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
오늘은 자유와 민주, 인권을 요구하는 북한주민들의 요구와 그 싹을 자르려는 북한매체의 모지름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노동신문 18일자는 “우리의 것과 인연이 없는 이색적인 요소들이 절대로 배겨나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내부에 썩어빠진 부르주아 반동사상과 문화를 들이밀려는 적들의 책동에 경각성을 높이고 철저히 적발 분쇄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북한선전매체들이 이와 같은 ‘모기장치기식’ 선동은 지난 5월 27일 북한 함경북도 청진을 떠나, 근 1주일 만에 일본 아오모리(靑森)현 후카우라(深浦)항에 도착한 뒤 한국망명을 요구했던 탈북자들의 “자유, 민주, 인권”의 요구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날 공항에서 터져 나온 자유의 목소리는 낡은 목선 한 척에 목숨을 의지하고, 날 바다와 1주일 동안 싸워 쟁취한 값비싼 성공의 기쁨을 더해주었습니다. 품속에서 발견된 독약에 대해서도 이들은 “북한에 단속되면 마시고 죽으려고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자유를 향한 인간의 요구가 이만큼 강렬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지요.
그런데도 북한선전매체들은 ‘자본주의는 썩어빠진 사회이며, 절대다수 인민에게는 지옥 같은 세상’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지옥 같은 세상이면 왜 주민들이 기를 쓰고 나오며, 단속되면 왜 독약을 먹고서라도 죽겠다고 하겠습니까,
이유는 북한당국이 주민들의 귀와 입을 막아놓은 자유의 억제 때문입니다. 사람이 어떻게 밥만 먹고 사는 동물과 같은가요, 말하고 싶은 것도 있을 것이고, 듣고 싶은 것도 있을 것이고, 여행하고 싶은 것도 있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일본에 도착한 첫날부터 이 탈북가족들은 “북한에서는 먹고 살기도 힘들고, 자유와 인권이 없다. 그래서 한국에 가려고 했다”며 자신들의 결단이 단순한 생계형 탈출이 아니라 인권을 향한 자유의 행동임을 밝혔습니다.
그들의 입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옹호 주장이 표현된 것은 이미 북한에서 ‘자유, 민주, 인권’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지금 북한의 웬만한 사람들은 다 남한 드라마를 보고, 남한 노래 한두 곡쯤은 흥얼거린다고 합니다. 젊은 청년들은 큰 도시마다 있는 노래방에 가서 디스코 댄스를 추며 흥을 돋운다고 합니다.
자본주의 음악이 썩어빠졌으면 왜 청년들이 이처럼 기를 쓰고 따라 하고, 남한이 사람 못살 지옥이라면 어떻게 쌀을 매해 수 십만 톤씩 북한에 지원해주겠는지 북한매체도 이치에 맞는 거짓말을 해야 합니다.
이제는 북한주민들도 웬만한 사실은 다 알고 있다고 합니다. 처음 90년대 먹을 것이 없어 탈출한 사람은 이 사실을 다 몰랐습니다. 중국에 나와서야 자기들이 얼마나 열악한 인권상황 속에서 살아왔는지, 또 속아 살아왔는지를 알곤 했지요.
요즘 나오는 탈북자들도 배가 고파 나오는 사람보다 ‘자유’를 찾아 나오는 추세입니다. 이들의 발언을 통해 최근 고조되는 북한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향한 의식변화를 잘 알 수 있지요. 그래서 그들의 종착지는 풍요로운 자유가 보장되는 남한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나온 사람들이 벌써 1만 1천명이 넘었습니다.
탈북자들이 중국을 거치지 않고, 직접 배를 몰고 한국으로 나온 것도 외부정보를 꾸준히 접해서 그들 자신의 눈으로 체제를 평가할 수 있는 ‘눈’이 생겼다는 말입니다.
북한선전매체는 이렇게 요원의 불길마냥 타오르는 시대정신을 끄기 위해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이제는 남한의 발전상이 고위층은 물론 일반 주민에게까지 전파되면서 선전매체가 ‘조선이 인민대중 중심의 인민의 낙원’이라는 말은 통하기 힘들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