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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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와 함께 다양한 북한 인권 침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북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북한인권정보센터 임순희 총괄본부장이 자유아시아방송과 회견에서 밝혔습니다. 임 본부장은 실제 북한 구금시설에 있었던 분들이 '해외에서 북한 인권의 목소리'로 인해서 인권침해가 줄어들고 있다고 했고, 구타하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오기도 했다는 등을 확인했다면서 분명 지속적이고, 일정 부분 변화를 가져오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RFA 초대석 오늘은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하는 일들에 대해 북한인권정보센터 임순희 총괄본부장과 이야기 나눕니다.

질문 1: 북한인권정보센터는 북한 인권에 대한 연구부터 탈북민 정착지원, 국제협력 등 다양한 일을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중에서도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임순희: 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북한인권침해 실태를 조사하고 조사한 것을 주로 관리하는 주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를 처음 창립하셨던 김상헌 초대이사장과 윤여상 소장은 북한 인권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의 기록과 축적에 의미를 부여하셨어요. 그래서 국가의 역할(사실 당연히 국가가 해야 되는 큰 범위에서 역활로 인식하고) 그것이 정부안에 조직으로 만들어줄 것을 요청을 하고 진행을 해 왔었는데, 2000년대 남북정상회담처럼 정치적으로 굉장히 분위기가 좋아지면서 사실 정부안에서 설립은 부담스럽다. 그래 무산이 됐어요. 그러고 나서 이 기능이 실제로 없어지거나 필요성이 없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희가 민간단체로 그 역할을 안고 출범을 했었고요. 2001년까지만 해도 국내 입국자 한 1,000명 수준에 불과했고, 북한 인권상황을 본인의 입으로 알리는 증언자는 극소수에 불과했습니다. 아무래도 소수의 증언에 의존하다 보니까 외부에서는 그것에 대한 신뢰도의 문제를 제기하게 되고요. 다수의 증언자의 자료 수집을 통해서 그 내용을 검증하고 축적을 통해서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저희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이 일을 시작하고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그 결과 값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NKDB가 실제 하는 일이 실태조사와 기록보존소를 주 메인으로 하고 있는데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북한인권기록보존소의 내용은 우리가 실태조사 설문이나 인터뷰를 하고 난 후에 자료를 정리하고요. 그 정리 과정에서 그것이 북한인권침해 사실이라고 분류되는 내용을 분석해서 데이터에 입력합니다. 이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고 또 유지하고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결과치를 활용해서 연구 결과서를 작성하던가 발표를 하거나 홍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질문 2: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데이터베이스에는 어느 정도 규모의 북한 인권 침해 사건과 인물 정보가 등록돼 있습니까?

임순희: 데이터베이스에 들어가는 자료를 먼저 살펴보면 국내외 북한이탈주민들의 인터뷰나 설문조사 결과 증언들, 또 이분들이 작성한 수기나 자필문건 신문 단행본 잡지 등 문헌 자료, 또한 북한에서 판결문으로 나온 내부 자료 이런 자료들을 수집해서 분석하는데요. 2021년 2월 말 기준으로 사건이 79,124건, 인물 49,239건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사건 같은 경우에는 휴리독스(인권피해 사건의 기록 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스위스의 국제 엔지오) 의 인권침해 유형을 바탕으로 북한에서 발생 빈도가 높고, 또 북한의 인권침해 특성을 반영하는 항목을 따로 선별하여 범주화한 16개 권리 유형을 중심으로 하고 있고요. 거기에는 사건이 발생한 시기, 장소, 그 사건과 관련된 인물, 또 추가적으로 발생한 사건들, 그 사건의 결과와 내용을 200여 항목 정도로 구분하여 정리하고 있고요. 인물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인물 정보를 파악하기 위한 것인데 성별, 연령, 거주지, 학력, 직업, 가족관계, 사건에서의 역할 등의 항목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질문 3: 북한에서 심각한 인권유린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국제사회에서 잘 알려진 사실인데요. 실제 조사하시면서 체감하시는 북한 인권의 참혹함은 어느 정도입니까?

임순희: 저희가 북한 인권백서를 통해서 매년 자료를 축적하고 그 결과를 살펴보고 있는데요. 연대별로 살펴보자면 2000년대까지만 해도 굉장히 북한 인권상황, '끔찍하다는 표현'이 가장 정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터뷰하기 위해서 대상자를 만나면 이분들이 대부분 아사, 공개처형, 실종(정치범 수용소), 영아살해, 낙태, 구타/폭행 등 생명과 직결된 심각한 문제들을 대부분 이야기를 하셨거든요. 하나원에서 만나는 탈북민한테서 그들의 표정이나 얼굴에서 느껴지는 삶의 고단함이 있었고요. 사실 이 일을 시작하는 신임 연구원들 같은 경우에는, 이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초기에는 굉장히 악몽에, 본인이 북한에 들어가서, 침해를 받는 그런 악몽에 시달리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2010년 이후를 보면 이런 절대적인 빈곤에서는 벗어났고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유가 없는 세상에서 받는 고통은 여전한 거로 보입니다. 또 새로운 유형의 인권침해가 보이기도 하는데요. 마약과 관련된 문제라든가, 장마당이 활성화되면서 그 권력 큰 권력을 찾아서 쫓아가는 그런 권력 비리형 문제들, 재산권 침해문제 국경폐쇄로 인한 경제적 침해 이런 예들이 새롭게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발생하면서 국내 입국자가 굉장히 감소했어요. 2011년 2012년에 3,000명 가까이 올라갔다가 그 숫자가 떨어져서 김정은 집권 이후 2012년에 1,500명 수준 2020년에는 거의 229명으로 나오고 있거든요. 올해는 아마 더 100명대로 떨어지지 않을까 싶은데, 김정은 이후 국경폐쇄가 강화되고 제재로 인한 폐쇄, 코로나, 정보 유입 차단 강화 이런 문제들 때문에 사실 최근의 북한 상황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통로가 굉장히 많이 줄어들고 있어서 조금 최근 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쉬운 상태입니다. 특히나 올해 그 한국 정부 같은 경우에 대북정보 유입 활동을 하는 민간단체의 활동을 막는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킨 상태라서 오히려 좀 더 아쉬움이 느껴지는 상황이네요.

질문 4: 북한 인권을 기록하는 것이 북한 인권 개선에 어떤 효과를 줄 수 있을까요?

임순희: NKDB가 처음 설립될 때 구체적인 인권침해 실태를 좀 더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기록하는 역할을 하는 곳 자체가 존재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기관이 만들어진 것이고요. 여태까지 국제사회에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북한 인권 침해 사례를 제공하고 홍보를 하면서 북한 인권의 실상을 국제적으로 알리는데 일단은 많은 기여를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에는 서독의 잘츠기터 중앙기록보존소를 모델로 해서 만들어졌는데요. 서독의 잘츠기터 중앙기록보존소는 동서독이 분리되고 동독이 서독으로 탈출하는 분들에게 총살을 가하는 그런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런 동독의 인권침해를 기록하고, 이것이 언제든 처벌받을 수 있다는 반인도 범죄임을 강조하고 이것을 기록하는 것을 시작했고요. 현재 독일 같은 경우는 통일이 된 이후에도 자료들을 바탕으로 과거청산과 교육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희 역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국제사회와 함께 다양한 북한 인권 침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북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인권침해 행위가 잘못된 것을 인지하고 수정하는 데 영향을 끼치고 싶은거고 실제 구금시설에 있었던 분들도 해외에서 이야기하는 것들 때문에 인권침해가 줄어들고 있다. 구타하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오기도 했다. 인권침해가 없다는 지장을 찍고 나왔다는 등 국제사회의 지적에 대해 반응을 하는 상황으로 봐서 분명히 이것이 유효한 아주 크지는 않지만, 분명히 지속적이고 일정 부분에 변화를 가져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고요. 저희는 또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활동할 때 해당 모든 자료를 제출하면서 국제사회와 연대를 통한 북한 인권 개선에 계속 노력 중입니다.

질문 5: 일각에서는 북한 인권 기록을 정부가 수행해야 한다고도 이야기하는데요. 북한 인권 기록에 있어서 민간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임순희: 기본적으로 정부가 수행해야 할 큰 틀의 역할이라는 것은 동의하는데, 현재 국내에서는 이것이 정부의 독점상황으로 가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고요. 저희 민간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것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2016년 국내 북한인권법이 통과되면서 통일부에 북한인권기록센터, 법무부에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설립이 되면서 조사와 가해자 정보에 대한 보존을 수행하고 있는데요. 앞서 잘쯔기터도 법무부 소속이었습니다. 하지만 서독 내에서도 잘쯔기터의 활동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분들이 많았지만, 서독 정부는 끝까지 통일되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운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한민국의 통일부의 북한인권기록센터 같은 경우에는 설립 이후에 아직 한 번도 결과보고서를 제출한 적도 없고요. 오히려 민간단체에는 이 조사기록을 지속하지 못하도록 중지를 시켜놓고 있는 상태입니다. 현재 정부 같은 경우에는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남북한의 대화나 협력만을 강조하고 있는데, 북한 인권침해 조사와 기록보존을 지속해온 민간의 입장으로서는 이것이 중단되지 않고 계속 지속하여야 하고 상황을 알리고 국제사회와 연동해서 개선하는 요구하는 목소리를 분명히 내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가지고 있는 거지요. 그래서 정부가 북한과 어떤 공식관계 속에서 본인들이 공식적으로 할 수 없는 영역을 분명히 민간이 채워줄 수 있고, 이것이 반드시 지속하여야 하는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질문 6: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앞으로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주력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임순희: 실제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이후겠지요. 그러면서 저희는 특정주제 중심으로 조사를 전환했습니다. 예를 들면 사형이라든가 구금시설, 북한의 종교, 군 인권, UN 권고사항에 대한 이행, 마약 등 특정 중심의 조사를 좀 더 집중하고 있고요. 또 어렵지만, 북한 인권에 대한 실태조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생각이고요. 그 결과를 함께 공유하고 홍보하고 국제사회와의 연대 강화할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북한 인권이 정치적 견해에 따라서 국내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과 인식도 달라지고 있는데요. 보편적 인권이라는 개념 아래에서 북한 인권을 바라볼 수 있도록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RFA 초대석 오늘은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하는 일들에 대해 북한인권정보센터 임순희 총괄본부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