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대학풍경: 남한 대학교의 전공체계
2006.08.30
안녕하세요. 조명일입니다. 드디어 새 학기가 시작 되였습니다. 즐거웠던 방학이 끝나고 9월부터 시작되는 새 학기를 맞으며 새로운 다짐과 각오를 해보게 됩니다. 새 학기 수강신청도 잘 마무리 했고 전공과목과 교양과목들도 계획했던 대로 시간표가 잘 짜여져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젠 열심히 공부하는 것만이 남았습니다.
며칠 전에 학교에서 지금 2학년 2학기를 맞고 있는 후배 한명을 만났는데 원했던 전공을 배정 받았다고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희 대학은 학부제라는 체계로 운영되는데 이것은 신입생들이 1학년에는 전공이 없이 계열별로 다 같이 공부를 하고 2학년2학기에 올라가면서 원하는 전공을 신청하게 됩니다.
인기가 많은 전공에는 많은 학생들이 몰리기 때문에 희망하는 전공을 못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의 장점은 입학할 때 전공이 결정 되여 들어왔다가 학교생활을 해보는 과정에 잘못된 선택에 대해서 후회하게 되는 폐단을 없애고자 실시된 것입니다.
신입생들은 대학생활 초반의 1년 반 동안 많은 교양과목의 수업과 친구나 선배 혹은 교수님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자신의 적성과 희망에 따라 가장 적합한 전공과목이 무엇인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그러면 과연 한국의 대학들에 어떤 전공들이 있는지에 대해서 여러분께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드리겠습니다.
지난 시간에도 얘기 해드렸다시피 한국의 대학은 북한과는 달리 거의 대다수가 종합대학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는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등 거의 모든 대학교들에는 대학교 안에 문과대학, 경상대학, 의과대학, 공과대학 등 수많은 단과대학 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에는 김일성 종합대학이나 김책 공업종합대학 등 몇 개 안되지만 한국의 대학들은 무슨, 무슨 대학교 하면 거의 다 종합대학이라고 보면 됩니다. 일부 단과대학이 있기는 하지만 그 수가 매우 적고 2 년제의 전문대학 들이 있습니다.
저희 대학교만 하더라도 크게 인문 사회계열의 대학, 공과대학, 음악대학, 그리고 의과대학, 치과대학, 간호대학 등 의과계열의 대학으로 분류가 되여 있습니다. 문과대학의 경우 국어나 영어, 중국어, 독일어 등의 어문학 계통의 전공과 역사학과, 심리학과, 철학과 등이 있습니다. 경상대학에는 경영대학, 경제대학 등이 있는데 자본주의 경제의 기본원리와 기업관리 방식을 배우는 대학들입니다. 대체로 경상대학 졸업자들을 요구하는 기업들이 많다 보니 대학 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전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을 배우는 이과 대학(리과 대학)과 전자공학이나 기계공학, 건축, 금속공학, 컴퓨터학을 배우는 공과대학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한국을 먹여 살리는 첨단산업의 기술자, 연구사들을 배출해내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한 전자 전기공학 같은 전공에는 공과대학에서도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어 그 전공을 배정 받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 대학교에는 또한 검사나, 판사, 변호사 등을 많이 배출해내는 법과 대학과 예능에 희망을 가진 학생들이 공부하는 음악대학과 체육대학이 있습니다. 중고등학교와 초등학교의 교사들을 배양해내고 있는 교육대학도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교원대학이나 사범대학이 이와 같다고 보면 됩니다.
북한의 여러분들은 혹시 남한대학 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공과목이 무엇인지 아세요? 아마 잘 짐작이 안 갈 것 입니다. 바로 의과 대학이나 치과대학 입니다. 물론 북한에서도 의과대학이 인기는 있는 편이지만 여기 남한에서만큼 그 인기가 절대적이지는 않습니다.
북한에서는 의과대학이라는 단과대학 안에 임상의학과 구강학과, 고려의학과(한의학과), 간호학과가 있지만 남한대학에서는 이것이 서로 구분 되여 다른 대학으로 존재합니다. 다시 말해서 의과대학이 따로 있고 치과대학, 한의대학, 간호대학이 서로 별개로 존재합니다. 아까도 얘기 했듯이 남한에서 의과대학이나 치과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그만큼 인기가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안정된 직장과 많은 수입이 보장된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종교에 대해서 배우는 신과 대학이나, 의류나 식품 등에 대해서 배우는 생활과학대학 등 수없이 많은 전공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전공이 갈라져 있다고 해서 그것만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전공과목의 수업을 정해진 과목수에 한해서 들을 수 있으면 아예 전공을 두개, 세 개를 가지는 이중전공제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법과대학 학생이 경제학과의 전공을 어느 정도 수강하면 경제학 전공자와 같은 자격을 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전공 속에서 자기가 잘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전공을 골라 열심히 공부하면서 미래를 구상하고 하나 하나 실천해가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희망을 꽃피우며 더욱 나은 미래를 향해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하루 빨리 통일이 되어서 남한 학생들과 함께 자유롭게 자신의 전공을 선택하고 자기의 특성에 맞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