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북한이 외자유치에 성공하려면

송영대∙ 평화문제연구소 상임고문
201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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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된 가운데서도 외국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그 진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은 경제건설을 위해 전국 11개 시·도마다 1개씩 외자유치를 위한 경제개발구 설치를 추진 중이라고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으로 국가경제개발총국을 국가경제개발위원회로 승격했고 경제특구 개발을 위한 민간단체인 조선경제개발협회도 발족시켰습니다. 특히 북한은 개성지역에서 외국기업과 합작해 첨단기술을 특화한 경제특구를 개발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외국 기업들로 구성된 국제컨소시엄이 북한과 ‘개성첨단기술개발구’ 건설에 합의했다는 것입니다.

남한과 함께 개성공단의 국제화를 추진키로 약속한 북한이 이제 와서 남한을 따돌리고 독자적으로 외국기업을 개성에 유치키로 한 것은 배신행위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경제의 회생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그 이유는 첫째, 북한이 핵과 경제건설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외국자본이 북한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계속 추진하는 한 유엔의 대북경제 제재는 지속될 것이고 이로 인해 한반도의 긴장상황은 계속될 것입니다. 외국기업들이 투자를 할 경우 고려하는 첫째 조건이 투자의 안전성과 수익성 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북한과 같은 불안한 지역에 들어갈 기업들이 흔치않을 것입니다.

둘째 문제점은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신용 불량국가로 낙인이 찍혀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지난 4월, 북한이 일방적으로 단행한 개성공단 폐쇄조치에서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그 후 남한정부의 노력으로 8월 들어 개성공단의 정상화가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협상 당시 북측이 약속한 통행, 통신, 통관 개선과 개성공단 국제화를 위한 남북공동 투자설명회 등 합의사항들은 이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합의사항을 밥 먹듯이 멋대로 파기하는 나라를 어떻게 믿고 사업을 하겠습니까?

셋째는 북한지역에 도로, 철도, 항만, 전기, 통신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이 전혀 구비돼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외국기업들이 들어가 공장을 짓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사회간접자본 시설은 필수요건 입니다. 그럼에도 북한은 김정은 체제출범 후 사회간접자본 시설 건설은 방치한 채 문수 물놀이장, 승마장, 마식령 스키장 등 특권층을 위한 위락시설 건설에만 3억 달러를 낭비했습니다. 이는 북한 주민 전체가 2~3개월간 먹을 80만 톤 식량을 구매할 수 있는 비용입니다.

공장운영에 필요한 전력이 절대 부족하고 공업용수도 모자라며 제품운송에 필요한 철도, 도로도 열악하고 인터넷과 같은 외부와의 통신수단도 갖추어져 있지 않은 곳에 투자할 외국 기업들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스러운 상황입니다. 특히 북한의 의도처럼 개성에 첨단 외국기업을 유치할 경우 그에 사용되는 장비, 물품을 도입해야 하는데 이는 전략물자로 전용될 수 있는 품목이 대부분이어서 국제사회의 제재대상이 될 것은 분명합니다.

또한 북한이 해외 투자를 유치하려면 남한과의 약속부터 지켜 외국기업에 합의 파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남한이 도와주어도 투자유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식대로 하겠다’는 김정은 경제정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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