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김정일 10주기 계기, 혁명업적 ‘찬양일색’ 선전”
2021.12.20
![[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김정일 10주기 계기, 혁명업적 ‘찬양일색’ 선전” [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김정일 10주기 계기, 혁명업적 ‘찬양일색’ 선전”](https://www.rfa.org/korean/weekly_program/review-rodong/rodongnewspaper-12202021094944.html/@@images/803afa8a-5184-478d-b322-d842176f623b.jpeg)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12월 17일자 1면에 수록된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동지는 우리 당과 혁명의 영원한 수령이시며 주체의 태양이시다”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김정일 사망 이후 지난 10년은 “수령영생위업실현의 새로운 장을 펼치고 장군님의 애국념원, 강국념원을 빛나게 실현하여온 성스러운 10년”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김정일을 “우리 당과 혁명의 영원한 수령이며 주체의 태양”이라고 칭송했습니다. 그의 당 강화발전과 백두의 혁명전통 및 혁명대오의 통일단결, 선군장정으로 인해 “전대미문의 사회주의수호전에서 연전연승이 이룩”되었으며, 김정일의 혁명업적은 “풍부하고 심오한 내용과 거대한 변혁적 위력”을 안고 있는 데, 여기에는 “당사업은 물론 정치, 경제, 군사, 문화의 모든 부문 사업에서 끊임없는 비약과 혁신을 일으켜 나갈수 있게 하는 방략과 투쟁경험이 집대성되어 있다”고 찬양했습니다. 인민들은 김정일을 “주체의 태양으로 천세만세 높이 받들어 모셔야”하며, 그의 유훈을 관철하기 위해 김정은을 중심으로 단결하고, 김일성·김정일 조선의 광명한 미래를 위하여 힘차게 싸울 것을 촉구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지난 10년은 김정일의 ‘혁명사상과 노선’의 “절대적 진리성이 남김없이 확증된 불멸의 역사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정일의 유훈이 ‘빛나게 관철’된 시기였다는 것인데요.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사설에 따르면, 김정일의 절대적 권위는 “주체조선의 존엄”이였고, 그의혁명실록은 “인민의 삶과 투쟁의 교과서”였으며, 그의 유훈은 “사회주의강국건설의 지도적 지침”이었다는 것입니다. 인민들은 김정일이 “혁명의 승리적 전진을 고무격려”하며 “앞날을 축복하고 있다는 억척의 신념”을 갖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김정일은 “주체위업실현을 위한 사상이론적 지침을 마련해주신 위대한 장군”이라고 찬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년은 “김정일동지의 혁명업적의 귀중성이 더욱 뚜렷이 부각된 성스러운 역사로 아로새겨져 있다”면서, 오직 김정일 뜻대로, 김정일식대로 전진시키며, 김정일의 유훈을 한치의 드팀도, 한걸음의 양보도 없이 무조건 끝까지 관철하는 것이 김정은의 “철석의지”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통치집단은 현재 북한의 총체적 어려움이 김정일집권시기에 채택한 사상과 노선, 정책 및 유훈의 심각한 결함에 기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김정일 업적 찬양을 극대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김정일 개인에 대한 칭송의 수위 역시 최고로 끌어 올렸습니다. 김정일의 업적과 통치에 대한 객관적 인식과 평가를 철저하게 차단하는 ‘찬양일색의 평가행태’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사설은, 김정일은 “당과 혁명의 영원한 수령이며 주체의 태양”이고 “혁명의 성산 백두산에서 빨치산의 아들로 탄생”하여 “혁명생애의 마지막까지 자신을 촛불처럼 깡그리 불태웠다”고 추모했습니다. 북한에 “정치군사적 힘과 자립경제의 토대가 튼튼히 다져지고 노동당시대의 일대 전성기가 펼쳐진 것”은 김정일의 “노숙하고 세련된 영도때문”이라고 찬양했습니다. 김정일은 “주체조선의 힘찬 진군에 무한한 활력을 부어주는 영원한 수령”이며, 남녀노소 모두가 “심장으로 받드는 위인중의 위인, 혁명의 대성인”이라고 극찬했습니다. 이처럼 북한 통치집단은 ‘최고통치자의 신격화’에 주력해왔습니다. 하지만 인간인 이상 그 어떤 통치자라도 신처럼 완벽하거나 무흠결의 통치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김정일의 통치는 국가와 인민을 ‘김씨 일가’의 ‘사적 소유물’로 만들고, 사회주의와 인민민주주의를 ‘수령세습 1인독재체제’로 변질시켰으며, 후대(後代)에게 헤어나올 수 없는 경제적 궁핍을 유산으로 남겼습니다. 이런 사실을 숨긴 채 찬양일색으로 그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것은 인민들을 신민(臣民)으로 취급하는 시대착오적인 행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전체 인민들과 인민군 장병들에게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수령영생위업실현’에 모든 것을 다 바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처럼 ‘수령영생’과 ‘유훈관철’을 강조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사설은 ‘수령영생위업실현’을 “위대한 수령님의 후손, 위대한 장군님의 전사, 제자답게 김일성-김정일주의 기치 높이 백두에서 개척된 주체혁명 위업을 끝까지 계승완성 해나가는 것”으로 제시했습니다. 김정일의 유훈을 생명선으로 삼고, 모든 문제를 그가 가르쳐준대로 풀어나가야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김정은의 “유일적 영도밑에 하나와 같이 움직이는 강철같은 규율과 질서를 철저히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같은 주장을 펼치는 것은 김정은 집권이 10년 동안 지속되었음에도 아직 ‘홀로서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반증해주는 것입니다. 김정은은 올해 제8차 당대회를 통해 선대(先代)의 후광에서 벗어난 자신만의 ‘통치세계’ 구축을 시도했지만 전반적으로 실패와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선대 수령들의 유훈 관철이 ‘최상의 통치’라는 선전포화를 통해 세습권력을 합리화하고 정책실패와 성과부진을 호도(糊塗)해보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김정일의 업적 중에서 ”당을 수령의 당으로 강화발전”시키고 “백두의 혁명전통과 혁명대오의 통일단결을 견결히 옹호고수” 한 점을 앞세웠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노동신문의 이런 아부(阿附)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이 사회주의 정상궤도에서 이탈하여 폭압적인 세습독재정권으로 변질된 것은 김정일이 당-국가체제라는 사회주의전통을 무시하고 당을 수령의 수족(手足)으로 전락시킨데 따른 것입니다. 또한 김정일은 사회주의의 권력세습 반대원칙에 역행하여 “백두의 혁명전통과 혁명대오의 통일단결”을 이론화함으로써 김씨 일가의 영구세습을 제도화했습니다. 이런 그의 반(反)민주적이고 반(反)인민적 과오를 ‘혁명영도사의 빛나는 업적’으로 둔갑시키는 선전은 ‘아부와 아첨의 극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주민들은 이번 논설의 ‘지록위마(指鹿爲馬) 행태’에 참담함을 금치 못할 것입니다.
오중석: 네.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