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김일성, 김정일 부자는 마치 중세시대의 왕처럼 신격화돼 있습니다. 출생은 물론 가족 관계도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왔습니다. 또한 이들의 권력 장악과정도 북한 내에서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매주 보내드리는 주간 기획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실체’ 시간,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출생의 진실에 대해 알아봅니다.
북한은 김정일이 1942년 2월 16일 백두산 밀영의 한 귀틀집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발행한 김정일의 전기 ‘김정일 지도자’는 김정일이 백두산에서 아침에 고고성을 울리며 태어났다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또 이날 김정일의 출생을 축하하기 위해 모든 유격 대원들이 붉은 깃발아래 모여 아이의 미래를 축복하고 광복의 염원을 빌었다며 당시 상황을 과장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북한 당국은 백두산 정일봉과 귀틀집 사이의 고도차이가 216m라고 말하며 김정일의 출생을 신비화하며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일은 1941년 2월 16일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근교 비야츠코에서 태어났습니다. 러시아측 자료에 따르면 김일성은 만주에서 항일 빨치산 활동을 벌이다 일제의 공격을 피해 1940년경 하바로프스크 소련군 영내로 옮겨왔고 이곳에서 1945년 광복 직전까지 머물렀습니다. 이 때 김정일이 태어난 것입니다.
이 같은 사실은 김일성의 첫 부인 김정숙과 함께 전사로 활동하면서 김정일에게 젖을 먹여준 유모 이재덕씨의 증언을 통해 확인된 바 있습니다.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이 씨는 남한언론과의 회견에서 북한에서 김정일이 백두산에서 출생했다고 말해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이를 거절했다며, 김정일은 명백히 하바로프스크에서 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남한에 망명한 황장엽 전 조선 노동당 비서도 저서에서 김일성이 소련으로 넘어가 소부대 생활할 때 김정일이 출생하여 그 이름을 러시아식으로 ‘유라’라고 불렀으며 둘째 아들은 ‘슈라’라고 불렀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김정일이 이처럼 자신의 출생과 관련한 사실을 거짓으로 밝히고 있는 배경을 무엇일까요. ‘김정일 리포트’의 저자 손광주 데일리 NK 편집 국장은 권력 승계를 위해 신화가 필요했던 김정일은 실제 러시아에서 출생했으나 이듬해 백두산에서 다시 출생해야만 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손광주: 백두산은 성스러운 산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백두산에서 태어났다고 해야만 항일 운동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김일성은 중국에서 동료들과 항일 빨치산 해 왔는데 후에 북한은 김일성이 독자적으로 백두산에서 항일운동을 펼쳐왔다고 날조를 했기 때문에 김정일이 백두산에서 태어났다고 해야 말이 맞기 때문입니다.
손 국장은 또 김정일이 실제 태어난 1941년이 아닌 1942년에 태어났다고 거짓말 한 것 또한 김일성 김정일을 신비화하기 위한 정치적 상징 조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손광주: 김일성의 출생 연월일이 1912년 4월 15일이니까 자신의 생일은 1942년으로 하면 정확히 30년 차이가 납니다. 김일성이 70회 생일을 맞으면 자신은 40회 생일을 맞고, 대를 이어 혁명을 완수한다 그런 개념에서 정치적으로 상징 조작을 한 것입니다.
북한은 지금도 백두산 밀영 귀틀집을 성역화 해 놓고 그곳에서 태어나지도 않은 김정일의 출생을 기념하기 위해 연간 수 십만 명의 순례자를 참관시키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을 찾는 남한 인사들도 백두산에 가면 여지없이 이 정일봉 성역에 들러 그 거짓말들을 듣고 있습니다.
이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