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향한 통일시화전, 인사동에서 열려


2007.07.16
Share on WhatsApp
Share on WhatsApp

서울-장명화 Jangm@rfa.org

juntae_kim-200.jpg
남한의 시인 김준태씨 - RFA PHOTO/장명화

분단된 지 반세기 이상. 남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서로 다르게 발전했지만, 그래도 서로 통하는 부분은 여전히 많습니다. 남북이 한글로 쓴 시와 그림이 전시된 서울 인사동 문화거리에 다녀왔습니다.

(전시장에서 현장음)

전시장에 들어서자 마자 마주친것은 두줄로 길게 달려나가는 철책입니다. 이 철책 사이로 할머니는 남쪽을 말없이 바라봅니다. 할머니의 등은 많이 굽었습니다. 그 앞의 인동꽃. 인동꽃의 의미는 겨울을 이겨낸단 뜻입니다.

이 그림 아래에는 ‘모정’이라는 제목의 시가 짝지어져 적혀있습니다. 남한의 유명 시인 김준태씨가 읽어줍니다.

(김준태) 시낭독

30년 동안 어머니는 아들이 밟고 간 38선 근처에 와서 서성거리다 돌아가신다. 번개가 치는 그믐밤에도 날씨 좋은 날에도 아들의 그림자라도 볼까하여 그렇게 하신다 살아있는 목숨이라면 어찌하며 만날 수 없느냐 누가 우리의 길을 막는 것이냐 잡초가 무성한 38선을 아무리 서성거려도 어머니는 알수 없는 일이어서 아득한 하늘끝 홀로 헤매다 돌아가신다.

kang-200.jpg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 - RFA PHOTO/장명화

김준태: ‘모정’은 김규동 시인께서 시도 쓰고, 붓글씨로 시도 직접 써주셨습니다. 김규동시인은 고향이 북쪽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산가족이죠. 평양에서 대학교를 다녔습니다. 6.25한국전쟁이후, 어머님과 헤어졌습니다. 김규동선생은 올해 85세입니다. 물론 지금 어머님은 100살이 넘었기 때문에 돌아가셨거든요. 고향의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시가 바로 ‘모정’이라는 것이죠. ‘어머니의 정’이라는 것이죠. 우리가 결국 어머니의 정을 그리워하는 것도 남과 북의 동질성 회복이라고 할 수 있죠.

통일을 주제로 한 시들이 나란히 걸려있는 서울 인사동의 ‘공화랑’. 50편의 시 하나하나에는 그림이 짝지어져 있습니다. ‘김준태 시인의 통일시화전’이라는 이름으로 열리고 있는 이 전시회에는 남은 물론이고 북에서 그리고 해외의 시인들이 남북통일이나 한민족의 정서를 노래한 시들이 그림과 함께 전시됐습니다.

남한의 김지하 등 생존시인과, 신석정, 신동엽 등 이미 세상을 떠난 시인, 북한의 유명시인 조기천, 오영재등의 작품이 포함돼 있습니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서 비가 주룩 주룩 내리는 평일이지만, 관람객들은 이어집니다.

강상훈: “저는 ‘오마니! 늙지 마시라, 어머니여’가 제일 감명깊었어요. ( 기자 : 왜 그렇게 감명깊게 느끼셨어요?) 떨어져 계시는 내용이거든요. 보니깐요. 남쪽에 있는 아들이 어머니를 보고 싶은 마음에,어머니가 이제 나이가 드셔서 돌아가시쟎아요? 자기가 그 나이를 일년에 두 살씩 먹을테니까 어머니가 그때까지 만이라도 살아계셨으면 하는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아서, 굉장히 찡하더라구요.

exhibit-200.jpg
전시회의 한 작품, '어느 통일꾼의 주례사/정희성' - RFA PHOTO/장명화

( 기자 : 어떤 시가 가장 마음에 드세요?) 유의숙: 특별히 마음에 든다기 보다, 자세히 읽었던 시는 맨앞에 삼팔선 앞에 선 어머니, 그 시가 처음에 읽어서 그런지 그 시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었어요.

관람객 중에는 파랑눈의 금발 아가씨도 눈에 띕니다. 미국 동부의 뉴욕출신인 아이리나 코라겐씨. 그는 북한시인의 이용학씨의 ‘북쪽’이라는 그림에 눈을 떼지 못합니다.

아이리나 코라겐: (All the pictures seem like discrete episodes from different places, even one picture was a face behind the water, which also disconnects from the outside world.)

모든 그림들이 마치 서로 다른 장소의 분리된 이야기들 같아요. 저 그림은 한 여성의 얼굴이 외부 세상과 분리된 것을 잘 보여주고 있어요.

오늘 이 시화전은 남한 문단에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고있는 김준태 시인이 직접 붓으로 썼습니다. 시인 김준태는 지난 1969년 문예지 ‘시인’에 ‘참깨를 털면서’라는 시를 발표해 등단했습니다. 주로 잃어버린 한민족의 정서와 농촌의 토속성 회복을 갈망하는 시를 써왔습니다.

김준태: 좋은 친구들과 더불어 문학을 통해서 남과 북의 정서적 통일, 물론 정치가들은 정치, 경제, 사회적 통일이 있잖아요. 그러나 이 정서적,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그런 차원에서, 그런 접근 의도에서 이 시화전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김 시인은 통일은 우리 겨드랑이 밑까지 와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시화전은 가까워진 통일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임을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