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 뒤짚어 보기 : ‘우리민족끼리’는 현대판 “대원군의 쇄국정책”
2006.11.10
핵실험 이후 북한 선전매체들이 ‘우리 민족끼리만이 살길이다,’ ‘자력갱생만이 살길이다’라는 역동적인 정치선전으로 주민들을 기만하고 있습니다.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9일 ‘우리민족끼리만이 살길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이 6.15 공동선언을 위한 우리들의 투쟁을 음으로 양으로 방해하고 있다”며 “우리 민족끼리 선군 정치를 한마음으로 지지 옹호하고 받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남조선과 해외 동포들이 통일문제를 한마디로 명쾌하게 담아낸 ‘우리 민족끼리’의 문구에 정말 반했다” “‘우리 민족끼리’ 덕분에 이제는 통일을 보게 되었다”는 등의 목소리로 찬양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전 세계가 하나의 세상으로 변해가는 이 때에 ‘우리 민족끼리’라는 민족주의적인 구호를 내걸고 고립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내걸고 있는 ‘우리 민족끼리’는 안팎으로 문을 걸어 잠그고, 외부와의 통상을 단절한 채 경제를 자력갱생의 힘으로 풀어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최첨단 정보화 시대를 거스르는 제 2의 ‘대원군의 쇄국정책’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우리가 고등중학교 역사시간에 배웠듯이 조선시대 후기에 흥선 대원군(興宣大院君) 이하응(李昰應)이 청나라를 제외한 다른 외국과의 통상 및 교류를 단절하고 쇄국정책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대원군이 쇄국정책을 실시한 배경은 대책 없이 문호를 개방할 경우, 조선이 열강의 밥통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을 느껴 실시한 궁여지책입니다. 대원군이 세운 척화비에는 “서양 오랑캐가 침범하였을 때 싸우지 않는 것은 곧 화친하는 것이요, 화친을 주장하는 것은 나라를 파는 것이다” 라고 적혀있습니다.
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외세의 침략은 저지할 수 있었으나, 그로 인해 문호개방이 늦어져 과거 일본에 문화를 전파한 조선이 도리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쓰라린 수모를 당하게 되었지요.
이때 대원군이 외교적으로 가장 중요시한 것이 자주였습니다. 현재 북한 상황은 대원군이 쇄국정책을 쓰던 시기와 거의 비슷합니다.
북한 당국은 핵무기를 만들어 놓고 국제사회의 철저한 고립 속에서 체제유지를 위해 ‘우리 민족끼리’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즉, ‘우리 민족끼리’라는 “제 2의 척화비”를 내세우고, 자주를 외치며 주민들에게 자력갱생의 힘으로 경제를 발전시키라고 내몰고 있습니다.
9일 노동신문은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으로 더 높이 비약해 나가자’ 라는 사설을 싣고 자력갱생만이 살 길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신문은 “자력갱생 혁명정신이 강한 사람들에게 불가능은 없다”며 “찾으면 찾을 수록 더 많이 나오는 것이 내부 예비”이며, “절약하고 증산해야 한다”며 현재 경제 난관을 뚫고 나갈 구멍을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내부 예비가 무슨 젖 짜는 암소라고 짜기만 하면 나오겠습니까, 또 명절날 하루 밖에 주지 않는 전기를 어떻게 절약하며, 등잔불로 쓸 디젤유마저 없어 가막방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무슨 기름이 있어 절약하겠는지, 또 고난의 행군 때 다 뜯어 먹고 뼈대만 남은 공장에서 어떻게 자력갱생을 하겠는지 난감할 뿐입니다.
자원이 부족하고 작은 나라일수록 나라가 잘 살려면 외국과의 통상을 발전시키고 무역을 활발하게 해야 합니다. 남한의 경우, 북한보다 땅이 작은데 비해 인구는 두 배 많지만, 경제를 발전시켜 북한 주민들보다 20배 이상 부유하게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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