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꿈나무 키우는 한겨례 계절학교
2007.08.02
서울-장명화 jangm@rfa.org
탈북 청소년을 위한 특별학교가 시작됐습니다. 이들 탈북 청소년들은 북한을 떠나 남한에 정착하기까지 숱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 세월동안 배움의 기회도 놓친 경우가 허다합니다. 예민한 시기의 탈북 청소년들이 남한사회에 정착하는데 필요한 기초 학업과 장래 목표를 세우는 것을 도와주는 학교가 있어 그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현장음) (남학생) 이번에 영화 새로 나온 것.. 황진이? 아니.. 너네는 연예인 누구 제일 좋아하니? (웃음) (남학생) 너희는 연예인 중에 누가 가장 좋으니? 가수 말고? 이효리, 이효리. (남학생) 이효리, 그 괴짜?.... 순수한 것은 윤은혜... 김종수.. .
1일부터 시작한 한겨레 계절학교는 탈북 청소년을 위한 특별학교입니다. 이들 청소년들은 생활난으로 인해 북한에서는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했습니다. 특히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에 걸쳐 제 3국에서 유랑하는 고통으로 남한학교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북한인권시민연합의 이영석 교육훈련팀장은 말합니다.
(이영석) 이제 한글을 깨우친 지 한달밖에 안된 친구도 있고, 지금 받아쓰기 하면 절반은 틀려요. 그렇게 기초가 부족한 부분이 많다보니까 학교에서 버티기 힘들고. 북한에서는 무상교육 이런 말을 하는데, 학교를 제대로 다닌 친구들 거의 없어요.
여름방학에 열린다고 해서 느슨하지는 않습니다. 아침 8시 50분부터 저녁 10시까지 합니다 주말도 없이 강행군입니다. 수학, 영어, 국어, 과학, 사회, 역사는 물론이고, 컴퓨터와 풍물놀이까지 정말 빡빡한 시간표입니다. 그래도 학생들은 마냥 행복합니다.
(김헌주) (영어시간이) 좋았어요. 서로 대화하기도 하고, 시간 물어보는 것 등을 배웠어요. (기자: 한번 해보시죠) What time is it? (황은주) 영어시간이 제일 좋아요. How old are you? 같은 거 배웠어요. 여기 오니까 좋아요.
(현장음) 가위, 바위, 보! 아휴, 진짜 세게 때리네. 가위, 바위, 보. 오빠가 맞아야 돼. ‘아야,’
이들 탈북 청소년들은 크건 작건 모두 공통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소외감입니다.
(이영석) 굉장히 밝게 떠드는데요, 학교로 돌아가거나 제가 밖에서 만나면 말을 안 한 친구들이 절반 이예요. 어떤 안정된 시스템 안에 자신의 끼를 굉장히 많이 발산하는 친구들인데, 그런 장치가 없다보니까, 굉장히 많이 두려워해요. 그래서 저는 아이들이 다양해질수록 마음이 아프죠.
이들의 어려움을 풀어주려는 한겨레 계절학교 3주 동안, 이들과 함께 먹고 자는 자원봉사자는 모두 26명입니다.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 요안나 호사냑씨와 제시카 에릭슨씨입니다.
(Joanna Hosaniak) The most wonderful thing about North Korean kids is that they are so curious about the outside world. It's because they have lived in such a closed society for a long time. 탈북청소년들의 가장 멋진 점은 외부세계에 대해서 너무나 호기심이 많다는 거예요. 오랫동안 폐쇄된 사회여서 그런 거겠죠.
(Jessica Erickson) They are very interactive in the class and very responsive to the material.
수업시간에 교사와 학생 간에 서로 주거니 받거니 잘되구요, 가르치는 내용도 아주 잘 따라합니다.
탈북 청소년들은 이 기간에 돈이라는 대가없이 여름방학동안 자신들을 가르친다는 자원봉사의 의미도 깨닫게 됩니다. 치열한 자본주의 경쟁사회지만, 자본주의에는 돈만 벌면 된다는 식의 논리가 앞서는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해 베풀면서 살아야 한다는 윤리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게 한겨레 계절학교 윤현 교장의 설명입니다.
(윤현) 정교사,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아무런 보수를 바라지 않고 자원 봉사하는 겁니다. 여러분들이 사회주의 사회에서 살다가 지금 자본주의 사회에 오니까 돈이면 다 해결되는구나, 돈이 최고다 이런 생각을 가지기 쉬운데, 결코 그런 게 아닙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것, 그런 것이 있기 때문에 이 한국사회와 자유민주주의 사회가 번영해나가는 겁니다. 가진 사람이 안 가진 사람에게 가진 것을 나누어주는 것, 아무런 보수없이 나누어주는 마음, 그것이 이 자유민주사회를 발전시키고 있는 겁니다.
오늘 입학식에 참석한 23명의 탈북 청소년들은 하늘색 단체복을 입었습니다. 단체복 등에는 “I learn to love & love to learn"라는 영문글자가 새겨져있습니다. ”나는 사랑하기 위해 배운다, 그리고 배우기 위해 사랑한다.“ 입학식이 끝나고 곧이어 국어를 배우러 가는 이들의 발걸음에서는 벌써부터 꿋꿋한 사랑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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