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호 칼럼: 심각한 중국내 탈북 여성 인신매매


2006.12.18

그 동안도 끊임없이 보도됐던 북한 탈북 여성들의 중국내 인신매매가 더욱 심각해져 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 탈북 여성은 대개가 중국 농촌으로 팔려가 성노예로 전락하고 있으며 탈북 여성 인신매매도 옌지, 룽징, 투먼 등 국경도시에서 중국 내지 쪽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알려진 사례들은 전하기조차 끔찍한 형편이다. 북한의 회령에서 간호사로 일하다 탈북해 헤이룽장성의 우창으로 팔려 간 26세의 여성은 한 나이 든 남자와 그의 장성한 아들 등 모두 5명으로부터 매일 ‘짐승 같은 생활’을 당하다 견디다 못해 도망쳐 옌지의 한 구호기관을 찾았으며, 회령에서 두만강을 건너 탈북한 3명의 여성들이나 왕칭에 팔려 간 또 다른 탈북 여성들은 “낮에는 밭에서 소처럼 일하고 밤에는 노리개 노릇을 하고 있다”고 한다.

탈북 여성들의 가격은 지역 별로 매겨져 있다고 하는 데 허베이성의 가격은 20대 여성 기준으로 2만 위안(약 260만원)으로 가장 높고 옌지 주변 농촌이 2천-3천 위안(약 26만원-39만원)으로 가장 낮다고 한다. 참으로 믿어지지 않는 사실들이다.

남한 통일연구원의 이금순 선임연구원은 한 토론회에서 강제 결혼 형태로 중국 남성들에게 팔려 간 여성들 가운데는 성적 학대로 심각한 부인과 질병으로 고생하면서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임을 보고했다. 미국 국무부의 존 밀러 인신매매 퇴치 담당 대사는 지난 해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 가 중국엔 수 천 명의 탈북 여성들이 있으며 이들은 강제 송환이라는 두려움에 떨면서 ‘성 노예’가 되어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파악된 숫자가 수 천 명이지 실제로 파악되지 않은 여성들은 더욱 많을 것이다. 이들 여성 탈북자들이나 다른 탈북자들이 북한을 탈출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식량난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일자리를 구해 빠져 나오기도 한다. 내년에 북한의 식량난이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탈북 여성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들 탈북 여성들의 인신매매를 방지할 대책은 어떤 것이 있는가.

첫째는 중국의 강력한 단속이다. 중국은 자국 내 인신매매를 막기 위한 법령과 단속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탈북 여성들도 자국민 여성들과 같이 이 법령의 보호를 받도록 해야 한다. 북한 여성이라고 해서 법의 보호 밖에 놓아두는 것은 인권을 외면하는 처사다. 중국의 조치와 관련해 탈북 여성 등 탈북자들을 북한으로 강제송환하지 말아야 한다. 탈북 여성들은 강제 송환이 두려워 인신매매 처지를 벗어나지 못한 채 고통당하고 있다는 인권단체의 실태 보고다. 또한 당국은 인신매매 피해 여성들에게 보호처를 제공해야 한다. 이 또한 인권을 보호하는 차원의 조치라고 생각한다.

둘째는 유엔 인권기구나 국제 사회의 인권단체들이 탈북 여성들에 대한 인권유린 사태를 활발히 고발하고 이를 막기 위한 국제적 협력과 연대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다. 중국내의 비정부기구의 활동도 보장되어야 한다. 이 문제와 관련해 유엔의 비팃 문타폰 북한 인권 특별보좌관은 제 1회 아시아 인권 포럼에서 “아동 노동과 인신매매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과 협조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셋째는 북한 스스로의 처사다. 이 모든 불행한 사태는 오늘의 북한으로부터 초래됐으며 탈북 여성들은 바로 북한 국민들이다. 따라서 자국민들이 불행한 사태를 당하고 있는데 침묵하고 있으면 안 된다.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 메콩 강 유역 국가들 간의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국가간 협약 같은 공동 대응책을 중국과 체결해 시행하는 방법도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탈북 여성들이 돌아와도 처벌 받지 않고 보호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탈북 여성들의 인신매매나 인권 유린은 어느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200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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