 지어 놓았습니다. 고향집 뒷봉우리의 웅장한 바위에는 ‘정일봉’이라는 초대형 글씨를 암각화해 ‘우상숭배 상징 바위’로 꾸며놨습니다. 백두산은 세계적인 명산입니다. 김씨 일가가 독점할 수 있는 산이 아닙니다. 삼지연시 자체를 김씨 일가 세습권력의 정통성 강화와 우상숭배를 위한 혁명전통교양의 소재로 만드는 일은 봉건왕조시대에서 조차 찾아보기 힘든 반(反)역사적인 행태입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삼지연시 이상촌’ 개발은 인민들의 당에 대한 “충성심의 산물”이며, “당 사상과 노선에 대한 결사관철”과 “일심단결의 위력“이 낳은 “미증유의 기적”이라고 선전했습니다. 이 같은 ‘당의 지도업적’ 자화자찬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논설은 “당의 구상과 결심은 곧 과학이고 진리이며 승리라는 확고한 신념”이 없었다면 삼지연시의 “위대한 전변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삼지연시 꾸리기는 “하나의 건설대전이기 전에 당의 존엄사수, 권위보위를 위한 치열한 정치투쟁”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삼지연시 개발에서 당의 지도적 기능과 역할을 먼저 앞세우고 미화한 것입니다. 도시개발과 건설은 해당분야 전문가들의 영역입니다. 당이 나서서 건설의 성격을 정치적으로 변질시키고 성과를 왜곡시키는 것은 공사에 참가한 수 많은 인부들을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지난 4년간 삼지연시 건설공사에는 수 많은 인민들과 군인들이 동원되었습니다. 논설은 건설공사에 참여한 사람들중에는 일가족도 있고 부부와 부자, 부녀, 모자와 모녀, 쌍둥이와 자매들도 있었다고 실토했습니다. 수령의 정치적 참모부로 전락한 당이 자기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면 강화할수록 수령의 독재기반은 더욱 강고해집니다. 북한의 정상적인 발전은 조선노동당이 ‘지도’를 독점하는 ‘수령종속적 일당구조’를 개혁해야만 가능합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삼지연시가 “문명한 산간도시의 전형”으로 꾸려질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총비서동지의 노숙하고 세련된 영도에 있다”며, 삼지연시 건설의 모든 공을 최고지도자에게 돌렸습니다. 이런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논설은 “삼지연시 건설의 위대한 설계가, 시공주는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이며, 그의 “불면불휴의 헌신과 정력적 영도에 의하여” 삼지연땅이 변모됐고, 그의 “거인적 안목과 야심만만한 배짱, 자신심에 넘쳐 앞길을 개척해 나가는 지혜와 용기, 계속혁명의 의지”는 강대한 국가건설의 귀중한 밑천이라고 선전했습니다. 삼지연시 건설을 ‘김정은 업적’으로 둔갑시키는데 집필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김정은 업적만들기에 총력전을 펼치는 이유와 배경은 김정은 정권이 지난 십년간 추진했던 지방의 대형건설사업들이 줄줄이 도산하거나 멈춰선데 따른 지방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김정은의 권위와 영도력 훼손을 차단하며, 장기집권토대 구축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려는데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최고지도자에 대한 지나친 ‘과잉칭송’이나 ‘공공연한 아부’는 민심을 잃어버리는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삼지연시 건설로 “시, 군건설의 본보기, 교과서적인 경험이 창조”됐으며, 인민들은 “삼지연시를 기준으로 자기고장을 끊임없이 변모시켜 나갈 것”이라고 선동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선동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은 최근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을 새로운 사상으로 내놓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투쟁에 전 주민의 예외 없는 참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의 본질은 ‘새로운 사상, 기술, 문화 3대혁명’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새로운 문화혁명에 “수도와 도시의 앞선 문화를 지방과 산간벽지로 전파하여 문화적 낙후성을 청산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삼지연시의 경우 중앙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평양종합병원건립과 원산갈마지구개발과 같은 중앙단위 추진사업조차 중단된 상황에서 지방의 시, 군이 독자적으로 자기고향을 삼지연시처럼 건설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해당 지역주민들에게 지방과 산간벽촌 건설의 ‘책임떠넘기’를 그대로 수용할 주민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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