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 불편함은 민원으로 처리

김태희-탈북자
2023.08.01
[여성시대] 불편함은 민원으로 처리 서울 서초구청에서 구청 관계자가 민원서비스를 하고 있다.
/연합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성시대 김태희입니다.

살면서 우리는 누구나 한번씩은 불편한 일을 겪게 되고 힘들어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아무리 환경이 좋고 편의시설이 세계 최고인 한국사회에 살고 있어도  상황과 환경이 때로는 기분을 상하거나 또는 불친절 하다고 느껴 눈쌀이 찌푸려질 때가 있습니다.

 

사연인즉, 몇일  제가 아파트 관리소에서 일괄적으로 가정마다 소독을 한다고  전날 방송을 해서 이미 알고있는 터였지요. 하지만 몇시에 어느 호에 방문한다는 알림은 없기에 당연히 대비를 못하고 있었답니다.

 

띵동하고 벨이 울리는 소리를 들었지만 안방에 있으면서 옷을 걸치고 나가는데 방학이라 집에 있는 손녀딸이 이미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키우는 강아지는 낯선사람이라고 요란하게 짖어댑니다. 강아지를 제지하고 문을 열고 서있는 손녀딸에게 소독을 하시는 분이라고 알려주었는데 소독하러 오신 분이 버럭 화를 냅니다.

들어오라는 말도 안하고 소독을 하라고 한다고요.  반응에 당황스러웠지만 더이상 말을 않고 안내를 했지요. 여기저기 소독약을 치는데 주방에 그릇을 씻는 개수대는 안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하는 사람 마음이니 아무말 하지 말고 보기만 하라는 퉁명스러운 대답을 들었습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싶네요. 한국에서는 서비스  봉사자의 태도가 맘에 들지 않으면 사람을 파견한 업체에 항의를 해서 바로 해고되거나 북한에서 말하는 비판서 비슷한 사유서를 써야 합니다. 나이드신 분이라 더이상 말은 안했지만 저의 기분은 상당히 상했지요. 그런데 나가면서 하는 말이 강아지가 짖어서 못들었는지 아니면 제가 들어오라는 말을 안해서 그랬는지 그냥 소독을 안하고 다음 집으로 가려고 했다는 겁니다. 

 

관리사무소에 가서 물어보니 원하는 가정들에 한한 소독이 아니라 아파트 일괄로 소독을 하면서 몇세대를 한다는 기준이 없이  라인,  한통을 하기로 입찰을 받아서라고 합니다.

그러니 빨리 문을 열어주거나, 아예 소독을 안받는 가정이 많을수록 본인들이 소독할 가정이 적어지면 시간을 당길 수가 있는데 늦게 문을 열어준 저에게 화가 났던 것이였네요.

 

이렇게 기분이 상했는데 참아야 하냐의 문제를 놓고 잠깐 갈등을 했습니다.  하나만 참으면 되는데, 나이드신 분이 불성실하다고 민원을 넣는 경우 그분의 일자리가 짤릴 것인데 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결국 민원을 넣기로 했습니다.

 

작은 일이지만 한국에서는 이런 고객 불만족 사례가 나오면 불만족을 받는 민원실이 따로 있습니다. 그리고  가전제품 구매나 나중에 고장수리를 요청하면 휴대폰을 통해서 일처리에 대한 만족사항을 표현하고 칭찬을  수도 있습니다. 요즘 어떤 단체의 일을 도우면서 원격지원이라는 것을 몇번 받았는데 마치고 나니 서비스 만족도에 대한 창이 뜹니다.

 

그리고 경찰서나 주민의 행정 일을   있는 행정복지센터에 가서 일을 보고 만족시에는 칭찬을  수도 있지만 불만족시에는 민원을 넣을  있는 제도도 갖춰져 있습니다. 이렇게 한국은 나의 업무를 수행하고는 그에 해당하는 평가를 여러곳으로부터 받게 됩니다.

 

 한국 국민이라면 정부조직인 행정안전부, 통일부, 보건복지부  여러 부처들에도 의견을  수가 있고, 살면서 자기가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고 생각하면 국민권익위원회라는 곳에 불만사항을 보낼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해당 부서에서는 직접 답변을 해야 합니다.

 

지금 한국사회는 여러가지 부당 행위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습니다. 예를 들어 학부모가 교사에게 갑질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갑질이란 자신의 지위나 상황을 이용하여 상대를 억누르고 괴롭히는 것을 말하는데요. 최근 뉴스를 보면 한국사회에서는 아이들이 왕이 되다 못해 통제불능인 존재가 돼서 선생님들이 곤혹을 치루고 있습니다. 

 

자신의 아이가 소중하다는 이유로 감정기복이 심한 아이의 비위도 맞쳐주어야 하고 교사가 아이를 훈육과 체벌로 교육할  없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이리된 것은 아니지만  귀한 자식이라고 약간만 일이 생겨도 인권을 운운하면서 민원으로 해결하는 일이 보통이 돼버렸습니다. 학교의 현장은 선생님을 믿고  아이를 맡기는 곳인데 극성스런 일부 학부모와 잘못된 사회통념이 자신의 일을 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병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들이  아이가 아프다고 무조건  아이를 먼저 진료를 해달라는  무리한 요구조건으로 소아과 의사들이 진료를 거부하고 문을 닫아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는 일도 발생합니다.

 

텔레비전을 틀면 오늘도 사회 이모저모에서 발생하는 크고작은 일들이 연신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우리가 감히 생각도   없었던 공공기관들의 서비스 불만족 사례들을 한국에서는 국민이 지탄을  수가 있으며  다른 한편에서는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 존경받아야 되는 교육의 현장은 망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아파트 소독하는 분의 불친절한 행동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루였습니다. 이런 작은 오해나 그로인한 불편도 내일은 민원을 통해 좋아지는 세상이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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