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사느냐 죽느냐’ 선택의 단계 ”

서울-오중석, 이현웅 ohj@rfa.org
2017.12.06
missile_launch_celebration_b 북한이 12월1일 평양 대동강변에서 불꽃놀이행사를 갖고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성공을 자축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노동신문 다시 보기’.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안보통일연구회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11월 30일자 2면에 게재된 “만세 만세 만만세 “라는 제목의 ‘정론’기사입니다. 이 정론은 북한이 ‘화성-15형’ 시험발사의 성공으로 ‘국가핵무력완성’이라는 역사적 대업을 성취하기 까지는 김정은의 영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으며, 북한의 핵무기 보유로 미국중심의 세계질서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음은 물론 어떤 ‘꿈’이라도 이룩할 수 있는 ‘최후승리의 이정표’를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오중석: 북한은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이후 각종 언론매체를 이용, ‘핵 무력 보유’의 의미를 확대 선전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 번 정론이란 기사도 이런 부류의 선전기사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시죠?

이현웅: 네, 이번 정론기사는  ‘화성-15형’시험발사 성공’과 관련하여 북한의 ‘전략적 지위’가 격상되었다는 전제하에 세 가지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주장은 북한 주민, 미국, 그리고 한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는 이렇습니다.

첫째, 북한 주민들에게 주는 메시지로 ‘화성-15형’ 발사성공으로 ‘국가핵무력완성’이라는 역사적 대업을 이룩함으로써 북한의 ‘전략적 지위’가 완전 무결하게 담보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북한은5천년 이래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강력한 힘을 지닌 강국이 되었으며, 그 어떤 제재와 압살도 북한의 불굴의 신념과 전진속도, 견인불발의 힘을 당해 낼 수 없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세계사적 대사변’은 위대한 영도자를 모셨기에 가능했다며 “김정은 장군님! 만세 만세 만만세”라는 칭송 구호까지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는 ‘김정은 치적 쌓기’를 통한 ‘개인우상화의 극치’에 해당됩니다.

둘째,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인데요, ‘화성-15형 발사성공’은 미국이 제멋대로 놀아대는 세계에서 세력구도를 완전히 변화시키고 대국들이 판을 치는 낡은 질서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드디어 북한이 “세계의 주축을 쥐고 시대의 흐름을 주도해나가는 가장 억세고 정의로운 나라”가 되었다며 사실과는 거리가 먼 허황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과의 대 결전에서 확고한 승리를 결정 지을 수 있는 ‘위력 한 보검’을 가지고 보니, 미국이라는 땅이 초라하기 그지없다” 며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셋째, 한국을 염두에 둔 메시지로, 이제 북한은 핵 무력이라는 무진 막강한 힘으로 “모든 꿈을 이루는 최후승리의 이정표가 확고히 마련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적들이 아무리 날뛴다 해도 한낮 “가련한 몸 부림”으로 밖에 보지 않는다” 며 한국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전 방위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노력을 비하하였습니다.

오중석: 북한이 스스로 ‘핵 무력완성’으로 역사적 대업을 성취했다며 핵보유국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 국제정세에서 보면 북한의 이러한 주장은 현실과 맞지 않게 과장되어 있고 지나친 ‘허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북한이 전하는 소위 세가지 메시지에 대한 위원님의 견해를 말씀해 주시지요.

이현웅: 네, 첫 번째, 북한주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메시지는 이제부터 본격화 될 미국과 한국, 그리고 국제사회의 경제적, 군사적 압박으로 인해, 가시화 될 수 있는 ‘주민들의 심적동요’와  ‘반(反)김정은 정서의 출현’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둘째,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는 전혀 근거가 없는 허장성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아직 정확하게 검증되지 않은 ‘핵 무력’의 보유 한가지 만으로 현재의 국제적인 ‘세력구도’ 를 완전히 변화시켰다거나 세계주축을 완전이 쥐게 되었다는 주장은 그야말로 ‘거적에 돌쩌귀를 단것’과 같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입니다. 세계주축을 쥐는 일은 군사력 하나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세계적 수준의 경제력과 함께 세계시민들이 인정하는 인도주의적 정신문화와 가치를 바탕으로 인류의 평화와 공동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선도적인 능력을 갖추었을 때나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북한은 다른 노동신문기사에서 한국이 북한의 핵무기 실험 도발 때마다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의 모습’ 을 “가련한 몸 부림” 으로 빗대어 조롱해왔습니다. 이번 기사는 북한이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꿈’을 이룩하는데 필요한 ‘최후승리의 이정표’를 확고히 마련하였다는 것인데요, 이것은 아마도 ‘주한미군 철수’를 통한 한국 적화’ 라는 ‘대남 전략’ 실천계획을 ‘국가 핵 무력완성’을 계기로 좀더 구체화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이것이 사실 이라면 핵무기 개발이유가 ‘미국의 적대시정책’에 있다고 강변해온 것이 거짓이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 됩니다.

오중석: 북한은 핵무기 보유로 자신들의 ‘전략적 지위’ 가 상승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국제사회로부터 ‘전략적 지위’ 를 인정받기 보다는 더욱 더 고립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과연 핵무기 보유라는 방식으로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전략적 지위 상승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현웅: 네, 우선 북한의 혈맹이라고 하는 중국부터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비판적입니다. 따라서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4강 모두가 반대하고 있고요, 북한 핵으로부터 ‘사활적 이익’을 위협받게 될 한국과 미국, 일본은 철통 같은 ‘대북 핵 공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미동맹은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비질런트 에이스’라는 실전에 가까운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동원된 최신예 전투기와 폭격기 수가 230여대에 이르며, 이들에 장착된 폭탄과 미사일만으로도 전쟁을 해낼 수 있는 충분한 화력을 갖추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고 추가도발에 나선다면, 현재 실시 중에 있는 한미공군의 연합공중전력과 지난 10월 동해에서 실시되었던 한미해군연합훈련에 동원되었던 전력을 동시에 전개하는 ‘한미 공군 및 해군연합훈련’을 초래하게 될 것이며, 이 같은 초고강도 훈련이 실시될 경우, 북한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상황을 맞게 될 것입니다. 또한 북한의 핵개발과는 무관하게 대북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주장했던 나라나 단체들이 지난 11월 29일 ‘화성-15형’ 미사일도발 이후 추진계획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상승했다고 주장하는 ‘전략적 지위’ 란 아직은 ‘종이 호랑이’ 정도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오중석: 북한은 ‘국가핵무력완성’을 선언하고 핵강국임을 주장하고 있지만 강력한 국제사회의 제재조치로 인해 ‘사느냐 죽느냐’를 선택해야 만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되었습니다. 북한은 아직 핵 보유의’ 최종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금이라도 ‘진정한 상생의 길’이 무엇인지를 돌이켜 보고 함께 살아가는 ‘상생의 결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안보통일연구회 이현웅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이위원님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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