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 북 경제제재의 내막을 정확히 인식하자

200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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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언론의 보도내용을 분석해보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는 2002년 탈북한 뒤 현재 남한 언론사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영씨입니다.

요즘 북한이 미국의 경제제재를 강력히 비난하고 있습니다. 25일 조선중앙통신은 논평을 발표하고 ‘미국이 진정 6자 회담의 재개와 전진을 바란다면 우리에 대한 금융제재를 풀고 우리와 공존하는 데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통신은 미국의 경제제재가 북한의 핏줄을 막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노동신문 21일자는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이 우리나라에 있지도 않는 인권문제, 위조지폐를 거들며 범죄국가, 위험국가의 모자를 씌우려 한다’고 반발했습니다.

요즘 북한주민들은 미국이 경제봉쇄 한다고 떠들썩 하지요, 거리와 마을에 미제를 반대하는 선전화와 구호를 붙이고, 군중시위에 동원되어 주먹을 휘두르며 구호를 외칠거구요.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미국놈들이 조선사람들을 질식시켜 죽이려고 경제제재를 감행한다’고 가르칠 것이고, ‘빨리 커서 미제를 몰아내고 조국을 통일해야 한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럼 왜 미국이 경제봉쇄를 하는지 알아봅시다. 진짜 자주적으로 나가는 북한을 자기의 식민지로 만들려고 봉쇄할까요?

이번 경제제재는 금융제재입니다. 금융제재란 외국은행에 있는 북한계좌를 동결시키고 다른 나라들이 북한과 돈 거래를 하지 못하게 하는 정책입니다. 작년 9월 미국은 마카오에 있는 방코델타(BDA)아시아은행에서 북한제로 보이는 위조달러를 발견했습니다. 누군가가 가짜 돈을 입금시켰다가 진짜를 찾아간 것입니다. 이렇게 입출금하면서 돈을 바꾸는 것을 국제용어로 ‘돈세탁’이라고 합니다.

'돈세탁'의 유해성은 대단합니다. 예를 들어 1만 달러를 저금할 때 7천 달러는 진짜를 넣고, 3천 달러는 가짜를 섞어 넣습니다. 그리고 찾을 때는 진짜로 된 1만 달러를 찾습니다. 그러면 그 가짜 3천 달러는 은행에 남고,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 세계로 자꾸 퍼져가게 됩니다.

가짜 달러가 국제시장에 돌면 사람들이 달러로 거래하기를 꺼려합니다. 혹시 가짜가 섞여 손해를 볼 가봐 달러를 쓰지 않고 유로나 다른 나라의 돈으로 거래하게 됩니다. 그러면 미국달러의 신용은 떨어지고, 환율이 떨어져 미국경제는 손해를 봅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자기나라 화폐를 위조하는 나라를 잡아내고, 다시는 화폐를 위조하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미국정부는 급히 미 재무부의 고위관리들을 방코델타 은행에 파견해 북한계좌를 동결시키고 검열을 진행했습니다. 검열단이 위폐검사와 생산지를 판명한 데 따르면 북한산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위조달러는 개인이 만들 수 없습니다. 아주 정교하게 제조되어 화폐감별기도 무난히 통과하고, 전문가들도 한참 봐서야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개인이 만들었다면 정교하게 위조하지 못합니다. 달러종이는 일반 팔프가 아니라 90%이상이 면화로 되어있고, 나머지는 진위를 가리기 위해 특수한 금속재료를 섞어 합성해서 만들었습니다. 잉크도 특수재료를 이용합니다.

달러 찍는 기계도 수백만 달러가 넘고, 기계를 만드는 스위스나 독일에서는 국제법상 개인에게 기계를 팔지 못하게 되어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위조달러를 국가차원에서 찍었다고 보고 있으며 그 혐의 대상국으로 북한을 찍었습니다.

저도 한때 평양시 경흥상점에서 째포들과 간부댁 부인들이 달러로 외화 돈을 바꾸어 물건 사는 모습을 보고 부러워했습니다. 북한에서 달러 쓰는 사람들은 외국에 출장 다니는 간부들과 일본, 중국을 오가며 무역하는 사람들입니다. 일반주민들은 달러를 구경도 못하고 달러 쓰는 사람들이 진 죄까지 뒤집어 쓰고 또 어려운 경제봉쇄를 이겨내야 합니다.

이 추운 겨울날 밖에서 오돌오돌 떨며 미제를 반대하는 시위에 참가하고 있을 북한주민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올라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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