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언론인이 "아직 숨쉬고 있다"고 전한 말에서 미얀마 국민의 참상을 느낄 수 있다. 지금 미얀마인들에겐 식수에서부터 식량 의약품과 천막 등 모든 생활필수품들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먹을 것이 없어 물에서 건져 낸 죽은 돼지를 건져 내 먹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미얀마 국민들은 국제 사회가 긴급한 구호의 손길을 펼쳐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런데 유엔을 비롯한 국제 사회가 구호물자와 구조 요원, 보도진들을 미얀마에 급파하려 해도 정작 미얀마 군사정부가 물자만 받으려 하고 구호 요원과 보도진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처사다. 정부라면 자국민이 천재지변으로 재난을 당해 한 나라의 힘으로 이를 극복해 낼 수 없을 때는 이웃 국가들이나 국제 사회의 구호를 요청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미얀마 군사정부는 국제 사회의 구호 활동 거부 이유로 "외국의 수색 구조 팀과 언론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성명을 냈다. 이 말은 이 순간에도 국제 사회의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미얀마 국민의 뜻과는 전혀 반대되는 처사다. 오죽하면 미얀마 국민들은 외국 정부와 국제단체들이 자국의 군사 정부에 강한 압력을 행사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일까.
지난 1962년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국제 사회와 단절한 체 40년이 넘도록 독재정치를 해 온 미얀마 군사 정부는 외부의 영향이 들어 와 집권 기반이 무너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가 국제 사회의 도움을 거부하고 있는 사이 의약품과 식료품들이 없는 이재민들, 특히 어린이들이 죽어 가고 있다는 현지 소식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도대체 자국민 10만 여명의 사상자가 나고 150만명의 이재민들이 난 그 끔직한 상황에 외부의 구호를 막고 있는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정부랄 수 가 있는 것일까.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여사를 수년 간 연금하고 민주화 운동을 탄압한 미얀마 군정은 10일 그 재난 중에도 군정 체제를 연장하기 위한 새 헌법 국민투표를 강행했다. 미얀마 군사 정부의 처사는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며 만일 국제 사회의 구호 활동을 계속 거부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유엔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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