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우리는 북한 동포들에게 진실을 알려야 한다

지난 해 남북관계 차원에서 여러 가지 사건이 있었지만 가장 특이한 것이 바로 남북군사실무회담일 것입니다.

2009.01.02
북한 정권이 이명박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당국간 대화를 끊었는데도 북한의 요청으로 두 차례의 군사실무회담이 열렸기 때문입니다. 회담에서 북측은 남한 정부가 민간단체의 삐라 살포를 중지해주도록 요구했지만 남측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인이나 단체의 표현의 자유를 막을 수 없는 현실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남측이 북한 체제를 위협한다면서 전쟁이 나면 남한이 잿더미가 될 것이라고 협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남한 사회는 대북방송과 삐라살포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남한 KBS의 사회교육방송이 북한 동포들을 상대로 세계의 실상과 남북관계의 진실을 알리는 역할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김대중·노무현 좌파 정권 10년 동안 사회교육방송은 완전히 변질되었고, 그 역할을 대신하는 여러 방송 매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유아시아방송이고 최근에는 열린북한방송, 자유북한방송 등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삐라 살포는 과거에도 계속 있었던 일이지만 북한이 이명박 정부 들어 이를 문제삼는 것은 ‘남한 정부 길들이기’라는 북한의 대남전술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권의 의도와는 다르게, 남한 사회에서 대북방송의 존재와 그 필요성에 대해서 일반 국민의 인식이 높아진 것은 매우 중요한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한도 과거에 군사독재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의 북한보다는 덜 하지만 그 시절의 남한 국민들도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랐고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말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런 시기에 국제정세와 남한사회의 진실을 알려주는 방송과 신문, 잡지는 배고프고 목마른 사람들의 허기와 갈증을 달래주는 소중한 선물이었습니다. 밖에서 보내 온 진실의 선물로 허기와 갈증을 달래고 힘을 축적했기에 남한은 경제발전과 정치발전을 함께 이룩할 수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대북방송과 삐라 살포도 역사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우리는 같은 민족으로서 독재치하의 북한 동포들에게 진실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북한보다 풍요로운 남한에 사는 사람으로서, 통일이 되었을 때 북한 동포들의 얼굴을 떳떳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동포애가 구현된 것이 바로 대북방송과 삐라 살포입니다. 또한 남과 북의 동포들을 서로 연결하고 간격을 메워주면서 우리 민족으로 하여금 통일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다지는 역할도 합니다. 진실을 두려워하는 일부 북한 권력층 때문에 대북방송을 포기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입니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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