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대학풍경: 우리 대학의 외국 유학생들
2006.11.01
사랑하는 북한 대학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유명철입니다. 이제 10월도 다 가고 가을의 마지막 계절인 11월이 다가왔습니다. 빨갛게 물들었던 단풍도 하나 둘 낙엽으로 떨어져 낭만과 열정으로 불탔던 여름을 추억하게 하네요.
전번 주에 저희들은 중간고사를 치르느라 정말 긴장된 나날을 보냈답니다. 북한식으로 말하면 중간시험전투에 돌입했었지요. 시험을 무사히 치르고 나니까 갑자기 서늘한 가을바람이 옆구리를 스치는데 문득 고향 생각이 나더군요.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춥고 힘겨운 겨울이 될 텐데 고향의 부모님과 친구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그런데 저의 주위에도 저처럼 집을 떠나 타향에서 공부하면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손꼽아 방학 갈 날만 기다리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에는 우리 대학에서 함께 공부하는 외국에서 온 유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분께 들려 드리겠습니다.
한국의 대학들은 외국의 유명한 대학들과 많은 인적, 문화적 교류를 진행하는데 그 중에는 외국대학들과 자매결연을 맺어 우리 대학생들이 그쪽 대학으로 가서 공부를 하거나 외국의 대학생들이 한국 대학들에 와서 공부하는 교환학생 제도라는 것이 있습니다.
또 자매결연이 안 된 대학이라 하더라도 한국의 대학에 와서 공부하겠다는 생각만 있으면 얼마든지 시험을 보고 대학에 입학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과 좀 다른 것은 북한에서는 유명한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김책공업대학 같은 곳에만 외국 유학생이 몇 명씩 보이는 데 비해 여기 한국의 대학은 수도권의 이름난 대학이나 지방의 자그마한 전문대학에서도 많은 유학생들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대학만 하더라도 수많은 외국의 유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데 그들만을 위한 국제어학당과 유학생 기숙사, 식당 등이 특별히 마련되어 있을 정도이지요. 저와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 속에도 일본과 중국에서 온 유학생들이 많은데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정말 세계는 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유학생들이 한국에 유학을 오면 우선 한국말을 배우는 국제어학당에서 1년 내지 2년간 공부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한국어 능력시험을 봐서 자격증을 따면 본과에 입학 할 수 있답니다.
대부분의 유학생들이 모국어와 함께 영어를 잘하고 있는데 이것은 한국말이 서툰 그들에게 있어서 한국에서 의사소통을 하며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주죠. 한국 사람들도 영어를 많이 쓰고 특히 대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영어교육을 잘 받기 때문에 웬만한 의사소통은 막힘이 없습니다.
하지만 강의는 좀 다르죠. 강의시간에 교수님이 전문적인 학술용어를 한국말로 빨리 이야기하면 한국어가 서툰 유학생들은 알아듣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어떤 과목은 영어로 하는 과목이 있습니다. 한국대학생들의 영어실력을 위해 필요하기도 하지만 외국에서 온 유학생들을 위한 배려의 차원이기도 합니다.
유학생들은 한국어 실력을 빨리 향상시키기 위해 한국 학생들과 일대일 학습도 많이 합니다. 대학에 글로벌라운지라고 외국인들과의 교류를 위한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는데 이곳에서는 한국말을 할 수가 없고 영어나 기타 외국어를 해야 합니다. 또 미국의 CNN 이나 일본의 NHK, 영국의 BBC와 중국의 CCTV 같은 유명한 외국 TV방송과 영화채널을 보여주고 컴퓨터와 신문, 잡지 등을 이용하여 국제소식을 접할 수 있는 아주 유용한 곳입니다.
이곳에서 외국인 유학생들과 한국 대학생들이 자주 만나 언어교환도 하고 문화교류도 하면서 서로의 차이점을 발견하고 존중하는 미래지향적인 사고방식을 키워 나갑니다. 저 역시 이곳에서 중국에서 온 유학생을 만나 중국어를 배우고 한국어를 가르쳐 주기도 했으며 미국유학생과 함께 영어공부도 하고 북한의 정치정세에 대한 논쟁도 하였지요.
그들과 대화를 하면서 외국의 민족, 풍습, 역사에 대하여 많은 것을 배우게 되며 또 우리의 전통문화와 가치관, 분단된 우리의 상황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고 이해를 도모하는 계기를 가지게 됩니다.
추석이나 크리스마스와 같은 명절이 오면 대학 행정실의 주최로, 혹은 국제학생연대, 국제기독교학생모임과 같은 동아리의 주최로 외국유학생과 함께 하는 문화 한마당, 전통문화축제 같은 것을 열어 국제적 유대를 강화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또한 중국이나 일본, 베트남 등지에서 온 유학생들은 방과 후 시간을 이용하여 외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여행사와 국제행사장 등에서 관광안내원으로 일하면서 학비와 생활비도 마련하곤 합니다.
이렇게 한국에서 4년~5년간 대학생활을 하면 그들은 거의 한국인이 다 되어 김치도 좋아하고 된장찌개도 즐겨 찾게 되며 고국으로 돌아가서도 우리의 문화와 전통을 알리고 국제관계를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지요.
또 대학시절에 한국인 대학생과 정이 들어 결혼을 하여 한국땅에 정착하거나 자기의 고향으로 신부를 데려가기도 합니다. 참 이렇게 외국에서 와 공부하는 그들을 볼 때면, 특히 방학에 고향으로 간다면서 짐을 싸가지고 공항으로 향하는 그들을 볼 때 나는 왜 같은 민족이고 같은 한반도에 살고 있으면서도 고향에 갈 수 없나 하는 쓸쓸함과 함께 하루 빨리 통일이 되어 남과 북 대학이 서로 교류하고 학생들이 오가면서 자유롭게 공부하고 고향을 찾을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고대합니다.
그럼 오늘 이야기를 여기서 마치면서 날씨도 쌀쌀해 지는데 북한 대학생 여러분이 몸 건강하시고 학업에서도 보다 좋은 성과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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