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20일 외자를 유치해 국책 사업에 투자하는 '국가개발은행'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의하면, 이 국가개발은행은 국제 금융기구와 국제 상업은행들과 거래하며 국가 정책에 따르는 중요 사업들에 대한 투자 업무를 수행하도록 돼 있습니다. 북한은 이에 앞서 작년 12월 북한 최초의 경제자유무역지대인 라선시에 남북 합작기업의 진출을 처음으로 승인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외화벌이를 위해 금강산과 개성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접촉을 남한 측에 제안해놓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조치는 파탄지경에 이른 북한 경제를 살리기 위한 몸부림으로 보입니다. 얼마 전 노동신문은 김정일 위원장이 '쌀밥과 고깃국'을 약속한 김일성의 유훈을 실천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는 아픈 고백을 보도했습니다. 금년 초 북한의 신년사도 올해 국정의 주요 목표를 인민 생활의 향상에 둔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북한의 경제 살리기 정책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요. 북한 당국이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선군(先軍)정치를 선민(先民)정치로 바꾸어야 합니다. 선군정치란 문자 그대로 군대를 앞세우고 군대 중심으로 나라를 이끌어간다는 의미요, 그러기 위해서는 핵무기, 미사일을 포함한 대량 살상무기를 개발하는 등 군사력을 강화시키고, 이를 위해 국가 예산의 대부분을 군사비로 지출한다는 개념입니다.
그런데 군사비를 과다하게 지출할 경우, 주민 생활향상을 위한 예산이나 재원이 부족하여 인민생활은 더 어렵게 되기 마련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국가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군대가 아니라 주민 즉 민생에 두는 선민정치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또한 북한 경제가 회생되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국제제재가 풀려야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여 핵 포기를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것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어느 나라가 또 어떤 국제 금융기구가 북한에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하겠습니까.
또 북한이 이번에 국가개발은행을 설립한 배경에는 1970년대 남한의 박정희 대통령이 경제 개발을 추진하여 성공한 방식을 모방하려는 흔적이 보이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업 활동의 자유부터 보장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헤리티지 재단과 월스트리트저널이 발표한 '2010 경제자유지수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은 100점 만점에 1점을 받아 179개 조사 대상국 중 꼴찌였습니다. 10개 평가분야 가운데 기업의 자유, 노동의 자유, 무역의 자유 등 8개 분야에서 경제 활동의 자유가 전혀 없는 0점을 받은 것입니다. 이런 북한에 어느 국가와 기업이 투자를 하겠습니까.
더욱 중요한 것은 박정희 방식은 자유시장경제를 바탕으로 내수시장과 외부자원을 결합한 것인데 비해, 북한의 방식은 내수시장은 없는 상황에서 통제경제를 바탕으로 외부지원만 챙기겠다는 것으로써 이런 방식이 성공한 예가 없다는 사실을 북한 당국은 알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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