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 2005년 입국한 올해 45살의 김민수씨
2006.03.29
남한에 정착한 탈북 언론인 한민(가명)씨가 역시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을 만나 이들의 애환을 들어보는 ‘한민의 탈북자가 만나본 탈북자’ 순서입니다. 오늘은 지난 2005년 남한에 입국한 올해 45살의 김민수(가명)씨와 회견입니다.
얼마 전에 대한민국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탈북한국인을 만났습니다. 기쁨과 불안이 섞여 있는 얼굴빛을 보니 방금 하나원에서 사회에 나온 사람이 분명하였습니다. 저와 말씨나 억양이 비슷한걸 보면 분명 평안도 사람일 것으로 보여 친근감마저 들기에 악수를 나누며 < 라디오자유아시아>방송 서울통신원 이라고 소개하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리포터: 김민수씨는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십니까? 김민수: 마흔 다섯 살 이예요. 리포터: 북한에서 어떤 일을 했습니까? 김민수: 자동차 운전수로 일했시요. 리포터: 한국에는 언제 오셨어요? 김민수: 2005년10월 달에 왔어요. 리포터: 지금 가족 사항은 어떻습니까?
이렇게 질문을 던지면서 김민수씨의 얼굴을 훔쳐보니 비관과 슬픔으로 변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지금 그의 귀가에 두고 온 혈육의 목소리가 쟁쟁할 것 같았습니다. 마치 커다란 죄악을 저지른 사람처럼 고개를 푹 떨구며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김민수: 혼자 왔디요 뭐. 리포터: 북한에서 가족이 없으셨습니까? 있었다면 현재 북한에 있는 겁니까? 김민수: 부모님은 < 고난의 시기>에 다 돌아 갔시오 북한에는 처와 두 아들이 있시오. 리포터: 북한에서 어느 지방에서 사셨어요? 김민수: 남포시에서 살았디요뭐. 리포터: 그래요! 김민수씨는 어떤 동기로 탈북했는지 좀 알고 싶습니다.
그는 지나온 북한의 현실을 눈앞에 보는 것 같다면서 김민수씨는 자신의 탈북동기를 이렇게 말합니다.
김민수-북한에서는 식량이 없어 굶어 죽는 사람이 많습니다. 나두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장사를 하다가 중국에 가면 돈도 벌수 있다구 해서 넘어 왔는데 생각하구는 다르더라구요. 여자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먹고 살 수 있고 또 시집을 가면 되는데 남자들은 거기서 생활하기가 힘들어 가지고 숨어서 살고 또 돈도 벌지 못했시오. 중국에서 살기가 힘들어서 많이 걱정을 하고 있댔는데 그 한국의 텔레비도 보구 영화도 보면서 남조선 잘 사는 걸 보니까 마음이 동하두라구요. 그래서 한국에 오게 될 결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김민수씨는 한국사회생활을 방금 시작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남한에 대한 첫 느낌을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리포터: 하나원에서 얼마 전에 나오셨다고 하셨는데 혹시 그 기간에 하고 있는 일은 있습니까? 김민수-금방 하나원에서 나오다 보니까 아직 일자리를 못 잡았구요. 리포터-집은 어디에 받으셨어요? 김민수-서울시 노원구에 받았어요. 리포터-그래요, 한국사회에 나와서 김민수씨가 처음으로 받는 느낌은 어떤 거예요? 김민수-한국에 와 보니까 자동차가 많구. 밤엔 불빛이 환한데 북한하고는 차이가 너무 많아요. 우선 북한에는 전기가 없어서 밤이 되면 새시깜한데 여기는 전기 걱정이 없 는것 같두만요? 리포터-남한에 와서 추억으로 남을 일이나 충격 받은 일 같은 건 없으셨습니까? 김민수: 모든 것이 자유롭다는 것이 제일 충격적이었고요. 돈만 있으면 여행도 마음대로 갈수 있다는 것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무 말이나 맘대로 할 수 있고... 그 점이 참 생각 밖이네요. 리포터: 아, 그래요! 여행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말씀하시는걸 봐서 아마 여행과 표현에 대한 문제에서 압박을 많이 받으셨는가 보네요. 지금 김민수씨가 남한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들다고 생각하는 게 뭐라고 합니까? 김민수-남조선에 와 보니까 모두 영어로 말하는데 저희가 알아듣지 못 하겠습디다. 그리카구 영어만 말하구 문화가 틀려서 그런지 또 대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요. 지금은.
누구에게나 꿈이 있듯이 김민수씨에게도 소박하면서도 진지한 꿈이 있었습니다.
리포터: 김민수씨가 한국사회에서 꿈이나 희망같은것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김민수: 열심히 돈을 벌어서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을 데리고 오고 싶은 생각 그것 뿐이지요. 리포터: 북한에 있는 가족, 친지분들에게 김민수씨가 전하고 싶은 말이 잇으면 전해주십시오. 김민수: 한국에 와 보니가 정말 자유롭고 꿈만 같은데 북한도 언제면 한국처럼 잘살게 되겠는지... 그저 통일이 되는 그날가지 부디 몸 건강 했으면 좋겠어요.
몇 년후 김민수씨가 < 내가 여기로 온 보람이 있구나!>하면서 줄거워 할 그날의 김민수를 기대하며 그와 헤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