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대학풍경: 대학생과 취업
2006.09.06
북한의 대학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유명철입니다. 높고 푸른 하늘이 우리의 마음속에 미래에 대한 꿈을 심어주고 서늘한 가을바람이 힘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황금의 계절 가을이 왔습니다.
방학기간 조금은 썰렁하던 대학구내가 개강을 맞은 학우들로 또다시 활기에 넘치고 가는 곳마다 방학 간 여행 갔던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또 새 학기 동아리모집과 9월 축제준비로 정말 분주합니다.
그런데 이런 들뜬 분위기속에 누구보다 더 분주하고 바빠진 이들이 있는데 그들이 바로 이번학기 졸업을 앞둔 졸업생들입니다. 취업은 사회주의 사회인 북한에서도 대학생들에게 중요한 문제이지만 남한과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어떤 직업을 가지는가에 따라 사회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물질적 부뿐만 아니라 꿈을 이루고 명예를 얻는 등 행복한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는 대학을 졸업하면 자기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또 자기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당과 수령이 부르는 곳이라면 탄광 광산이라도 군말 없이 가야 하고 또 그렇게 집단적인 배치를 하다 나니 사람들은 자기의 미래를 자기가 개척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과 조직에 수동적으로 맡기게 되죠. 또 그것을 가리켜 북한에서는 실업자 없는 사회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 남한은 어떤 조직이나 단체가 대학졸업생에게 어디 가서 일하라고 지시할 수도 없고 또 자기의 적성과 희망에 따라 자기가 원하는 일자리를 얻으려고 하기 때문에 좋은 직업일수록 경쟁이 심하고 그 때문에 사회의 실업률이 높은 편입니다.
경제형편이 좋아지면 기업들에서 채용을 많이 해서 실업률이 낮아지고 경제가 어려우면 실업률이 높아지는 것은 계획경제와는 다른 자유시장경제의 특성인 것입니다. 저도 이젠 대학 졸업을 앞둔 취업 준비생이라 이번 학기는 정말 바쁘게 지나갈 것 같아요.
우리학교에서는 어제와 오늘에 걸쳐 국내외의 유명기업들의 취업설명회가 열리고 수많은 졸업생들이 취업정보를 하나라도 더 얻으려고 북적이고 있습니다. 삼성과 엘지, 현대와 같은 대기업들이 유능한 인재를 자기들의 기업에 유치하려고 졸업시기가 다가오면 기업설명회를 열곤 하는데 여기서 우리들은 자기의 특성과 미래설계에 알맞은 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고 그 기업에 취직하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되죠.
대체로 유명한 대기업들에 취직하기를 많은 대학생들이 원하고 있는데 그것은 대기업에 입사하면 높은 보수와 안정된 노동조건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삼성, 현대와 같은 대기업들이 많은데 여기에 취직하면 일반 직장에 비해 높은 월급을 받을 수 있고 주5일제와 휴가와 같은 여러 가지 복지혜택과 교육의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기업은 누구나 원하기 때문에 대학시절에 공부를 열심히 하여 성적이 높거나 영어, 중국어와 같은 외국어 실력이 높아야 하며 그밖에 기업들에서 진행하는 면접에 통과되어야 취직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국가기관과 국영회사들이 인기가 높은데 이런 곳은 대기업보다는 보수가 적지만 그 대신 하는 일이 그다지 경쟁적이지 않고 오랜 기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요즘에 인기가 많은 곳입니다.
다음으로 중소기업들에 취업을 하게 되는데 대기업보다는 좀 열악한 노동환경과 낮은 보수로 인해 좋은 대학을 나오거나 대학원 정도까지 졸업한 고학력자들은 대체로 기피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자기가 이루려는 목적에 맞고 또 자기의 희망을 꽃피울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될 수 있다면 좀 어려운 환경이라고 하더라도 마다하지 않은 대학생들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사회가 발전하고 과학과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의 육체노동을 기계가 대신하고 컴퓨터가 100사람 1000사람의 몫을 하기 때문에 점점 기업에서는 단순 업무에 종사하는 인력을 적게 쓰고 그 대신 고급인력에 대한 필요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 남한의 대부분의 구직자들이 대학졸업의 학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속에서 취업하려고 하면 정말 경쟁력이 뛰어나야 좋은 곳에 갈수 있습니다.
우리처럼 북한에서 와서 공부하는 대학생들은 여기 남한사회에 적응하기도 힘든 형편에 또 꼭 같이 취업경쟁을 하려면 정말 힘들게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고향을 떠나 이곳까지 와서 성공하려고 마음먹을 우리들이 결코 주저앉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한국전쟁 당시 혈혈 단신으로 오신 이북출신 어르신들이 50~60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누구도 부럽지 않은 부자들로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모습을 볼 때 우리도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기곤 합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지고 누구나 열심히 하면 그 대가를 받는 다는 것이 참 좋은 것입니다. 아니면 우리처럼 부모형제도 없고 학연과 지연도 없는 사람들이 이 땅에서 어떻게 성공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겠으며 또 그러한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들은 지금은 힘들고 남보다 뒤떨어져 있지만 낙심하지 않고 내일을 위한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것입니다.
요즘 취업 때문에 많이 고민하고 또 걱정스러웠는데 이렇게 북한에 있는 대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하니 좀 속이 후련하고 또 더욱 분발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참 이번에 뉴스에 보니 세계청소년여자축구경기에서 북한여자축구가 우승을 했는데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대학에 나가서도 친구들이 모두 북한여자들은 정말 멋있다고 이야기 하는데 제가 너무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러면서 북한도 남한과 같은 민족이고 형제이기 때문에 남한처럼 자유롭게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오면 남한처럼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루 빨리 우리들이 하나가 되어 세계무대에서 통일의 기발을 휘날리며 우리민족의 우수성을 자랑하는 그날이 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날을 위해 남과 북 우리 대학생들이 더욱 열심히 배우고 능력을 키워 통일위업에 나설 것을 다짐하면서 오늘은 이만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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