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 뒤짚어 보기 : 北 당국 “법 어기면 엄벌에 처할 것”
2006.12.29
북한당국이 헌법절인 12월27일을 맞아 체제에 반대하는 사소한 위법행위도 단호히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노동신문 27일자는 “인민대중 중심의 사회주의 사회에서 사는 긍지와 자부심을 간직하자”제하 사설의 글에서 “사회주의 제도를 좀먹는 온갖 이색적인 요소에 대해 추호도 용납하지 말고 짓뭉개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문은 “법 규범과 규정을 어기는 현상과 강하게 투쟁하고 준법교양, 사상투쟁, 법적 통제를 다 같이 틀어쥐고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번 노동신문 사설이 나오게 된 배경은 12월27일이 헌법절이기 때문에 쏟아낸 말이기도 하지만, 중요하게는 북한체제가 직면한 현 정세 하에서 일어날 수 있는 주민들의 사상적 동요와 사회질서를 해치는 행위들에 대해 단호하게 처벌할 것임을 미리 엄포 놓기 위해서 입니다.
그 대목은 노동신문이 “우리식 사회주의를 압살하려는 적들의 책동이 악랄해 질수록 법을 틀어쥐고 그 기능과 역할을 더욱 높여 나가며 사회주의 제도를 좀먹는 온갖 이색적인 요소에 대해 추호도 용납하지 말고 짓뭉개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 부분에서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중국 베이징에서 재개된 6자회담이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한 채 종료됨으로써 북한은 이 추운 엄혹한 겨울을 어떻게 지내야 할 지 막막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북한의 핵보유 고집으로 국제사회의 식량지원, 에너지지원 등이 끊기면서 북한사회는 최악의 상황에 놓였습니다.
대북 지원단체인 ‘좋은 벗들’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올해 북한의 식량생산량이 280만 톤에 불과해 올 겨울 최소한 100만 명의 아사자가 날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는 북한에서 식량난이 최고조에 달했던 96~97년의 290만 톤과 비슷한 식량생산량으로 그때와 같이 대량 아사자와 대량 탈출자들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감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90년대 중반 북한주민들은 배가 고파 농장 탈곡장의 옥수수를 훔쳐 먹다 감옥에 끌려가고, 전화선을 끊어 팔아먹다 잡혀 사형당하고, 고기가 먹고 싶어 농장소를 잡아먹고 사형 당했습니다.
며칠씩 굶은 그들에게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주체할 수 없는 착각에 빠져 저지른 위법 행위였습니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그들을 모조리 끌어다 감옥에서 굶겨 죽이고, 수천 명을 집합시키고, 나라를 파괴하려는 반역자라고 총으로 쏘아 죽였습니다.
굶어 죽고, 얼어 죽고, 총에 맞아 죽고 참으로 권한이 없는 주민들은 법 앞에서 벌레 같은 존재였습니다. 평소 북한체제를 충실하게 받들던 그들은 하루아침에 반역자의 누명을 쓰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그들이 법이나 제대로 알고 한 행동이었습니까, 북한당국은 북한형법이 너무 혹독하기 때문에 형법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저 사회적으로 ‘법을 잘 지켜라’, ‘법을 어기면 용서가 없다’는 소리나 하면서 준법교양을 잘 시키지 않았습니다. 법을 모르는 북한주민들은 자기가 일을 저질러 놓고 나서야 비로소 북한법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하는 것을 통절히 느끼게 됩니다. 법이란 처벌위주보다는 사전예방에 목적을 두어야 합니다.
북한당국이 이번 겨울에도 범법행위를 하는 주민들을 또 엄하게 다스릴 것으로 보입니다. 배고픈 주민들이 다른 나라로 살길을 찾아 떠나는 것을 엄벌에 처하고, 옥수수를 훔쳐 먹는 사람들을 감옥에 끌어가는 등 90년대의 끔찍한 상황을 예고하고 나섰습니다.
올해는 꽁꽁 닫힌 내부에서 배가 고파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을 치는 주민들과 그 주민들을 법 몽둥이로 다스리는 살육전이 벌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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