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탈북여성 작가 지현아 씨가 ‘자유 찾아 천만리’란 제목의 탈북수기에 이어 시집을 준비 중입니다. 오늘은 책 네용과 함께 그가 쓴 시 한편을 전해드립니다.
지현아 씨는 2007년 남한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한권의 책에 담습니다.
지현아: 제가 4번 탈북해서 북송당한 것과 한국에 오기까지의 일들을 담은 겁니다. 제가 감옥에서 비참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볼펜과 종이는 없지만 머리에 저장하면서 한국가면 이 사실을 세상에 알려야겠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도착해서부터 책 쓰기에 집중했습니다.
자유 찾아 천만리 책에는 북한의 증산 11호 교화소에서 체험한 8개월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지현아: 일을 시키려면 밥을 줘야 하는데 너무 적어서 그냥 허기가 집니다. 감옥에 있는 사람들은 너무 배고파 볍씨를 씹는다든지 메뚜기를 잡아 날개를 뜯어 먹습니다. 감옥 내부에서는 먹는 것도 그렇지만 다시 보안원의 조사가 시작됩니다. 관할 보안서에서 받았던 것과는 또 다른 고문이 시작됩니다. “오승호 각자 고문”이란 것은 정사각형인데 한 면이 5cm되는 각자로 계속 머리를 때리는 겁니다. 저도 머릴 많이 맞아서 병이 왔습니다. 음식을 적게 주는 것이 있었고 먹고 탈이 나서 죽는 사람, 고문을 받아 죽는 사람 목숨이 붙어 있어도 움직일 수가 없으면 그냥 매장을 하는 겁니다. 약이 있어도 안줍니다. 약을 군 의사나 간호사가 설사약 같은 경우는 가로채서 장마당에게 팔고 하기 때문에 감옥에 있는 사람은 약을 써보지도 못하고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는 거죠.
기자: 8개월간 감옥에서 한일은 뭡니까?
지현아: 농사일을 했습니다. 1반부터 7반까지 있는데 마지막 7반은 남새반이고요. 1반부터 3반은 비법 월경자들입니다. 이들은 탈북해서 북송된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제일 힘든 논밭에서 일합니다. 4반부터 6반은 일반 죄수로 옥수수 밭과 콩밭에서 일합니다.
다시 떠올리기도 싫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던 교화소에서의 생활 그리고 3번 북송과 4번의 탈북은 한권의 책으로 남한에서 2011년 출판됩니다. 이 책은 북한인권에 관심이 있는 사람과 모임 등을 통해 팔렸습니다. 하지만 보통 책을 내고 지인들을 불러 알리는 출판기념회 4년 후인 지난 연말에 열렸습니다.
지현아: 저는 출판기념회가 북한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 그리고 아직도 감옥에 있는 분들에게는 사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출판기념회를 거절했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인권에 관심을 보이는 주변 분들이 이 책을 통해서 북한실상을 알아서 북한문제에 더 관심을 보이고 더 나아가 통일 한국을 만드는데 마음을 합치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해서 출판 기념회를 했고 많은 분들을 초대해 책에 대해 알아보고 책을 가져가 읽어보고 북한인권에 관심을 보이는 그런 행사였습니다.
기자: 책 제목은 자유 찾아 천만리인데 그날은 “하나님의 눈물”이라는 공연을 했습니다. 그 당시 상황을 좀 설명해 주시죠.
지현아: 하나님의 눈물이란 것은 남한의 화가가 이 책을 보고 휴지를 다 써도 힘들만큼 너무 힘들었다. 이것은 하나님이 흘린 눈물이라고 고백을 했습니다. 그 뒤 오페라 단체가 적극 참여를 해서 배우와 작가가 제 책을 가지고 하나님의 눈물이라는 공연을 한 겁니다. 북한 감옥의 상황을 실감나게 연극으로 무대에 올린 그런 행사였습니다.
광주에 정착한 지현아 씨는 대학에서 정치외교 학을 공부하면서 북한인권상황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2012년 31명의 탈북자가 중국에서 강제북송 위기에 놓이면서 전 세계적으로 강제북송을 중단하라는 운동이 일었을 때부터입니다. 현재는 증산교화소에 받은 고문의 후유증으로 건강을 추스르며 시를 쓰는 일에 전념하고 있는데요. 계속 지 씨의 얘기 들어보죠.
지현아: 아이를 업고 광주터미널에 나가서 북한인권사진전시회를 열었습니다. 북한에서 감옥생활을 했던 분들이 한국에 와서 북한정권의 인권유린 상황을 그린 그림을 가지고 나가 전시회를 하면서 중국 당국에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서명받기 운동을 벌였습니다.
기자: 지금 소개할 시의 제목은 무엇입니까?
지현아: 책 제목은 ‘마지막 선물’입니다. 시의 제목은 ‘너를 보내며’ 입니다.
슬픈 인연이었다면 다음 생에서는 즐거운 인연으로 만나자
끝내 너를 놓는 구나 무엇이 너를 놓게 하는 건지
무엇이 우리를 슬픈 인연으로 만들었는지
지금은 말 못해도 다음 생에서는 꼭 말 할께
한이 맺혀도 이젠 감아 억지로 눈 감긴다고 뭐라 하지마 나도 힘드니까
그리고 나도 곧 갈께 기다려
탈북자이면서 남한에서 예술 활동을 하는 영화감독, 피디, 작가 들이 함께 북한의 실상을 세계에 알리는 자유통일연대 그리고 국제펜클럽 회원이기도 한 지연아 씨는 올해는 시집을 통해 많은 사람과 소통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지현아: 시집은 마지막 선물입니다. 제목을 마지막 선물이라고 한 것은 북한 감옥에서 죽어가는 억울한 사람들을 대변해 쓴 시입니다. 이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어 했던 말들을 제가 전하게 된 겁니다. 시는 30편 정도로 해서 시집을 낼 예정입니다.
제2의 고향 오늘은 탈북작가 지현아 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