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문화 기행 2] 우표

2008-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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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우표 한 장이면 전 세계 어디든지 편지를 보낼 수 있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남한에서 우표를 붚여서 북한으로 보내더라도 그 편지는 북한에 가지못합니다. 우표로 보는 남북한 입니다. 어제 달력에 비친 남북한에 이어 두번째 남북한 문화 기행입니다.

자유 아시아 방송 앞으로는 탈북자 분들이나 다른 이산 가족들의 엽서나 편지가 많이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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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온 편지의 겉봉에 붙어 있는 20원짜리와 50원짜리 모두 70원짜리 우표들-RFA PHOTO

북한으로부터 직접 오는 편지나 엽서는 아쉽게도 없습니다. 사실 북한에서 이 방송을 들으시면서 편지를 보내시고 싶은 북한 주민들이 계셔도 북한 당국의 눈을 피해 외부로 그것도 미국으로 편지를 보낸다는 것은 사실 엄두가 안나는 일이겠지요..

그런제 가족을 보고싶은 정은 이런 위험한 장애물도 뛰어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들고있는 이 편지는 북한에서 온 편집니다. 북한이 고향인 미국의 이산 가족 한분이 북한에 있는 동생이 보내온 편지라며 자유 아시아 방송에 자랑삼아 보내왔습니다.

북한에서 들어온 이 편지의 겉 봉에는 20원짜리와 50원짜리 모두 70원짜리 우표 두장이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20원짜리 우표에는 북한의 국기가 그리고 50원짜리 우표에는 북한의 국장이 그려져 있습니다. 문양이나 색감이 눈에 띄진 않는데요, 우표 속에도 북한의 체제 선전이 녹아 있어 누가 봐도 북한의 우표임을 한눈에 알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해외로 보내는 국제 우편인데, 조선의 문화를 알리는 그런 문양을 우표 속에 그려 넣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들기도 합니다. 우표에 평양이라고 찍혀있는 북한 체신성 도장을 보니 멀게만 느껴졌던 북한이 북한 돈 70원짜리 우표 한 장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나라로 느껴집니다.

미국에 사는 이산가족 안은철(가명) 씨는 북한과 미국 간의 자유로운 편지 왕래가 가능하다며, 북한의 가족들과 편지를 통해서 서로 안부를 전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편지 연락을 자주 합니다. 한 달에 한번 두 달에 한번은 온다. 그분도 건강이 별로 좋지는 않은데 저한테 편지를 써 보낸는 것 보면 아직 정정한 것 같습니다.

이처럼 우표는 체제나 이념을 떠나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Music: Carpenters-Please Mr. Postman

지금 들으시는 노래는 미국의 유명 가수 Carpenters의 -Please Mr. Postman, 우편 배달부란 노래입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데는 우편배달부의 역할도 중요하지요?

한때 인터넷의 발달로 전자우편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앞으로 우편물이 줄어들고 우편 배달부도 할일이 없어 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예상은 빗나갔지요. 남한도 미국도 그 외에 다른 나라들도 여전히 수돗물, 전기 사용료 등 중요한 청구서들이 모두 우편으로 배달되고 있습니다. 어디 그 뿐인가요? 자본주의 사회의 기업들은 각종 홍보물과 상품에 대한 정보들을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한 최고의 수단으로 우편을 꼽고 있습니다.

저희 자유아시아 방송도 북한과 중국에 있는 청취자들로부터 서울에 있는 사서함을 통해 편지를 받곤 합니다. 자유 아시아 방송의 사서함은 서울 중앙 우체국 사서함 4100홉니다. 굳이 자유 아시아 방송이란 말을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냥 서울 사서함 4100호 이렇게 쓰셔도됩니다. 그 이유는 만약 북한에서 저희에게 편지를 보내신다면 ‘자유‘라는 말이 붙은 것 만으로도 북한에서 편지를 보내시는 분들에게는 큰 위험이니까요.

북한에도 사서함이라는 것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한국이나 서방에서는 평소 많은 우편물을 받고 있는 기업들이 우편물의 일괄 처리를 위해 전용 사서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탈북자의 말을 들어보니 북한에서 우편은 아직도 친척이나 친구들에게 편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만 사용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게다가 편지 내용까지 검열 당하기 일쑤여서 개인의 비밀이 보장되어야 할 편지에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하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북한을 떠난 탈북자 이철룡씨는요, 북한에 살았을 당시 친척이 조총련이어서 일본에 자주 편지를 보냈었다고 해요. 이씨는 당국의 검열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어떻게 써서 보내야 할지 늘 고민이었다고 말합니다.

이철룡: 저희같은 경우 일본에 부모님 형제들이 있어요, 그래서 일본으로 편지를 보내는데 그 편지가 평양을 거쳐서 갑니다. 평양에서 국제 우편을 모아서 검열을 합니다. 별다른 사상적이 내용이 없으면 편지는 갑니다.

남북의 우편 문화가 이렇게 다르다 보니 탈북자들이 남한에 오면 우편물 취급 방법을 몰라 당황할 때가 많다고 합니다.

Music: DJ DOC-머피의 법칙

지금 들리는 이 음악은 남한 가수 DJ DOC-머피의 법칙이란 노랜데요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을 때 자신이 선택한 것은 늘 맞지 않을 때 '머피의 법칙'이다 라는 말을 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 익숙지 않는 탈북자들은 남한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많이 하죠. 그런 실수를 통해 하나씩 배워 나가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북한에 계신 여러분들은 김 위원장에게 편지를 써 본적이 있으십니까? 남한이나 미국의 경우는 대통령이 살고 있는 청와대나 백악관으로 직접 편지를 쓰거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습니다. 가끔이긴 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답장을 해주거나 국민들에게 편지를 써서 화제가 되기도 하죠.

그리고 또 한가지 궁금한 것은 김 위원장에게 편지를 쓰려면 어떤 호칭을 사용해야 할까요? 장군님, 민족의 어버이, 영도자, 최고 지도자, 국방위원장, 민족의 태양.. 알려진 호칭 만 해도 380여 가지가 된다고 하니 선택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여기서도 머피의 법칙이 적용되네요.

남한의 이산가족이나 납북자의 경우에도 직접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편지를 쓰시는 분이 계십니다. 대부분 가족을 만나게 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이럴 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라고 꼭 존칭을 붙인다고 하네요. 물론 그런 편지를 통해 가족을 상봉한 사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탈북자들은 김 위원장을 지칭할 때는 호칭을 생략하고 있다고 Daily Nk 논설위원 김영환씨는 말합니다.

김영환: 과거에는 탈북자들이 남한에 와서도 그냥 김정일이라고 부르는 것을 많이 거북해 했는데 요즘은 탈북자들이 하루 만에 김정일이라고 아주 자연스럽게 부릅니다. 그런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Music 어니언스 '편지'

1973년 발표된 남한 가수 어니언스 '편지'입니다. 3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잔잔한 감동을 주는 것은 왜일까요? 아마도 편지는 사람의 마음을 전달해 주는 아름다운 대화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희 자유 아시아 방송의 사서함에 이 방송이 나간뒤 저희에게 보내온 북한 주민 여러분들의 사연이 저희 자유 아시아 방송 사서함 4100호에 많이 쌓여 있기를 정말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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