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호 칼럼] 오바마 노벨상과 북한 핵

문명호∙ 언론인
2009.10.12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9일 선정됐습니다. 대통령에 취임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오바마 대통령의 선정에 대해 세계가 놀라고 또 미국 국내에서도 이에 대해 일부 찬반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 입니다. 그러나 노르웨이의 노벨위원회는 오바마 대통령의 노력으로 “유엔과 국제기구의 역할을 강조하는 다자외교가 중심을 되찾았고 대화와 협상이 해결 방법으로 선호되고 있다.”면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향한 오바마의 비전에 특별히 주목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7월 러시아를 방문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핵무기 추가 감축을 하기로 합의했으며 중동에서도 이스라엘에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평화협상을 추구해 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더욱 중요한 이유는 이 같은 성취보다 그의 대화와 협상이라는 외교적 노력에 대해 이를 더욱 잘 펼쳐 나가라며 ‘힘을 실어주기’위한 뜻이 담겨 있다고 보아집니다.

바로, 이같이 당면한 국제문제의 한 가운데에 북한의 핵문제가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출범이후 북한 핵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겠다는 대북 정책 기조를 견지해 왔습니다. 그의 행정부 내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별대표, 성 김 대북협상특사를 비롯해 비중있는 고위 외교관들이 북한문제 전담 직책에 임명되고 이들 고위 관리들이 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관계국들을 순방하며 관계국들과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노벨 평화상 수상 선정 발표 후 “21세기의 도전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실천에 나서라는 요청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여기에서 북한에 촉구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오바마 행정부가 추구하는 대화의 기회를 십분 선용하라는 것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지난 5일 북한을 방문한 중국의 온가보 총리와의 회담에서 ‘조선반도의 비핵화 실현’과 ‘북한 미국과의 회담 정황을 보아 가며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 진행’이라는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의 ‘진행’이라는 표현은 참가라는 입장으로 해석 됩니다.

국제사회는 북한 최고 지도자의 이 같은 뜻을 일단 환영하면서 그 추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 같은 말과 태도가 허언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지난 10일 베이징에서 열렸던 한국과 중국 일본의 3국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온가보 총리는 그의 평양 방문 때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방향과 미국, 한국, 일본과 관계개선을 바라고 있음을 나타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사회는 김정일 최고 지도자가 직접 밝힌 이 말이 그대로 실천에 옮겨지는가를 지켜 볼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북한이 오바마 행정부의 대화 추구 기조를 악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싸고 북한이 지금까지 서방측과 협상하며 보여 왔던 이른바 ‘벼랑 끝 전술’ 같은 비합리적이고 부당한 주장과 행태를 보여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대화와 협상을 진전시켜 나가자는 것이 아니라 역행하는 태도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노벨 평화상 수상 발표 후 국제문제 해결에 지금까지의 정책 방향을 계속 추구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는 북한 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긍정적 분위기를 조성할 것 입니다. 북한에겐 이 같은 국제적 분위기가 매우 좋은 기회입니다. 북한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대화에 적극 응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를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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