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젊은이들에게: 남한에서의 핸드폰
2007.04.17
젊은 여러분 오늘은 여기 남한 젊은이들의 일상생활 중 핸드폰에 대하여 이야기 하겠습니다. 핸드폰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잠깐, 잠깐 이야기를 한 적이 있지만, 오늘은 자세히 설명을 해보려고 합니다.
핸드폰이란 들고 다니는 전화기를 말합니다. 북한에서는 손 전화기라고 부른다고 하더군요. 사실 핸드폰을 한글로 풀어 말하면, hand 손이라는 뜻이고 폰 전화기란 뜻이니 합하면 손 전화기란 말이죠. 정식 영어 명칭은 셀폰이라고 한다는군요.
제가 핸드폰을 처음 경험한 것은 북한을 탈출해서 두만강을 넘어서였습니다. 두만강을 건너 중국 땅에 발을 들여 놓으니 어디로 가야할지 정말 난감했습니다. 그때 저의 옆을 지나던 중국 조선족이 탄 승용차 한 대가 멈췄는데, 차 주인은 나의 도움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여서 자기 차에 숨겨 주었습니다.
차를 타고 한참 달렸을 때, 그가 주머니에서 무전기 비슷한 물건을 꺼내서 어디에다 전화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때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북한에서 살 때 안전원들이 들고 다니던 무선 전화기 생각이 나서였습니다. 북한안전원들의 무선 전화기보다는 훨씬 작은 것이었지만 어째든 전화기는 전화기였고 저는 그 친절한 조선족을 중국 경찰로 오해하게 됐습니다.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가 가지고 있던 것이 핸드폰이라는 것을 알았고 북한에서 살던 제가 얼마나 세계흐름에 뒤떨어져 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젊은 여러분! 여러분은 핸드폰을 보신 적이 있나요. 제가 처음 핸드폰을 가졌을 땐, 전화를 거는 기능과 짧은 편지를 보내는 정도의 기능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10년도 채 안 지나, 핸드폰 하나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세상이 됐습니다. 이제 핸드폰은 전화를 거는 단순 통신 수단에서 벗어나 각종 정보 찾고, 은행 업무를 할 수 있는 등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보물단지로 발전했습니다.
핸드폰의 기능들을 알아본다면 통신수단 즉 전화를 걸고나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문자를 보내는 기능을 통해 자기가 전하고 싶은 말을 상대방에게 보낼 수 있습니다. 즉 편지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기능 만 으로도 핸드폰은 체신소와 전화국의 기능을 합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셈입니다.
핸드폰으로는 또한 음악과 영화, 텔레비전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그마한 방송국임 셈이지요, 그리고 핸드폰으로는 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 체신소와 전화국, 방송국, 사진관 등의 기능을 손바닥만한 핸드폰이 해결하고 있는 셈입니다.
핸드폰은 이외에도 기상국의 기능 즉, 일기예보도 미리 볼 수 있고 자동차가 가는 길을 알려주는 교통지휘소의 역할도 할 수 있으며 은행에 서 돈을 넣었다 뽑았다 하는 은행의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젊은 여러분 어떻습니까? 핸드폰에 대하여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그렇다면 체신소, 전화국, 사진관, 방송국, 은행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이 보물단지를 어떤 사람들이 소유할까요?
젊은 여러분 믿거나 말거나 여기 대한민국에는 초등학교 학생부터 70대에 어르신들까지 핸드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기계의 가격은 미화 30 달러 정도에서 비싼 것은 700 달러 하기도 합니다. 전화를 오래 쓰면 그 기간을 계산해서 기계 값을 깍아주기도 하고 또 공짜로 주기도 하지요.
올해 11살인 저의 아들도 핸드폰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가 원하기도 하고 방과 후 공부를 배우러 학원을 다니는 데, 아이의 안전 문제가 걱정돼 사주었습니다.
저와 아들은 하루에 메세지를 한 30통쯤 주고받는데 북한식으로 표현한다면 문안인사를 나누는 것처럼 생각하시면 됩니다. 뭐 특별한 내용이 없이 그냥 ‘아들 사랑해’ ‘아빠 사랑해’ ‘아들 밥 먹었나’ ‘아빠 식사 하셨어요’‘아빠 저녁에 술 적게 드시고 운전 조심 하세요’ 등등의 문자메세지들을 주고받습니다.
연인 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말로 하는 애정표현보다 문자로 하는 애정표현이 더 재미있고요 보통 연인들은 하루에 문자만해도 수 십 수 백통 씩 주고 받는다고 합니다.
만약에 이런 문자를 편지로 써서 체신소를 통해 상대방에게 전달하려면 아마도 체신소 업무가 마비되지 않겠나 생각이 듭니다. 요즘에는 핸드폰의 기능이 나날이 다양해져서 화상 전화까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젊은 여러분 이제 핸드폰은 여기 남한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하나의 길동무처럼 인식이 되었습니다. 저 역시 핸드폰을 집에 두고 나온 날은 왼지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젊은 여러분 오늘은 신비의 물건 핸드폰에 대하여 이야기 하였습니다. 꽃피는 계절 자연의 신비와 함께 현대과학이 만들어가는 과학의 신비도 함께 느껴 보십시오. 젊은 여러분 그럼 다음 만나는 시간까지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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