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공산국가 출신 노동자들, 시장 경제교육 필요
2007.07.31
서울-장명화 jangm@rfa.org
몽골이 시장경제체재로 전환한지 15년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시장경제는 몽골인들에게 낯설기만 합니다. 특히 남한에서 일하는 몽골 근로자들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들에게 남한의 시장경제 지식을 나누는 현장을 찾았습니다.
첫 경제교육시간이지만, 궁금한 게 많습니다. 시장의 의미, 그리고 그 시장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상품, 서비스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자 여기저기서 질문이 쏟아집니다.
김홍준: 상품. (학생: 상품권이요?) 아니, 상품, 그러니까 물건. 그냥 상품. 물건. 이를테면 (웃음) 그냥 물건들, 우리가 사고 팔고. (남자학생: 이걸 (볼펜) 말하나요?) 그렇지 그런 것을 사고 파는 거야.... 서비스는 알지? 행동? 그렇지 버스 아저씨, 돈 내고 타지? 우리한테 무엇을 줬나? (아니요) 회사에 가져가서 자기 봉급을 받는 것이거든...
김홍준씨는 서강대학교 재학생입니다. 이곳 몽골학교에 와서 경제교육을 시키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홍준씨는 오늘 중학생반을 맡았습니다. 가장 기초적인 질문을 받으면서 몽골이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한지 그다지 오래 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김홍준: 학생들이 아는 것이 저금하는 것은 좋은 것이다 이것 밖에 없어요. 어떻게 해서 자기가 관리를 해서 계획을 짜고, 용돈기입장 같은 것은 귀찮아서 안 쓰니까. 기본적인 것부터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니까 내가 어떻게 써야하고, 나중에 내가 벌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것을 준비해야 되고 이런 것들이 부족해서...
김씨와 함께 몽골학교를 찾은 남한 대학생들은 모두 9명. 3명씩 나뉘어 한반을 맡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을 맡은 지성은씨는 호기심 어린 눈을 한 학생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와 수업목표에 대해 설명합니다.
지성은: 저는 서울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에 재학 중인 지성은입니다. (선생님과 학생들 서로 인사) 제가 여러분이 한국어를 얼마나 잘하는지 몰라서... 어차피 이 수업은 맞다 아니다를 알려주기보다는 경제에 대해서 친숙하게 느끼게 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대답을 꺼려하지 말고, 편하게 말해주세요...
몽골학교에 재학중인 60명의 학생들은 모두 몽골에서 온 근로자들의 자녀들입니다. 몽골이 15년 전 공산주의 체제에서 시장경제를 도입한 이후, 몽골인들이 한 푼이라도 더 돈을 벌기 위해 점점 더 많이 남한을 찾고 있습니다. 주한 몽골대사관의 집계로는 현재 3만 명의 몽골인들이 남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돈은 벌어도, 제대로 쓸 줄도 모르고 관리할 줄도 몰라 고생이 많다고 JA 코리아의 지은정 팀장은 말합니다. JA 코리아는 청소년들에게 경제교육을 시키는 비영리 단체로, 이번에 몽골학교 교육을 기획했습니다.
지은정: 몽골은 오랫동안 공산주의 체제였습니다. 물론 지금 공산주의 체제가 끝나긴 했지만, 아직까지 아이들이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거든요. 그런 아이들이 지금 외국에 있는데다가 지금 한국의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자본주의 경제교육이 가장 시급한 아이들이 이렇게 공산주의 나라에서 온 아이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김홍준군은 그래서 돈의 가치와 현명하게 돈을 관리하는 방법에 중점을 두고 가르칩니다. ‘세살 버릇은 여든까지 간다’고 청소년기에 형성된 경제관이 평생을 가기 때문입니다.
김홍준: 돈 알지? 돈 (학생들: 네) 돈은 중요한 거야. 필요해. 뭘 살 때, 어떤 사람이 공부를 할 때 돈은 필요해. 하지만 소중한 것일 수는 없다. 소중한 사람들 행복하게 해주려면 돈이 필요해. 돈이 있으면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야. 돈을 벌다. 일을 해서 벌어야 돼.. 돈을 관리해, 돈 갖고 저금하거나 아니면 투자를 해야 하는데...
대학생 오빠, 언니가 가르쳐주는 시장경제의 기초들이 쉽게 다가와서 지루하지도 않습니다. 앞으로 두 번 더 있을 수업시간에서는 직업탐색, 예산짜기, 저축과 투자에 대해서 배운다고 하니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뭉흐치멕: 인생에 필요한 것을 배우니까 좋은 것 같아요.
1991년이후 무상원조와 차관공여를 통해 몽골이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하는데 도움을 주었던 남한. 이제는 자라나는 몽골의 어린 세대들에게 시장경제의 경험을 접목하는 일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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