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북한 동포 여러분들께
2013.08.16
북한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저의 논평에서는 여러분들께 작별의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저의 일신상의 이유로 해서 방송을 통해 여러분들과 함께 만날 수 없게 되어서입니다. 그렇다고 나쁜 일은 아니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지금보다 더 가까이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자유아시아방송에서 칼럼을 시작한지 어언 13년이 흘렀습니다. 지난 2000년 9월 28일이 저의 첫 방송날이었는데, 당시 남북간에 열린 1차 국방장관회담이 칼럼의 주제였네요. 그 이후 오늘까지 13년 동안 거의 매주 빠짐없이 북한 동포들에게 드리는 메시지를 준비하면서 저 역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분단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의 아픔과 절망을 느끼면서 동시에 기대와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기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3년 전 당시 자유아시아방송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친구의 권유로 참으로 우연히 방송칼럼을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습니다. 처음에는 매주 방송할 만한 주제가 있을까 싶었는데, 하다 보니 하루에도 한 번씩 방송할 수 있을 것 같게 되었답니다. 어느덧 “이번 주에는 무슨 소재를 갖고 북한 동포들에게 바깥세상의 소식을 전할까?”하고 생각하면서 한 주를 시작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출장으로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아니면 거의 매주 방송을 하면서 남녘에 사는 동포의 한 사람으로서 북한주민들에게 세상소식을 진솔하게 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지금은 남한에도 다양한 채널의 대북방송이 생겼지만 13년 전에는 북한을 향한 외부의 방송은 자유아시아방송 뿐이었습니다.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대북방송이란 특수성 때문에 저의 칼럼을 들으시는 청중과 직접 만나거나 소통할 길이 없어 답답하기도 했지요. 그러나 이심전심이란 말이 있듯이, 철새가 38선을 넘나드는 것처럼 북쪽의 마음과 남쪽의 마음은 서로 통한다고 굳게 믿어왔습니다.
지난 13년 사이에 세상도 많이 바뀌었네요. 북한의 지도자도 교체되었고, 남한에서도 대통령이 세 번이나 바뀌었습니다. 북한 사회와 동포들의 의식도 많이 바뀌었다고 탈북동포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을 비롯한 많은 매체들이 바깥소식을 전한 덕택이 아닌 가 생각해봅니다.
지난 13년간 방송을 하면서 저는 통일에 대한 열망과 확신을 마음속 깊이 다지게 되었답니다. 우리는 다시 하나로 합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확신 말입니다. 그리고 그 시기가 성큼 성큼 다가오고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우리 모두 밝고 희망찬 내일을 꿈꾸며 지금의 어려움을 지혜롭게 헤쳐 나갑시다! 북한 동포여러분, 힘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