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일: 남한 대학생들과 군입대 (1)

안녕하세요. 조명일입니다. 일년 중 제일 덥다고 하는 중복도 방금 지났습니다. 북한에서와 마찬가지로 여기 남쪽에서도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남한 대학생들의 군대 입대와 관련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는 며칠 전에 군대에 갔다가 제대해서 이번 학기에 복학하는 대학친구를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기도 했고 마침 그날이 복날이기도 해서 그 친구와 함께 대학 근처에 있는 식당에 가서 삼계탕을 먹었습니다. 한국의 삼계탕은 닭의 내장에 쌀이나 보약재를 넣어 탕으로 끓인 것입니다. 북한에서는 닭곰 이라고 알고 있던 것과 비슷한데 다만 다른 것은 국물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맛있는 삼계탕을 다 먹고 나니 이 여름도 잘 날수 있게 몸보신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제가 처음에 대학에 들어왔을 때 같은 과목의 수업을 듣는 과정에 알게 된 동생벌 되는 좋은 친구였습니다. 제가 북한에서 온 것을 알고는 정말 반가워하면서 내가모르고 어려워하는 부분들을 자기 일처럼 나서서 도와준 잊지 못할 친구였습니다.

그래서 그 학기에는 이 친구와 함께 학교식당에서 밥도 많이 먹고 얘기도 많이 나누면서 남한에 대해서 더 빨리 이해할 수 있었고 익숙치 않은 남한의 학교생활을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였습니다. 그런데 한 학기가 지나고 이 친구가 군대를 간다고 하더라 구요 . 그래서 왜 군대를 가야 하는지를 물었습니다. 그 과정에 남한의 청년들이 의무적으로 거쳐야 하는 군대입대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되였습니다.

여기 남한에서는 북한과 좀 다른 면이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대학에 가는 경우 군대에 안가도 되는 면제사항이 있지만 남한에서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군대에 갔다 와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그 사람이 대학에 갔던 , 아니면 집에서 외아들이던 , 심지어 대통령의 아들일지라고 군대에 무조건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누구도 제외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남한에서는 군복무에 대한 문제가 종종 아주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예외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군복무를 하는데 지장을 줄 정도의 질병을 가지고 있다거나 신체적 문제가 있을 때 군복무를 대체 할 수 있는 대체 복무를 하게 됩니다. 대체복무는 군대는 아니지만 그 만큼 어렵고 일손이 부족한 공공부문에서 군복무에 해당되는 기간만큼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아주 적은 사례이기는 하지만 국가를 위해 올림픽경기나 월드컵축구경기 등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을 때 군복무를 제외시켜 주기도 합니다.

남한에서는 군복무 기간이 2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전에는 3년 동안이라고 했었는데 그 것도 북한의 군 복무기간인 13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겠죠. 또 군 복무의 생활수준도 많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먹는 것 때문에 걱정하는 일은 전혀 없고 요즘은 군대에서도 인권문제 때문에 상사가 부하를 함부로 대하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제가 만났던 친구도 20살에 대학에 들어와서 1년을 마치고 어차피 갔다 와야 하는 군대인데 빨리 갔다 오는게 나을 거라고 하면서 군대를 입대했었습니다.

늦게갔다 올수록 나쁘다고 합니다. 나이들어 군에 들어가면 자기보다 나이 어린 상사가 불편하겠죠. 또 졸업 할 즘에 군대 갔다 와서 졸업 준비하려면 공부하던 흐름이 끊겨서 불리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친구는 1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2년 갔다 와서 지금 2학년이 된 것입니다. 아마도 이런 체계는 북한하고 많이 다를 겁니다.

북한에서는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에 간다거나 아니면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에 입학 하는 것과 달리 남한에서는 대학에 입학하기 전이든 대학 도중이든 아니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가도 군대에 입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떻게 하든 30세 이전에 자기의 계획이나 의지에 따라 군대입대시기를 결정합니다.

북한의 군대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죠. 그래서 저도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는 많이 놀랐었답니다. 아무튼 그 친구가 무사히 군대를 갔다 오고 군대이야기도 들으면서 맛있는 삼계탕을 먹고 나니 북한의 제 친구들 생각이 나더군요. 내 친구들도 지금쯤 개고기탕을 먹고 있겠지 하는 생각에 참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이렇게 오늘은 남한의 군대입대에 대한 얘기를 해드렸습니다. 언젠가는 남북한의 군대가 서로 총구를 겨눈 적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아군이 되어서 함께 화목하게 삼계탕과 개고기탕을 먹는 날을 상상해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