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대학풍경: 대학생과 독서

안녕하세요. 조명일입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두툼한 겨울옷을 입고도 추워서 몸을 웅크리게 되서 정말 겨울이 왔음이 실감납니다. 북쪽의 날씨가 여기 남쪽보다도 더 추울 겁니다. 날씨가 춥다보니 수업이 끝나거나 쉬는 시간에 밖에 나가는 일이 드물어지고 그냥 도서관에서 따끈한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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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읽고 싶던 좋은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많이 읽게 됩니다. 책을 빌리려 도서관에 갔는데 수 천 명을 수용하는 큰 도서관에서 많은 학생들이 빈자리 없이 빼곡히 앉아서 책을 읽는 모습을 보니 저도 책을 읽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도서관에 있는 컴퓨터로 책 제목을 찾아서 책의 번호를 적은 다음에 해당 책들이 있는 곳에 가서 책을 골랐습니다.

그런데 역시 인기 있는 책들은 다 빌려가서 아쉽지만 예약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학생들은 오늘 다 읽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여러 권의 책을 옆에 쌓아 놓고 책 읽는데 정신이 빠져있더군요.

그러다 보니 오래 전이긴 하지만 저도 북한에서 대학공부를 하면서 짬짬이 재미있는 소설책을 친구에게 빌려보던 생각이 납니다. 그땐 책이 워낙 귀해서 친구가 소설책을 하나 빌려오면 다른 친구들끼리 순번을 정해서 돌려보기를 했습니다. 그것도 시간이 촉박하게 짜여 있어서 짬시간에 읽고 밤새워서 다 읽고 나서 다음 순번 친구에게 돌려주었습니다. 여러분도 지금 책을 많이 읽고 있겠죠.

그래서 오늘은 남한 대학생들의 독서에 대해서 얘기해 드릴까 합니다. 남한 대학생들은 독서는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꾸준한 독서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생 중 대부분은 일주일에 한 권 이상의 책을 읽고 있는데 이를 통해 폭넓은 지식을 얻거나 삶의 지혜를 터득합니다.

또 그냥 책을 읽는 것이 재미있어서 읽기도 하고 정서적 안정을 위해서 읽기도 합니다. 대학생들이 많이 읽고 있는 책으로는 추리소설이나, 사랑에 대한 것, 또는 유명인사들의 성공이야기 등을 다룬 책들입니다. 이 밖에도 학생들 사이에서는 기업의 경영에 관련된 책이나 인간관계와 처세술을 담은 책들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자기계발과 관련된 책들도 필요합니다.

얼마 전에 이번 대학입학 시험부터 논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 나오면서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논술 준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논술이라고 하면 어떤 한 가지 주제를 제시해 주면 그에 대한 사회현상 분석과 자신의 생각을 논리 정연하게 쓰는 시험의 한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논술을 제대로 하려면 다양한 많은 책을 읽어야 하고 동시에 매일 매일의 신문과 시사정세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요즘 남한의 대학생들도 독서량이 적어지는 문제로 걱정이 많습니다. 독서량이 적어지는 원인으로 인터넷문화와 취업준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인터넷을 접하고 자란 세대들이 대학에 입학하면서 독서하는 습관을 갖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학년 때는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필요한 자료들을 읽고 고학년이 되면 취업준비와 영어에 모든 것을 투자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 도서관이나 학교 서점에는 지금도 많은 학생들이 좀 더 나은 자신을 준비하기 위해 열심히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역시 남한에 와서 북한과 너무 달라 대부분이 생소했지만 독서를 통해서 많은 간격을 좁힐 수 있었고 남한의 문화와 사회를 더 빨리 알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책을 손에서 놓지 말고 꾸준히 독서를 해나갈 때 자기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지식정보시대에 앞서나가는 사람으로 살 수 있습니다. 북한 대학생 여러분도 어려울 때 일수록 책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과 정신을 수양하고 앞으로 통일이 되면 남한의 대학생들과 함께 마음껏 책을 읽는 그런 모습을 상상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